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략 하나. 확실한 색깔을 입혀라!씨클라운. 시우, 마루, 롬, 레이, 강준, 티케이(왼쪽부터)그룹 씨클라운이 8일 정오 새 미니앨범 ‘나랑 만나’를 공개했다. 지난 2012년 데뷔한 씨클라운은 2년여의 활동 기간 동안 1년이 넘는 시간을 쉬어야 했던 아쉬운 과거가 있었다. 데뷔 초기에는 ‘멀어질까봐’, ‘흔들리고 있어’ 등 아날로그적이면서도 감성적인 노래를 불렀다면, 공백기를 마치고 컴백한 올해 강렬한 비트가 돋보이는 ‘암행어사’로 변신했다. 이어 발표하는 ‘나랑 만나’도 중독성 있는 보컬과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가미한 곡이다.
현재 가요계는 2012년 데뷔한 엑소, B.A.P, 빅스 등 데뷔 3년차 보이그룹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과 같은 데뷔 3년차 씨클라운도 이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할 차례다. 씨클라운은 이미 해외에서도 상당한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일본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으며, ‘나랑 만나’ 앨범은 해외 선주문만으로도 5만 건을 기록했다. 씨클라운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 아이돌그룹 자체가 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씨클라운을 통해 아이돌 생존 전략 보고서를 만들어봤다.
아이돌이 확실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색깔이 필요하다. f(x)의 독특한 음악, 빅스의 판타지 콘셉트, 크레용팝의 직렬 5기통 등 차별화된 콘셉트로 각인시키거나, 에이핑크의 순수함이나 씨스타의 건강미 등 흔한 콘셉트라도 독보적인 실력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갖춰야 한다. 씨클라운의 경우, 데뷔 초기 아날로그적 감성의 음악을 내세워 음원 면에서 좋은 성적을 얻었다. 그러나 현재 보이그룹에게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강렬한 비트나 힙합적 색채를 가미한 곡을 발표한 상태다. 색깔이 옅어진 것은 아닐까? 씨클라운은 ‘아니다’라고 답했다.Q. ‘암행어사’에 이어 비슷한 콘셉트인 ‘나랑 만나’를 발표했다. 이전과 음악적 색깔이 다른데 왜 변화를 택했나?
레이 : ‘암행어사’ 활동을 통해 소녀팬들에게는 ‘암행어사’가 ‘멀어질까봐’나 ‘흔들리고 있어’보다 확실히 어필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 ‘나랑 만나’ 같은 경우도 비슷한 느낌인데 예전에는 올드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10대를 겨냥한 노래를 선정했다.
티케이 : 원래는 고급스러운 콘셉트를 지향했다. 그것이 ‘멀어질까봐’에서 두각이 잘됐다. 회사에서는 음원만 잘되다보니까 아이돌의 퍼포먼스적인 모습이 덜 비치는 것 같아 도전한 것이 ‘암행어사’다. 솔직히 ‘암행어사’하고 나서 우리도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팬의 반응이 반반이었고, 음원 성적은 확실히 그 전이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반응이 더 좋았다. 처음으로 해외 행사 제안이 먼저 들어온 것도 ‘암행어사’ 덕분이었다. 해외반응도 무시할 수 없기에 다시 한 번 더 ‘나랑 만나’로 도전했다. 이번 ‘나랑 만나’를 통해 어린 팬덤을 좀 더 확보하고, 다음 앨범에는 음원적인 부분에 더 신경 쓸 것 같다.
Q. 예전 음악을 그리워하는 팬들도 있다. 기존 팬덤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그들에 대한 설득도 필요할 것 같다.
레이 : 정말 솔직히 말하면 우리도 예전 색깔이 좋다. 그러나 컴백은 우리만의 의견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사람의 생각을 들어보고 많이 따랐다. 우리 씨클라운이 하나의 음악만 하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힙합 유닛이나 어쿠스틱한 음악 등 다양하게 활동을 펼칠 것이다. 지금 모습만 보고 아쉬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Q. ‘암행어사’로 소녀팬들에게 어필이 됐다고 했는데, 실감한 적이 있었나?
