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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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가 4년 만에 컴백했다. 소속사 이적 후 첫 앨범이자 오랜만의 컴백이기에 많은 팬들은 반가워했다. 거미는 변화된 모습으로 대중을 찾아왔다.

거미는 지난 10일 미니 앨범 ‘사랑했으니 됐어’로 컴백했다. 동명의 타이틀곡은 거미와 호흡을 맞춰온 작곡가 김도훈이 함께 했으며 절친 휘성이 가사를 붙였다. 이 외에도 거미는 이번 미니앨범에서 자작곡 2곡을 수록해 싱어송라이터의 면모를 보였다. 이와 함께 휘성과 화요비가 곡 작업에 참여했고 JYJ 박유천과 래퍼 로꼬의 피처링이 가세해 앨범 완성도를 높였다.

거미는 새 앨범에서 여전히 폭발적이고 파워풀한 가창력을 선보였지만 뭔가 여성스러우면서도 이전 거미와는 또 다른 새로운 느낌을 선사했다.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했던 날, 화사해진 거미와 한 카페에서 만났다.

Q. 분위기가 좀 바뀐 것 같다. 화사해졌다.
거미 : 그런 얘기 많이 들었다. 사실 피부는 원래 하얀 편이었다. 그런데 내가 이미지가 강하다보니 피부도 까말 것 같은가보다. 많은 분들이 직접 나를 보며 놀라시기도 했다. 하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무래도 나이도 들어가며 이미지나 변화들이 오는 것 같다. 그래서 좀 여성스럽게 된 것 같지 않나 싶다.

Q. 뮤직비디오에서도 여성스러운 모습이 많이 보였다. 오랫동안 알고 있던 휘성, 화요비 등 연예계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가?
거미 : 예쁘고 멋있게 잘 나왔다고 친구들이 좋아해줬다. 오히려 친구들보다 오랜만에 만난 분들이 ‘우리 거미 어디갔어’라고 하시더라. 늘 만나던 친구들은 특별한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사실 여성스러운 옷을 입고, 여성스러운 헤어스타일을 했던 적도 많은데 요즘처럼 진심으로 말해주신 분들은 없었다. 일부러 노력하거나 새로운 시도는 아니었다. 하하.

Q. 비주얼은 여성스러워졌는데 신곡 ‘사랑했으니 됐어’는 꼭 절규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거미 : 곡의 성격 상 절규하게 되더라. 사실 후반부에서 절규하지만 그 전까지는 이별을 받아들이려 노력하려는 감정을 담았다. 아무래도 나 자체가 이별로 인해 감정을 주체 못하고 방황해도 이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나이인 것 같다. 그런 덤덤한 감성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너무 조용할 수는 없었다. 참는 것이 더 슬픈 상황이지 않나. 그러다 보니 절규하게 됐다. 이번의 절규는 안으로 삭히는 절규라 정의할 수 있다.

Q. 오랜만의 컴백인데 앨범 수록곡들이 음원 차트 상위권에 많이 올랐다. 소감이 궁금하다.
거미 : 정말 신경을 안 쓰고 싶지만 초반에는 신경이 많이 쓰인다. 소속사를 옮기고 발표한 첫 앨범인데 특히 회사 식구들이 많이 응원해주셨다. 발표 후 타이틀곡을 포함해 다른 곡들도 고루 사랑을 받아서 좋다. 오늘 아침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어머니는 신경을 많이 쓰시더라. 하하. 그래서 신경 쓰지 말라 했는데… 어차피 이번 앨범은 녹음하며 만족했기에 잘 안되더라도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애착이 간 앨범이다. 그래도 음원 차트 성적은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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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머니와 굉장히 친한 것 같다. 어떤 말씀을 해주셨나?
거미 :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고 속상해하셨다. 어머니는 나의 제일 친한 친구다. 제일 존경하고 사랑하는 분이다. 어머니와 KBS2 ‘불후의 명곡’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점차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아지며 ‘나 머리 탈색 좀 풀까?’라고 말하시더라. 하하. 어머니께 아침 방송 등 토크쇼 섭외가 많이 오는데 제 이미지에 혹시나 해가 될까 안하신다. 어머니께서 직접 방송해보시고 ‘너 고생 많이 한다’며 격려도 많이 해주셨다.

