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트

그룹 비스트가 ‘굿럭’으로 기분 좋게 활동을 마감했다. 13일 SBS ‘인기가요’를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한 비스트는 ‘굿럭’으로 총 10개의 1위 트로피를 들었다. 선공개곡 ‘이젠 아니야’까지 합치면 트로피는 무려 11개다. 최전성기였던 ‘픽션’ 당시 선공개곡 ‘비가 오는 날엔’을 비롯해 8번 1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다. 비스트의 시대가 다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통 아이돌 그룹은 3~4년차에 전성기를 누리고, 5~6년차에 개인 활동을 펼치며 정상의 자리를 유지한다. 비스트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비스트는 초심을 선택했고, ‘굿럭’은 통했다. 동시에 용준형이 이전 앨범에 이어 이번 앨범도 프로듀싱하며 음악적인 성장까지 선보였다. 대부분 사람들이 비스트에게 ‘6년차 아이돌의 롱런 비결’을 묻지만, 이들은 ‘6년차’란 단어에 담긴 오래된 시선을 거부했다. 비스트의 성공은 현재 위치에 만족하지 않는 그들의 열정과 노력에서 비롯됐다.

Q. 이번 앨범 성과가 좋았다. 소감이 어떤가?
윤두준 : 1년 만에 앨범을 냈다. 빨리 앨범을 내고 싶었는데 여러 사정 때문에 못 내서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컸다. 이번에 열심히 준비했는데 팬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드리고, 100% 만족할 순 없지만, 활동이 끝나가는 무렵에 뿌듯하다. 준비한 만큼 다 보여드렸다고는 말씀 못 드리겠지만, 땀도 흘리고 보람찬 활동이었다고 생각한다.

Q. 현승은 다리에 깁스를 하고 있다. 괜찮나?
장현승 : 심각한 건 아니다. 한 달 정도 있으면 콘서트가 있는데 춤추는 게 조금 불편하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보여드리고 싶다. 깁스를 해야지 빨리 낫는다고 하더라.

Q. 이번 활동에서 1등도 하고, 뿌듯한 순간이 많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양요섭 : 우리도 열심히 했지만, 이번에는 팬들이 더 많이 열심히 사랑해주신 것 같다. MBC ‘쇼!음악중심’과 SBS ‘인기가요’에서 최초로 만점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팬들이 주신 최고로 영광스런 순간이다. 그 한 주 동안은 조금 더 행복했었다.
장현승 : 무대가 그리웠던 만큼 내가 하는 모습이 TV에 나오는 것 자체와 무대에 서는 게 제일 재미있는 것 같다.

Q. ‘굿럭’이 잘되겠다고 직감했나?
양요섭 : 직감보다 느낌이 좋다고 생각한 건 ‘드림콘서트’때 버스 랩핑 광고를 봤을 때다. 하하. 사실 ‘섀도우’ 때 홍보가 조금 부족하다 느꼈었는데 드림콘서트 때 버스 랩핑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신반의했다. 정말 버스가 있는 것을 보고 느낌 괜찮다 생각했다. 하하.
용준형 : 팬들이 무섭다고. 갑자기 왜 홍보를 이렇게 하냐고 하더라. 하하.
양요섭 : 그런 것들 하나하나가 모여서 좋은 일이 된 것 아니겠나.

Q. 가수는 제목 따라 간다던데. 이번에 노린 것인가?
용준형 : 노렸다. 하하. 다 그런 것은 아닌데 ‘굿럭’은 노렸다. ‘굿럭’이라는 단어를 먼저 정해놓고 가사를 풀었다. 제목대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사실 그래서 선공개곡 ‘이젠 아니야’가 정말 많이 신경쓰였다. 하하하. 꼭 그런 건 아닌데 은근히 신경이 많이 쓰인다.