레이 : 일본에서 느꼈는데 ‘멀어질까봐’도 따라 불러주시는데 ‘암행어사’가 박자가 빠르니까 확실히 더 즐겁게 따라 부르시더라. 코스프레도 많이 봤다.
롬 : 최근에 단독 콘서트를 했을 때 코스프레 하는 팀들이 왔는데 여자분들이 우리와 머리 스타일까지 똑같이 따라 하셨더라. 그거보고 놀라서 멤버들보고 다 불러서 함께 춤을 췄다. 춤도 완벽하게 알고 계시더라. 그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Q. ‘나랑 만나’에서 ‘암행어사’에서 느낄 수 있는 중독성이 있나?
강준 : ‘나랑 만나’라는 가사가 정말 많이 나온다. 사람한테 세뇌교육 시키듯이 자기 전에 들으면 꿈에 나올 것이다. 하하.
Q. ‘나랑 만나’의 퍼포먼스는 어떤가?
시우 : 개인 파트가 있다. 개인기가 포인트다. 롬도 개인 파트가 있다.
롬 : 티저에 나오는 크럼프 댄스를 댄스 브레이크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레이 : 지금까지 퍼포먼스 중에 가장 힘들다. 기대해도 좋다.
Q. 힙합적 색채에 파워풀한 노래라고 하니 비슷한 그룹들이 떠오른다.
티케이 : 힙합 색깔이 가미됐다고 다른 그룹과 비슷해 보인다는 말도 있지만, 그 콘셉트를 어떻게 자기 색깔로 소화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빅스의 경우에도, 사실 그 전부터 2PM 선배님처럼 좀비 콘셉트가 있었는데 빅스는 빅스만의 색깔로 만들어서 성공했다. 우리도 우리만의 의상과 표정을 비롯해 충분히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만의 끼를 펼쳐 보이고 싶다
씨클라운. 강준, 롬, 티케이, 레이, 마루, 시우(왼쪽부터)
# 전략 둘. 멤버별 각양각색 매력을 살려라!멤버들이 각자 확실한 특색이나 장점을 지녀야 하는 것도 아이돌 그룹의 필승 전략이다. 그룹 빅뱅의 경우, 프로듀서 지드래곤을 비롯해 묵직한 저음 탑, 흑인풍 소울 태양 등 멤버마다 색깔이 뚜렷하다. 비스트의 경우도, 멤버마다 개인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장수그룹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또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친근함을 드러내며 반전매력을 선사해야 하는 것도 아이돌의 필수 요소다. 에이핑크가 ‘에이핑크 뉴스’로 청순돌의 반전 매력을 선사했고, 2NE1도 ‘2NE1 TV’를 통해 팬덤을 양성했다. 씨클라운의 경우도, 자체제작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함께 음악 내외적으로 자신 있게 각자의 장기를 꺼내들었다.Q. 롬은 안무 제작부터 영상 제작까지 하는데 다재다능한 만능리더인 것 같은데?
롬 : 어렸을 때부터 촬영하는 것이나 미디어에 관심이 많았다. 이번에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는 ‘씨클라운 TV’나 ‘CTC’를 위해 쉬는 시간에 영상을 많이 찍었다. 각자 매력을 최대한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게끔 편집한다. 최근에 ‘나랑 만나’ 티저도 직접 만들어봤다. 언젠가 씨클라운 뮤직비디오도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
레이 : 롬 형은 아이돌 댄스 대회에도 나갔다.
롬 : 당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다. 춤을 좋아하는데 정해진 시간 안에 만들어야 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 나는 그냥 느낌이 오면 그날 해서 쭉 가는 스타일인데 아이디어는 안 떠오르고, 계속 짜내야 하는 압박감을 느껴서 힘들었다.
