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널 사랑해’ 포스터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이하 운널사)가 본격적인 닻을 올린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완벽한 남자 이건(장혁)과 평범보다 더 못 미치는 듯 답답하고 안쓰러운 여주인공 김미영(장나라)은 겨우 2회 만에 임신을 하더니 4회 만에 결혼에 골인, 빤한 신데렐라 형 스토리를 예상했던 이들에게 한 방을 먹이는 것에 성공한다.

제목만 들어서는 달콤한 운명적 사랑을 그릴 정통 로맨스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데, 이 드라마는 역설적으로 두 남녀의 ‘원나잇 스탠드’와 ‘속도위반’ 임신에서 시작된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으나 결국 벌어지고 만 사고가 전혀 알지 못했던 두 남녀를 가족이라는 떼놓을 수 없는 강력한 끈으로 묶어버리니, 다시 생각해보면 운명이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긴 하다.

그렇게 또 다른 시각을 제시한 드라마 ‘운널사’는 초반부터 눈도장도 확실히 찍는 것에 성공한다. 파닥파닥 활어 같은 매력으로 이건을 표현하는 장혁의 변신과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캔디형 캐릭터를 능청스럽게 소화하는 장나라의 여전한 매력이 큰 공을 했다.

‘선 임신, 후 로맨스’라는 파격적인 콘셉트를 재치있고 쫀득하게 묘사한 제작진도 큰 몫을 했다. 이들은 국내 드라마 베드신 계(?)에 다시 없을 떡방아 신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이렇듯 남다른 드라마 ‘운널사’의 매력은 시청률 수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듯 하다. 그래서 준비한 ‘운널사! 매력탐구’.

‘운널사’는 대만 드라마 ‘명중주정아애니’를 원작으로 한다. 이 드라마는 2008년 대만에서 방영 당시, 국민 드라마급 인기를 누렸으며 작품성도 인정받아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던 작품이다.

원작에서는 원경천과 진교은 등 대만에서 인지도가 높은 배우들이 출연했고, 이 작품으로 특히 진교은은 로코퀸 반열에 오르게 된다. 그런 드라마의 여 주인공을 바로 중국이 사랑하는 한류스타 장나라가 연기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중국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장나라는 중국인들이 친숙하게 생각하는 한국 배우다. ‘운널사’ 제작사인 페이지원 필름의 정재연 대표는 “우리가 리메이크 제안을 하자 대만 측에서 먼저 여주인공 역할에 장나라를 먼저 언급할 정도였다”며 “거의 모든 중국 사람들이 다 아는 배우가 장나라인 것은 확실한 듯 보인다”

장혁 역시 지속적으로 중국에서 러브콜을 받는 배우다. 그는 한국 동명의 원작을 리메이크해 중국 절강 TV에서 방송된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2010)에 주연으로 출연, 대륙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이쯤 되니 두 사람의 캐스팅에 대한 중국 반응이 궁금해진다.

중국 최대 SNS 웨이보 검색을 통해 이들의 캐스팅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았다. 흥미로운 것은 다수의 중국 매체나 중국 네티즌이 대만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드라마에 두 한류스타가 캐스팅 됐다는 소식 보다, ‘명랑소녀 성공기’ 이후 12년 만에 다시 재회했다는 점에 더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한국에 대한 이해도나 관심이 높다는 것을 증명한다.

대만의 ‘명중주정아애니’ 포스터

victoria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중국 네티즌은 “요즘 한국 드라마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이다해와 이동욱이 ‘호텔킹’을, 권상우와 최지우가 ‘유혹’을 찍더니, 장나라와 장혁도 ‘운명처럼 널 사랑해’로 다시 만났다. 꼭 보라는 말인 거지?”라는 글로 최근 한국 드라마들이 줄줄이 재회 커플들을 캐스팅한 현상을 포착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만 원작보다 ‘명랑소녀 성공기’와 비교하기도 했다. 그의 시선은 꽤 날카롭다. 그는 “한국판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장나라가 변신한 이후 장혁의 표정은 ‘명랑소녀 성공기’를 떠올리게 한다. 12년 전 그 드라마에도 이런 장면이 있었지”라고 전했다.

sweet海力布1984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한국에서 방영된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1~2회를 보았는데, 대만 버전보다 더 재미있다. 장혁의 개성있는 연기가 좋고, 장나라의 작고 예쁜 얼굴도 좋다, 나쁘지 않아!”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Floria_1984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한국판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나쁘지 않았어. 사실 장나라의 작품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꽤 잘 어울렸어”라는 글을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 夏狂은 “한국판 ‘운명처럼 널 사랑해’를 봤는데, 조금 바뀐 부분이 있었어. 조금은 개연성에서 벗어난 듯한 느낌도 들고, 대만판에 비해 로맨틱함이 줄어든 것 같긴 하지만, 덕분에 과거 추억에 다시 젖어들 수 있었어”라고 전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넘버쓰리픽쳐스/페이지원필름㈜, 대만 ‘명중주정아애니’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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