KBS2 ‘조선총잡이’ 방송 화면 캡처
KBS2 ‘조선총잡이’ 방송 화면 캡처
KBS2 ‘조선총잡이’ 방송 화면 캡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6월 25일 첫 전파를 탄 KBS2 수목드라마 ‘조선총잡이’는 매회 시청률 상승을 거듭해 눈길을 끌고 있다. 8.4%(닐슨 코리아 전국 시청률 기준)로 시작한 ‘조선총잡이’는 방송 6회 만에 10%대를 돌파, 수목극 1위를 탈환했다. 작품의 흡입력 있는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이 이어지자, 앞서 팩션 사극에 뒤따랐던 우려도 중반부에 이르러 자취를 감췄다. ‘조선총잡이’의 그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매혹하는 것일까. 어느덧 반환점을 돌아선 ‘조선총잡이’의 매력을 낱낱이 파헤쳐봤다.

고백한다. ‘조선총잡이’ 캐스팅 소식을 접했을 때만 하더라도, ‘이준기’라는 배우의 능력에 대해 뜻 모를 불안함을 품었다. 너무나도 많은 작품에서 ‘히어로’를 연기했던 그였기에, 이번 작품 또한 그가 지금까지 연기해온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편견이 깨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조선총잡이’를 꿈꾸는 청년 박윤강으로, 하나뿐인 동생 연하(김현수)와 사랑하는 여인 수인(남상미)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자로 분한 이준기는 방송 10여 회 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해냈다. 변화폭이 크고 복잡하게 얽힌 감정선과 매회 화면을 수놓는 액션신도 한몫했다. 이제는 이준기가 아니었다면 그 누가 ‘조선총잡이’를 맡을 수 있었을지 의구심이 일 정도다.

이준기는 ‘조선총잡이’에서 오열과 분노를 오가는 감정폭이 큰 연기를 선보였다
이준기는 ‘조선총잡이’에서 오열과 분노를 오가는 감정폭이 큰 연기를 선보였다
이준기는 ‘조선총잡이’에서 오열과 분노를 오가는 감정폭이 큰 연기를 선보였다

사실 이준기가 맡은 박윤강 역은 그가 출연했던 전작들과 모종의 유사성이 발견된다. 물론 영화 ‘왕의 남자’, ‘화려한 휴가’ 등에서 이준기는 인상적인 조연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알린 바 있지만, 무엇보다도 대중의 뇌리에 남은 그의 이미지는 세상 어디에도 없을 법한 ‘히어로’이다. 앞서 함께 출연 중인 남상미와 첫 호흡을 맞췄던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이 그랬고, ‘일지매’, ‘아랑 사또전’, ‘투윅스’ 등이 그랬다. 작품 속 이준기는 항상 어딘가 판타지를 품은 듯 강하고 지조 있는 사내로 시청자를 만났다.

‘조선총잡이’에 우려의 시선이 따라붙었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항상 ‘자기복제’를 경계해야 할 배우 입장에서, 이미 굳어진 이미지라 할 수 있는 ‘액션 히어로물’에 또다시 이름을 올린 이준기의 판단에 의아함을 표현한 이도 적지 않았다. 이는 ‘조선총잡이’ 제작발표회 당시에도 주요한 이야기 소재였다. 하지만 이준기는 잦은 히어로물 출연에 대한 부담을 묻는 말에 “이번 작품을 통해 ‘히어로물’이 아닌 ‘이준기표 드라마’를 보여주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아마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던 이들은 ‘어디 얼마나 잘하나 보자’는 마음으로 작품을 지켜봤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확실히 이준기는 ‘조선총잡이’ 식의 유사한 장르물 드라마에 특화된 배우가 분명했다. 언뜻 보면 모든 극적 전개의 얼개가 주인공에 맞춰진 ‘히어로물’은 여타 드라마에 비해 가볍거나, 혹은 제작이 용이한 장르로 치부되기 했다. 실상은 반대다. ‘히어로물’은 주인공의 연기력과 매력도가 작품의 몰입도와 공감대 형성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주연 배우에게 큰 부담이 따르는 장르다. ‘조선총잡이’가 이토록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시점에 이준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왕의 남자’와 함께 단번에 스타덤에 오른 탓에 다소 저평가되는 부분이 있지만, 이준기의 연기는 상당히 세밀하고 안정적이다. 여기에 이준기가 태생적으로 액션을 즐긴다는 점도 흥미롭다. 혹자들은 워낙 액션 촬영이 어려웠던 걸로 정평이 난 드라마 ‘투윅스’ 이후 ‘그가 다시는 액션물에 출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 이도 더러 있었다.

이준기가 선보인 총, 검을 활용한 액션신은 ‘조선총잡이’의 백미다
이준기가 선보인 총, 검을 활용한 액션신은 ‘조선총잡이’의 백미다
이준기가 선보인 총, 검을 활용한 액션신은 ‘조선총잡이’의 백미다

그러나 이준기는 달랐다. 제작발표회와 기자간담회 등을 거치며 ‘액션신’에 대한 질문을 받은 그가 내놓은 답은 한결같았다. “개인적으로 액션신을 즐긴다. 땀 흘리고 뛰어다닌 액션에서 쾌감을 느낀다”는 것. 특히 이준기는 ‘조선총잡이’에서 단순히 몸을 쓰는 것 외에 검과 총을 동시에 다루는 액션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를 놓고 ‘조선총잡이’의 한 관계자는 “이준기가 다소 익숙지 않은 총을 사용한 액션을 연습하다가 손가락이 다 상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계속 총을 들고 다녔다.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그의 액션물 사랑은 ‘선호’가 아니라 ‘집착’에 가까울 정도다.

‘조선총잡이’가 반환점을 돌아서며 이준기의 매력은 더욱 빛을 발할 전망이다. 복수를 위해 한조가 돼 돌아온 이준기는 한바탕 액션신을 쏟아낸 뒤, 수인과 애절한 로맨스를 그려내 호평을 받고 있다. 매회 액션과 감정 연기로 안방극장을 달구는 이준기의 모습에서 제2의 전성기가 열릴 조짐이 보인다면 과장일까. 진짜 히어로가 돼 돌아온 ‘조선총잡이’의 박윤강은 어느덧 30대를 맞은 배우 이준기의 진일보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듯하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KBS2 ‘조선총잡이’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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