Q. 가족들의 응원도 많았지만 ‘셀럽 청음회’도 열고 소속사 동료들의 응원도 받았다.
거미 : 저는 그 영상을 봤는데 직접 촬영해주신 직원분들께서 말씀해주시기를 정말 꾸며진 반응이 아니라 하셨다. JYJ와 같은 가수 친구들은 뭔가 음악에 대해 구체적인 조언을 해주는가 하면 연기자 분들은 예술적인 측면에서 얘기해주신다. 좋은 힘이 되는 것 같다.

Q. 이번 앨범에서는 직접 거미가 만든 곡이 수록되기도 했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거미 : 자작곡 작업은 어려웠다. 친구인 원티드 전상환 씨가 도움을 많이 줬다. 친구와 놀며 멜로디와 가사를 붙이고 한 작업이라 그래도 한결 편했다. 박유천 씨와 함께 한 ‘놀러가자’는 원래 다른 가수를 주려고 만든 곡이었다. 남자 가수를 주려 만든 곡인데 남자의 시점에서 다시 여자의 시점으로 바꾸니 재밌었다. 유천 씨가 피처링에 참여해서 완성도가 높아진 것 같다. 스스로 곡을 만들며 아름다운 사랑이나 진짜 사랑얘기를 하니 결국 눈물이 나더라. 나는 눈물이 많은 편이고 인터뷰하다가도 잘 운다. 최근에도 몇 번 울 뻔 했는데 꾹꾹 참았다. 잘 참았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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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당신의 노래 속 감성은 이렇게 풍부한 감수성에서 나오는 것이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면 무대에서 노래할 때는 어떻게 눈물을 참는가?
거미 : 무대에서도 가끔 못 참고 눈물이 나올 때가 있다. 노래 할 때는 오히려 그 감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그 순간에는 눈물이 잘 안나는 것 같다. 현실적으로 다가올 때 눈물이 터진다. 노래할 때는 그 감정을 오롯이 담아서 집중하니 비교적 잘 참아지는 것 같다.

Q. 이번 앨범까지 적지 않은 시간의 공백기가 있었다. 공백기에는 어떤 생각이 들었었나? 이름을 바꾸려 했다는 이야기도 간혹 있었다.
거미 : 이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안했다. 예전 회사에서 그 것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만약 내가 거미란 이름으로 이룬 것이 없었다면 생각해보고 싶었는데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처음부터 거미란 이름이 맘에 들었다. 여자 솔로가수인데 무섭지 않냐는 얘기도 들었는데 제가 해야 할 음악이나 제 생김새를 알기 때문에 어울린다 생각했다. 하하.

Q. 느린 템포 발라드의 히트곡도 많았지만 ‘어른아이’와 같은 비트감이 있는 노래도 사랑을 받았다. 이런 노래는 계획이 없는지 궁금하다.
거미 : 저는 알앤비나 느림 음악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저에게 맞는 곡이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할 생각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무엇을 특별히 해야겠다는 계획은 없다.

Q. 곧 콘서트를 시작한다. 팬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는가?
거미 : 이번 콘서트는 콘셉트 자체가 어쿠스틱 공연이다. 악기 구성도 단촐하다. 많은 분들이 사랑을 주셨던 저의 느린 곡이 보다 생생하게 전달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공연은 항상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발라드가 많더라도 그 곡을 통해 어떤 재미를 드리며 어떻게 꾸며나갈지 고민하고 있다.

Q. 당신은 과거 여러 가지 콘셉트에 대해 도전했다. 새 앨범에서 시도해봤던 콘셉트는?
거미 : 완전 처음으로 등 노출을 시도했다. 하하. 뮤직비디오에서 감독님께서 그것을 제안하셨을 때 굉장히 고민했다. 노출이라 해봤자 그동안 핫팬츠를 입는 정도였는데… 아시다시피 제 음악에는 굳이 노출이 필요하진 않다. 감독님께 작품에 도움이 되냐 여쭸는데 충분히 힘이 실어질 것다고 하셨다. 그래서 작품성을 위해 도전했는데 쑥스러웠다. 뮤직비디오 촬영 이후 방송에서 못 입을 것 같아 아까워서 쇼케이스 때 한 번 입었다. 쇼케이스 땐 등을 보일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보여달라 하셔서 부끄러웠다.

