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을 가져 오는 ‘청말띠’의 해라고 일컬어지는 갑오년도 어느덧 상반기가 훌쩍 지나갔다. 올 상반기 극장가는 여느 해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어김없이 예상하지 못했던 흥행의 순간도 있었다. 애니메이션 최초 1,000만 흥행, 용하다는 점쟁이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이와 반대로 엄청난 기대작이었으나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기도 했다. 아쉽게도, 이 같은 경우의 대부분은 한국 영화가 독차지했다. 이 외에도 할리우드 슈퍼히어로가 한국 땅을 밟는 등 깜짝 놀랄 순간은 많았다. 올 상반기, ‘깜놀’의 순간을 짚어봤다.

1. ‘깜놀’, 흥행의 순간

영화 ‘겨울왕국’, ‘수상한 그녀’, ‘한공주’, ‘그랜드 부타페스트 호텔’ 스틸 이미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깜짝 놀랄 흥행은 2014년 시작과 함께 경험했다. 바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1,000만 흥행이다. 남녀노소, 너도나도 따라 불렀던 ‘겨울왕국’ OST ‘Let It Go’ 열풍은 이 영화의 흥행 여파를 증명한다. ‘겨울왕국’ 흥행 파트너로 나선 심은경 주연의 ‘수상한 그녀’도 800만 흥행을 만들어내며 ‘깜놀’ 흥행의 순간을 만끽했다. 두 영화는 올해 유난히 연휴가 길었던, 그래서 치열했던 설 연휴 극장가를 양분했다. 이선균 조진웅 주연의 ‘끝까지 간다’도 ‘깜놀’ 흥행이다. ‘재미있다’는 호평은 많았음에도 예매율은 지독히도 올라오지 않았고, 폭발적인 흥행과도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줄곧 2위를 지키면서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차근차근 쌓아올린 관객 수는 300만이 넘는다. 그리고 예술영화로 분류되는 두 편의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한공주’의 흥행 역시 역대급 ‘깜놀’의 순간이었다. 입에서 입을 타고 옮겨다닌 영화에 대한 호평은 각각 77만, 22만 흥행을 만들어 냈다. 두 작품 모두 일일 상영횟수 1,000회를 넘은 적 없다. 참고로 ‘트랜스포머4′의 일일 상영횟수는 6,000~7,000회다.
10. 흥행은 역시 이변이 제맛입니다!

2. ‘깜놀’, 실패의 순간

영화 ‘우는 남자’, ‘하이힐’, ‘역린’, ‘황제를 위하여’ 스틸 이미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근 2년 간 한국영화는 행복했다. 전통적인 비수기에도 한국 영화는 굳건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수상한 그녀’로 2014년을 기분 좋게 시작했지만, 그 이후 눈에 띄는 한국 영화가 없었다. 흥행 면에서도, 작품 면에서도. 또 외화의 흥행이 거세다보니 한국영화의 부진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껴졌다. 특히 ‘19금’를 내세운 한국 영화의 ‘실패’가 뼈아프다. ‘아저씨’ 이정범 감독과 장동건의 만남도, 장진 감독의 차승원의 재회도, 이민기 박성웅 등 ‘핫’한 남자들의 조화도 흥행과 멀었다. ‘깜놀’할 정도로 참담한 수준이다. 현빈 복귀작 ‘역린’은 400만에 가까운 흥행을 올렸다. 그럼에도 아쉽긴 매한가지다. 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는 400만을 훨씬 웃돈다.
10. 흥행 실패 역시 이변이 제맛입니다!

3. ‘깜놀’, 히어로 전성시대

영화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왼쪽),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스틸 이미지.