Q. 다른 멤버들에게도 징크스가 같은 것이 있다면?
양요섭 : 팬티. 내가 중요한 무대를 앞두고 있을 때는 화려한 속옷을 입는 편이다. 자기 전에 속옷을 정하고 잔다.
이기광 : 일상생활에서도 화려한 것을 입는다.
양요섭 : 화려한 것만 선물을 받으니까 이제 화려한 것만 입는 것 같다. 징크스가 있는 게 별로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지키면 안정을 준다. 저에게 화려한 속옷이란 심적 안정감? 하하. 화려한 속옷을 입어도 실수하고, 음이탈 난 적이 있는데 그래도 부담감이 덜어지는 것 같다.
용준형 : 난 아침에 호박즙을 안 먹고 나오면 불안하다. 가끔 까먹는 날이 있는데 그 하루가 이상하게 돌아간다. 아, 그리고 조금 착하게 살았다.
손동운 : 맞다. 우리 모두 앨범 발표 일주일 전부터 경건한 마음으로 지냈다.
용준형 : 누가 짜증내면 부정 탄다고 짜증내지 말자고 했다. 두준이가 짜증을 많이 내기에 일주일 전부터 많이 막았는데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하하.

Q. 경건하게 지냈다니. 이번 앨범을 준비하는 마음이 특히 남달랐던 것 같다.
장현승 : 사실 저번 ‘섀도우’가 기대치에 못 미쳤던 성적으로 마쳤다. 확실히 안 좋은 일이 있어야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이번 앨범도 저번과 비슷한 성적이면 큰일 나겠구나 싶어서 멈춰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이번 앨범에서 타이틀곡 외에 추천하고 싶은 노래는?
윤두준 : 3번 트랙에 ‘댄스 위드 유(Dance with U)’. 타이틀곡보다 더 마음에 들고, 제일 마음에 드는 노래다. 굉장히 신나는데 가사 내용이 슬퍼서 노래 자체가 구슬프게 들린다. 비스트를 모르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윤두준(위쪽)과 손동운

Q. 용준형은 지난 앨범에 이어 이번 앨범까지 프로듀싱하며 프로듀서로 자리잡았다. 러브콜도 많이 들어온다고.
용준형 : 이야기만 들어서 신기하더라. 아직 비스트 음악 말고 다른 작업을 많이 하고 싶지는 않다. 나중에 차츰차츰 하고 싶고, 일단은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하는 것이 좋다. 아직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여력이 없다. 하게 되며 집중을 못할 것 같아서 일단 내 것만 열심히 하겠다.

Q. 얼마전 가수 모세의 컴백 앨범을 프로듀싱했을 때는 어땠나?
용준형 : 오래 활동하신 선배님이 부탁을 하신 것 자체가 신기했다. 녹음할 때는 못 가고, 방송국에서 처음 뵙는데 고맙다고 인사해주셔서 감사했다. 이번에 김완선 선배님이랑 작업할 때도 그렇고, 선배님들 곡을 하게 되면 정말 신기한 것 같다.

Q. 지난 앨범과 이번 앨범을 비교했을 때 본인의 만족도는 어떤가?
용준형 : 앨범을 만들 때부터 멤버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고, 의견 조율하는 시간이 여유로웠다. 지금까지 나온 앨범 중에 멤버들끼리 생각하는 시간이 가장 많았던 앨범이다. 혼자 만든 것이 아니라 한 명 한 명 이야기를 했다. 이런 이야기, 이런 스타일 등등 이야기를 해줘서 작업하는 데 수월했다. 내 의도대로 흘러가고, 잘 나왔고, 예상한 대로 그림이 그려져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Q. 어떤 이야기를 많이 나눴나?
용준형 : 우리가 데뷔 초반에 파워풀하고 에너지를 많이 보여드렸는데 어느 새부터 조금씩 없어졌더라. 제일 처음 했던 이야기가 무대에서 숨 멎을 때까지 춤을 춰보자고 이야기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바로 그림이 그려지더라. 곡은 이런 느낌으로 가야겠고, 무대는 어떻게, 춤은 이런 식으로… 꼬리 물기 하듯이 각각 잘 나왔다.