마루 : 그때 강제로 날 백댄서를 시켜 같이 연습했는데 짧은 시간 안에도 정말 잘하더라.
Q. 강준, 생긴 건 멀쩡한데, 씨클라운 대표 예능 선수다!
롬 : 강준은 끼가 많다. ‘씨클라운 TV’를 만들면서 강준이는 생긴 것과 다르게 매력이 더 많은 친구라는 것을 느낀다. 예능에 나가면 누구든지 인정하고, 터질 수 있는 친구다. 생긴 건 정말 멀쩡하게 생겼는데 제일 웃겼다. 제일 재미있고, 망가지는 캐릭터라 ‘반전매력’이라는 타이틀이 있다.
레이 : 팬들도 말릴 정도로 망가지고 있다. 얼굴값해라.
티케이 : 입구와 출구, 회전문을 담당하고 있다.
롬 : 이번에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 고정으로 출연하게 돼 기대하고 있다.
강준 : 진짜 고등학교에 가서 학교 끝날 때까지 있다. 점심도 먹는다. 학교를 졸업 못하고 자퇴를 해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학교에 다니게 됐다. 최근 일주일 동안 촬영을 했는데 옛날 생각이 너무 났다. 진짜 많이 졸았다. 하하. 새벽 5시부터 촬영을 하는데 수업 시간에 많이 졸아서 오리걸음하고, 뒤에서 손들고 서 있고, 진짜 학창시절을 보냈다. 같은 반에 성동일 선배님도 있었다. 너무 잘 챙겨 주셨다. ‘예능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는 코치를 많이 받았다.
Q. 레이는 메인보컬과 작곡까지 맡아 씨클라운 음악성을 담당하고 있다.
롬 : 레이 같은 경우는 그나마 우리 중에서 제일…어른스럽다고 해야 하나? (Q. 아, 멀쩡한가?)하하하하. 그렇다고 멀쩡하지는 않다. 우리 멤버 중에 멀쩡한 사람은 없다. 강준과 레이는 동갑인데 둘이 있으면 정말 인연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합이 잘 맞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재미있다. 레이는 작곡이나 일할 때는 정말 진지하고, 놀 때는 잘 논다. 성대모사도 잘하고.
강준 : 작곡도 한다.
롬 : 요즘 아이돌 멤버들이 작곡을 많이 하는데 레이는 신사동호랭이한테도 인정받았다.
레이 : 나는 입으로 그냥 하는 게 아니고 직접 트랙을 찍고, 만든다. 내 취향의 노래가 힙합 R&B인데 씨클라운 노래는 사랑스럽고 밝은 노래를 써야 해서 아직 수록을 하진 않았다. 나중에 유닛 활동 때 쓰고 싶다.
Q. 마루는 막내 멤버의 정석?
롬 : 마루는 그냥 사춘기 장난꾸러기다. 처음 한국 왔을 때 마루 보고 정말 반가웠다. 정말 영어 잘하게 생겼다. 나만 외국인으로 뽑힌 게 아니구나 생각해서 반갑게 다가가 계속 영어를 했는데 당황하더라. 알고보니 청주에서 왔다.
마루 : 충청북도 청주입니다.
롬 : 일곱살 차이가 나는데 춤은 정말 인정한다. 잘한다. 연습 마치면 혼자 다른 연습실 가서 춤 연습을 한다. 사실 진짜 어디로 새는지는 모르겠는데… 하하하.
마루 : 수록곡의 경우 안무도 직접 짜는데 방송에서 어필하지 못해 아쉽다.
Q. 티케이는 팬서비스의 제왕이다.
롬 : 진지한 캐릭터다. 나이가 두 번째 막내지만, 성숙한데 살짝 허당기가 있다. ‘CTC’를 보면 말을 제일 정상인처럼 하는 친구가 이 친구다.
레이 : 팬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회사 앞에 와주시는 팬들의 이름이며 상담까지, SNS까지 살펴본다.