올 상반기 슈퍼히어로 전성시대가 열렸다. ‘깜놀’할 정도다. 자신의 이름마저 감춰야 했던 캡틴 아메리카마저 슈퍼히어로 ‘돌풍’에 동참했다. 2011년 ‘캡틴 아메리카’ 1편의 국내 제목은 캡틴 아메리카를 슬며시 뺀, ‘퍼스트 어벤져’였다. 흥행은 불과 50만. ‘어벤져스’ 흥행 이후 인지도를 쌓은 캡틴 아메리카는 드디어 자신의 이름을 찾았고,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는 400만 흥행을 일궜다. 개봉 즈음, 캡틴 아메리카가 서울 시내를 활보하기도. 여하튼 캡틴 아메리카는 이제 ‘코리아’에서도 리더로 올라섰다. 마블 히어로지만, 마블과 떨어질 수밖에 없는 ‘스파이더맨’과 ‘엑스맨’은 각자의 길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흥미롭게도 두 작품 모두 리부트된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이다. 극장 외부에서도 슈퍼히어로는 우리 곁에 있었다. 서울 상암, 마포대교, 강남 등 곳곳에 출몰한 캡틴 아메리카는 슈퍼히어로 열풍에 기름을 부었다.
10. 한국형 슈퍼히어로의 전성시대를 기대해 봅니다.

4. ‘깜놀’, 싸움의 순간

영화 ‘레고무비’(왼쪽), ‘또 하나의 약속’ 스틸 이미지.

영화사와 극장이 한 판 붙었다. 서로 사이 좋게 지내도 모자랄 판에 싸움질이다. 이 같은 싸움에 관객들만 짜증이다. 물론 이 싸움의 원인은 결국 ‘머니’(돈)다. 먼저 외화 부율 문제를 놓고 할리우드 직배사 워너브러더스와 CGV가 부딪혔다. 그리고 슬그머니 롯데시네마도 동참했다. 올해 워너브러더스의 ‘레고무비’는 서울 지역 CGV와 롯데시네마를 잃었다. 결국 흥행 실패.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문제가 올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물론 중소규모 외화 수입사는 CGV에 이미 백기를 들고, 투항했다. 그마나 할리우드 직배사만이 화려한 라인업을 무기로 ‘맞짱’을 뜰 수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승자는 극장. 제 아무리 기대작이라도 결국 극장을 통해 대중과 만나야 하는 법이다. 또 하나의 싸움은 상영관수를 놓고 대립한 ‘또 하나의 약속’이다. 대중 반응과 예매율을 고려했을 때 너무 적은 상영관을 배정했다며 극장을 상대로 맞섰다. 극장 측은 영화사의 ‘투정’으로 받아들인 듯.
10. 싸우지 맙시다. 뭐 좋은 거라고 그렇게들 싸웁니까.

5. ‘깜놀’, 뜻 밖의 소식


‘어벤져스2′에 캐스팅된 수현(왼쪽), ‘터미네이터:제네시스’에 출연하는 이병헌.


깜짝 놀랄만한 캐스팅 소식은 기대를 불러 일으킨다. 슈퍼히어로 군단 ‘어벤져스2′의 한국 촬영과 한국 배우 캐스팅 소식은 그야말로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국 촬영으로 인해 발생하는 긍정적 효과를 계산하기에 바빴다. 또 다른 한쪽에선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배우 캐스팅 소식은 어떤가. 대중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신예 수현의 발탁은 더욱 더 놀랄만한 일이었다. 벌써부터 ‘어벤져스2′의 흥행이 궁금하다. 할리우드에서도 잘 나가고 있는 이병헌은 SF 명작 ‘터미네이터’ 출연 소식을 건넸다. ‘터미네이터’ 리부트 ‘터미네이터:제네시스’에서 활약한다. 역할은 극비. 그래도 그간 할리우드에서 입지를 다져온 이병헌이기에 중심 역할을 기대해본다.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심형래가 부활을 꿈꾸며 소식을 전했다. ‘디워2′ 투자 소식과 염두에 둔 A급 배우가 있다는 소식이다.
10. 깜짝 놀란 소식이 깜짝 놀랄 결과까지 이어지길 바랍니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사진. 텐아시아DB, 각 영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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