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너희들은 포위됐다’
물음표로 시작한 드라마는 꽉 찬 느낌표를 선사하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SBS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극본 이정선 연출 유인식)는 신입경찰들의 성장담을 희극과 비극이 교차된 스토리 속에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지으며 끝을 맺었다.강남경찰서에 배치된 신입경찰 4인방인 은대구(이승기) 어수선(고아라) 박태일(안재현) 지국(박정민)과 이들을 지도하는 서판석(차승원) 형사를 주축으로 청춘 로맨스 수사물을 표방한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마지막회를 통해 그간의 갈등 구도를 깔끔하게 해소하면서 종영했다.
어린시절 큰 트라우마를 안긴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풀고 악인 유문배(정동환)를 자신의 손으로 잡아들인 대구는 동료인 수선과의 사랑도 쟁취한다. 유문배와의 목숨을 건 한판승에서 결국 승리한 대구는 자신을 어둠으로 몰고 간 어린시절 기억에서 완전히 해방됐다. 의사 출신으로 형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있던 태일은 법의학에 심취하면서 자신의 강점을 살린 경찰로 성장해나가고 소심한 성격을 지닌 지국도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면서 한발짝 진일보한 모습을 보인다.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
대구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마음의 가책을 안고 살던 판석도 본업인 경찰업무에 집중하면서 전 부인 김사경(오윤아)과의 관계도 회복하게 된다.“경찰서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수사물이라기보다는 사회 초년생들의 성장기를 그리고자 한다”(유인식 PD)는 작품의 기획의도는 각 캐릭터들이 개성 있게 움직이는 가운데 잘 살아났다.
형사들의 멘토로서 엄하고 카리스마 넘치지만 훈훈한 마음을 간직한 서판석과 명석한 두뇌에 어머니에 대한 남모를 아픈 과거를 지닌 은대구, 정의감에 불타고 다혈질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어수선, 스타일리시하고 자기중심적인 박태일 등 각각의 인물들은 제 몫을 하며 극을 이끌어갔다.
반면 다소 상투적으로 흐른 이야기 구도와 수사물과 성장 드라마, 로맨스가 뒤섞이면서 중반부쯤에서 모호해진 듯한 구성은 아쉬움을 낳는 대목이다. ‘권성징악’이라는 주제는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가장 인기있는 스토리지만 이를 풀어가는 과정은 지나치게 예상 가능한 수준이었다는 얘기다.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
어머니에 대한 아픈 기억과 이를 풀고자 하는 주인공의 고군분투, 그 안에서 싹튼 사랑과 결국 사건을 해결한다는 결말이 너무 정직하게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에게 신선함과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데는 섬세함이 부족했다.여기에 극 중반 드라마의 갈등 구도가 주인공 대구를 노리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등장, 복잡다단하게 이어지면서 드라마의 초점이 분산됐다는 평가도 존재했다. 극중 양호교사 살인사건의 범인인 조형철(송영규) 대구의 어머니의 살해 용의자 유애연(문희경) 등이 악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사연이 나오면서 신입경찰 4인방에 대한 에피소드가 초반에 비해 줄어든 듯한 느낌을 준 대목 등이 그렇다.
이처럼 극적인 스토리에 치중하다 보니 “경찰서를 배경으로 삶과 죽음, 책임과 범죄 등 인생의 기본적인 문제가 일상다반사처럼 벌어지는 공간에서 삶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전하겠다”는 초반의 기획의도는 빛을 바랜 듯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최근 20대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는 찾아보기 힘든 가운데 수사물과의 결합을 시도하며 성장드라마로서의 성과를 보여준 지점은 ‘너희들은 포위됐다’만의 의미있는 수확으로 보인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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