롬 : 예전에 사무실 앞에 나가는데 내가 못보던 팬이 있었다. 그런데 티케이가 누구라며 알려주더라. 하하하.
티케이 : 팬들이 드래곤 기억력이라고 하더라. 기억력이 좋나 보다.
레이 : 연습생 때 추던 춤을 혼자 기억하고 있다. 의외로 놀랬다.
Q. 시우, 4차원 매력남이야!
롬 : 지금 떨고 있는데… 매력이 제일 많다. 4차원이다.
시우 : 저는 4차원이라 생각 안하는데….
롬 : 그게 4차원이야. 22세라는 나이의 순진함이 있다.
레이 : 팀에서 빠지면 안 된다. 기둥이 없어지는 기분이다. 엄청 착하고, 화도 잘 내지 않는다. 캐릭터가 분명하다.
시우 : 춤도 출줄 안다.
티케이 : 와, 어필 잘한다.
레이 : 샤워하면서 콜라도 마신다.
시우 : 아니, 요즘엔 끊었는데 맛있더라고. 겉에는 뜨거운데 속에 차가운 게 흐르니 묘하더라.
롬 : 이 친구가 느끼는 걸 좋아한다.
# 전략 셋. 그룹명보다 유명한 별명을 찾아라!
그룹의 색깔을 더 확실히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다. 2PM의 짐승돌, B1A4의 종이돌, 윤두준의 남친돌 등 재치 있는 수식어는 그룹을 알리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씨클라운 또한 자신들의 수식어를 만들기 위해 이날 고심했다.Q. 씨클라운은 어떤 수식어로 불러졌으면 좋겠나?
티케이 : 명품돌 어떤가? 데뷔 초기부터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명품돌을 내세웠었다.
롬 : 만능돌 어때?
강준 : 개인적으로 인격 좋고, 초심을 잃지 않고, 정말 인사도 잘하는 그런…
레이 : 그러니까 무슨 돌?
강준 : 인사돌.
일동 : 하하하하하하하.
시우 : 짱돌.
롬 : 에이, 많은 능력을 갖고 있으니까 만능돌.
레이 : 여러 가지 색깔이 많으니까 무지개돌은?
티케이 : 명품돌이 제일 낫지 않아?
롬 : 그래 예전부터 그랬으니까 비주얼적으로 고급스럽고? 명품돌!
# 전략 넷. 실력과 국내팬덤의 확보가 필수!
아무리 콘셉트가 확실하고, 무대 외적으로 매력이 넘쳐도 결국 실력이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아이돌은 도태된다. 빅뱅, 소녀시대, 씨스타, 걸스데이, 에이핑크 등 대세에 오른 그룹들은 모두 확실한 가창력이나 음악성으로도 확실한 원톱을 보유해 실력을 인정받은 그룹이다. 또한, 해외에서도 사랑받는 동시에 국내 팬덤의 조직력 또한 단단하다. 씨클라운은 해외 팬덤은 어느 정도 자리잡았지만, 국내 팬덤 확보가 시급한 상태. 이들도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목표를 정확히 설정했다. 다만, 조급해 하지 않고 차근차근 밟아 나가겠다며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씨클라운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Q.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강준 : 한국 팬덤을 단단하게 구축하겠다.
레이 : 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 천천히 한 계단씩 차근차근 올라가 정상을 꼭 찍겠다.
강준 : 등산으로 비유하고 싶다. 차근차근 올라가 정상을 찍고….
일동 : 내려오면 안돼!
티케이 : 올라가는 것만 있으면 천국의 계단?
일동 : ….
롬 : 1절씩만 합시다. 하하. 목표를 1등 같은 것으로 정하면 이 일을 즐긴다는 것을 잊을 수도 있다. 즐기면서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모르면서 1등이라는 목표도 잊지 않고 지내고 싶다.
인터뷰. 권석정 moribe@tenasia.co.kr,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최진실 true@tenasia.co.kr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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