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 2회 2014년 7월 3일 오후 10시
다섯줄요약
이건(장혁)을 함정에 빠뜨리려는 박사장(정은표)과 최씨(임형준)의 계략에 빠져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마신 미영(장나라)은 호텔방을 잘못 찾아들고, 마침 약 탄 음료수를 마신 이건도 같은 방에 들어선다. 약에 취한 두 사람은 서로를 자신의 연인으로 착각, 하룻밤을 보낸다. 정신이 든 후 경악해 봤자, 때는 늦었다. 이후 이건은 미영이 민 변호사(김영훈)에게 굴욕 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분노를 느낀다. 이건은 미영을 도와 민 변호사에게 복수를 한다.
리뷰
“흔하다는 건 그만큼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야.”
자신의 이름이 너무 흔하다는 미영에게 이건이 던진 말이다. 이 말은 어쩌면, ‘운널사’ 제작진이 시청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일지 모르겠다. ‘진부한 신데렐라 스토리 아니냐’는 우려에 건네고 싶은 말 말이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형 주인공과 안하무인 재벌남의 만남을 보면, 어디서 많이 목격한 듯한 설정이라는 것을 눈치 챌 수 있다. 멀리 ‘파리의 연인’부터 가깝게 ‘주군의 태양’까지, 줄을 세워보면 A포 용지 하나를 빼곡히 채우고도 모자라다. ‘선 섹스, 후 사랑’이라는 상황 역시 ‘옥탑방 고양이’의 그것과 매우 닮았다.
그러니까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설정상, 새로운 게 없는 빤한 사랑이야기가 맞다. 그러나 빤한 것들에는 이상한 힘이 있어서 그 빤함을 잘만 비틀면, 많은 사람들을 포섭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이 드라마에서 빤함을 비트는 것은 캐릭터다. 식상한 설정들에도 불구하고 채널을 돌리지 않고 계속 바라보게 하는 것은 장혁이 연기한 이건이라는 캐릭터의 매력 덕분이다. 희한한 웃음소리와 능청스러운 몸 개그를 펼치는 이건을 보고 있자면, 장혁이라는 배우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에 새삼 놀라게 된다. 로맨틱 코미디에서의 배우의 매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재차 확인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캐릭터가 강점인 이 드라마의 약점 역시 캐릭터다. 남자 주인공 캐릭터에 비해 조단역 인물들의 개성이 납작하기 때문이다. 1차원적인 악당으로 그려진 민 변호사가 대표적이다. 극 전체적인 균형을 위해서는 이건에게 쏟는 애정을 조단역들에게 어느 정도 부여할 필요가 있겠다. ‘캐릭터 중심의 드라마’에서 주인공 개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캐릭터간의 균형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또 하나의 이야기 중심축을 형성할 다니엘(최진혁) 캐릭터가 사뭇 궁금해진다.
수다 포인트
- 떡방아 찧는 장면으로 뜨거운 하룻밤(♥)을 은유하는 센스!
- 우하하하하하. 히트 칠 것 같은 장혁의 웃음소리
- 장나라의 메이크어 오버에 놀라는 장혁. ‘귀여운 여인’을 떠올리게 하는 이 설정은 많이 오그라들었….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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