Q. 이전에 에너지가 조금씩 없어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용준형 : 개인 활동이 많아지니 모이는 시간도 적어지는 것이 당연하고, 연습 시간도 촉박하니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에 따르다 그런 것 같다. 만약 어려운 안무가 있는 곡이었다면 스케줄상 해내기 어려웠을 테니까. 이번에는 개인의 스케줄도 줄이고, 연습을 많이 했다.

Q. 이번 안무는 최초로 해외 안무가와 작업한 것이기도 하다.
손동운 : 처음엔 스타일이 너무 달라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너무 친절했고, 같이 치킨 먹으면서 친해졌다. 의사소통에 문제도 있었지만, 그 사이 한국 안무가 분이랑 같이 교류도 하셔서 조율을 많이 받으셨다. 4월에 처음 만났는데 시간을 두고 여러 조율을 통해 탄생한 안무라 만족한다.

Q. 안무로 고생한 멤버가 있었나?
윤두준 : 무릎이 안 좋아서 굉장히 투덜댔다.
용준형 : 마음속으로 해도 되는 말을 계속 밖으로 내뱉더라. 하하.
장현승 : 많이 힘겨워 하더라.

Q. 무릎이 안 좋은데 KBS2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축구는…
윤두준 : 축구할 때는 조절할 수 있다. 안무는 정해진 동작이 있어서 아픈 부위를 피할 수 없는데 축구할 때는 아픈 부위를 피할 수 있다. 진통제 먹고 축구할 수 있다. (일동 : 하하.) 사실 호동이 형 무서워서 열심히 했다.
장현승 : 춤출 때도 조절할 수 있는데?
윤두준 : 저는 아직 춤을 못 춰서요..

용준형(왼쪽)과 양요섭

Q. 이번에 멤버들의 활동을 보면서 몰랐던 놀란 점은 없었나?
이기광 : 많은 분들이 현승이나 준형이가 재미없고 무뚝뚝하다고 생각하는데 앨범 활동 전에 촬영한 리얼리티 ‘비스트의 쇼타임’에서 두 명의 활약이 컸다.
양요섭 : 기광이가 이번에 처음으로 자작곡을 썼는데 정말 좋았다.
장현승 : 우리끼리는 사실 서로 몰랐었던 모습은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알고 있었는데 팬들이 몰랐던 모습들이 이번에 많이 나온 것 같다.

Q. 기광은 ‘정글의 법칙’에 합류하는데 갑각류 알레르기로 팬들 걱정이 많더라.
이기광 : 그것 때문에 정말 시끌벅적하더라. 하하. 출연제의가 들어 왔을 때 고민을 했을 때 내가 갑각류 알레르기가 너무 심해서 작년까지도 안 먹었다. 게, 새우 맛을 모를 정도다. 그래서 얼마 전에 알레르기 약을 옆에 두고, 한 번 도전해봤다. 어머니가 먹어버릇해야지 내성이 생긴다기에 도전했는데 생각보다 심하지 않아서 괜찮을 것 같다. 불로 익혀 먹으면 더 괜찮은 것 같다.
양요섭 : 팬들이 많이 걱정하는데 걱정 안하셔도 된다. 얼마 전에 해물된장찌개 먹었는데 아무 탈 없이 먹더라. 하하.

Q. 비스트는 팬들과 관계가 끈끈한 아이돌로도 유명하다.
용준형 : 그냥 고마워서… 그냥 감사하다. 우리가 해드릴 수 있는 건 해드리고 싶어서 열심히 하는데 아직 많이 해야지.
손동운 : 팬과 가수 관계뿐만 아니라 어떤 인간관계든 표현을 하지 않으면 모르니까 표현을 많이 하려고 하고 있다.