Q. 오랜만에 컴백이다. 새 앨범을 들고 다시 대중을 찾아왔는데 지금 가요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거미 : 오랜만이라 그런지 어색하다. 그래도 제 또래나 선배님들의 음악도 골고루 사랑받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듣기 좋은 곡들이 잘 되고 있다. 최근 곡이 좋아서 잘된 것이 많은데 이것은 긍정적인 변화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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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거미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음악에만 빠져있을 것 같다는 이미지가 있다. 평소에도 정말 그런가?
거미 : 제가 그런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활발하게 친구들을 만나서 밥먹고 이러지 않을 뿐 항상 사람들과 교류하고 있다. 술자리도 갖고 운동도 하며 일도 하고 웨이크 보드도 좋아하면서 뜻 맞는 사람들과 만난다.

Q. 거미는 왠지 술을 잘 먹을 것 같은데…
거미 : 하하. 예전엔 잘 마셨는데 지금은 많이 줄어서 두 병 정도 마신다. 이제는 술을 마시면 취한다. 예전 최고 주량은 다섯 병 정도였던 것 같다. 사람들이 항상 저보다 먼저 취하니 마지막까지 남았다. 아… 근데 지인들 모두 함께 주량이 줄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강한 것 같다.

Q. 최근 당신의 고민이 궁금하다.
거미 : 음… 다음 앨범에 대한 고민이 있다. 그동안 앨범 사이 텀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텀 없이 최대한 많은 앨범을 발표하고 싶다. 미리 계획되는 것도 많다. 그리고 다이어트는 인생 최고의 고민이다. 맛있는 음식은 너무 많다.

Q. 어느덧 30대가 된만큼 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거미 : 결혼도 고민이다. 원래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주변 분들이 왜 연애를 안하냐, 결혼을 안하냐 질문하시면 ‘이별 노래 조금만 더 할게요’라 했다. 그런데 조사를 좀 해봤는데 오히려 대중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더라. 이별 노래에 가수를 대입하기 보다는 듣는 본인의 이야기에 대입하신다더라. 나도 (백)지영 언니처럼 결혼도 하고 그러면 보다 편안한 음악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Q. 혹시 연애 중인가?
거미 : 연애 중은 아니고 연애를 갈망하고 있다. (그럼 썸인가?) 상대는 있는데 썸을 탄다기 보다는 일방적인 제 생각이다. 저는 성격 상 상대방이 관심 없는 것 같으면 호감을 없애려 노력한다. 그래서 지금도 조심스럽다. 그 분 마음을 알 수가 없어서….

Q. 거미는 YG엔터테인먼트에서 씨제스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옮겼다. 그리고 이번 앨범이 옮긴 후 첫 앨범인데 두 소속사 간 작업 방식의 차이가 있는지?
거미 : 큰 차이는 없다. YG는 가수 쪽에 있어 굉장히 큰 대형 기획사고 씨제스에서 가수는 JYJ와 저 밖에 없다. 그래서 많이 궁금해 하시는데 씨제스도 YG 못지않게 각 파트별로 구성됐다. 함께 하시는 분들도 이미 경력이 많으시고 해외 활동의 폭도 굉장히 넓다. 다른 점이라면 아무래도 YG에는 음악을 하는 분들이 많고 음악에 다른 분들의 조언이나 이야기도 많이 들어간다. 지금 회사에서는 제 이야기에 많이 맞춰주시는 편이다.

Q. 어느 덧 데뷔 11년 차다. 그동안 걸어왔던 길을 스스로 돌아본다면?
거미 : 저는 데뷔해서 지금까지 온 길이 굉장히 맘에 든다. 후회할 것 같지는 않다. 지금의 위치는 앞으로 해온 음악과 가야할 길에 대한 징검다리의 시간인 것 같다.

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제공. 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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