Q. 어느덧 6년차 그룹인데 사건 사고 없이 롱런하는 이유는 뭘까?
양요섭 : 아직 롱런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요즘 god나 플라이투더스카이 선배님들 같이 정말로 롱런하는 분들이 나오셨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린 아직 갓난아기라고 생각한다. 6년이면 짧은 시간이다. 사건 사고가 없는 건 착한 친구들 6명이 모였다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사고뭉치 없는 여섯 명이다. 딱히 비결은 없다.
용준형 : 시간이 정말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이 느껴지는데 주변에서 ‘벌써 6년차나 됐는데’라고 이야기를 하시니까… 우린 아직 젊고 열정도 있고, 패기도 있는데… 하하. 연식이 오래된 느낌으로 분류가 된 것 같아 ‘굿럭’으로 무대에서 이 정도로 춤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Q. 다음 앨범은 어떤 모습일까?
이기광 : 지금 벌써 다음 앨범 이야기를 조금씩 하는데 안무적인 느낌이나 무대 구성이나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하나의 큰 타이틀이 정해지면 바로바로 실행해서 아이디어를 구성하고 있다.
용준형 : 한 느낌을 쭉 이어나가는 것보다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다. 많이 보여드린 것보다는 항상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게 욕심이다. 그때그때 제일 좋겠다고 싶은 것을 할 것이다.

Q. 8월 15~16일 개최할 콘서트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이기광 : 지금까지 콘서트에서는 데뷔 초창기 때부터 좋은 곡을 모아서 콘서트를 했다면 이번에는 ‘굿럭’ 앨범 수록곡이나 팬들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안무나 곡을 보여드리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안무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이기광(위쪽)과 장현승

Q. 6년차 아이돌로서 스스로 생각하는 위치는 무엇인가?
윤두준 : 다들 20대 중반이고, 데뷔한지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방송국만 가도 다 우리보다 어리고, 선배님들도 많이 안 계셔서 오래됐다는 느낌이 살짝 온다. 앞으로도 열정적이지 않을까. 열정이 다하는 그날까지 최대한 오래 오래하고 싶다.

Q. 6년째 막내 동운은 어떤가?
윤두준 : 동운이 때문에 우리가 힘들다.
이기광 : 6년 되니까 조금씩 올라오는 것 같다. 하하. 장난이고, 형들이랑 더 편해지고 친해진 막내의 애교 덕분에 피곤할 때 더 크게 웃고, 활력소가 돼 고마워하고 있다.
양요섭 : 동운이도 할 말은 하더라. 음악적인 색깔이라든가 무대 퍼포먼스를 이야기할 때도 가장 많이 말한다. 노래 별로라고 제일 많이 말하는 아이다.
용준형 : 호칭만 형이다. 오히려 우리가 편하다. 막내라서 눈치 보거나 수그리면 우리가 더 신경 쓰는데 이야기를 잘하니까 좋다.

Q. 팀워크도 좋아 보인다. 여섯 명의 팀워크 비결은 무엇인가?
양요섭 : 웃음? 우리 여섯 명이 개그코드도 잘 맞고, 누구 하나 다른 것 없이 비슷한 애들끼리 모인 것 같다. 덜 떨어지더라도 비슷한 애들이 모였다. 하하.
용준형 : 누가요?
양요섭 : 너요. 하하. 굉장히 단순한 친구들이라서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어렵지 않게 표현을 하고, 그거에 대해 단순히 받아들일 수 있고.
윤두준 : 이제는 서슴없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단계다. 뭘 해도 재미있게 해야 하는 게 먼저인 것 같고. 좋아하는 직업을 갖는 것은 어려운 일인데 축복받은 일이기에 본인이 재미없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항상 자각하는 게 비결 아닌 비결이다.
손동운 : 두준이 형처럼 한 명이 긍정적이니까 우리가 다 다운됐어도 긍정적인 마인드가 전파되서 요즘은 같이 긍정적으로 변한다. 잠을 못 자도 웃으면서 할 수 있다.

Q. 앞으로 각오를 들려준다면?
용준형 : 우리는 아직 젊고, 배고프다. 할 게 많고, 보여드리지 않은 것도 많기 때문에 오래된 시선으로 봐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열심히 하겠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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