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라면, ‘드래곤 길들이기 2’가 정상에서 웃었어야 한다. 하지만 ‘22 점프 스트리트’가 ‘드래곤 길들이기 2’를 제치고 정상에 오르며 전문가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어버렸다. 알다가도 모르겠는 게 관객의 마음이다.

16일 박스오피스모조닷컴에 따르면, ‘22 점프 스트리트’는 13일부터 15일까지 주말동안 6,0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정상에 올랐다. 전편의 오프닝 3,600만 달러에 훌쩍 뛰어 넘는 기록일 뿐 아니라, R등급(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들 중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로써,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필 로드와 크리스 밀러 감독은 데뷔작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을 시작으로 ‘21 점프 스트리트’, ‘레고 무비’, ‘22 점프 스트리트’까지 연출작 모두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리는 솜씨를 발휘했다. 전체관람가 영화와 19금영화 사이를 오가며 말이다.

2014년 6월 13~15일 북미박스 성적

‘22 점프 스트리트’는 2년 전 개봉한 ‘21 점프 스트리트’의 속편이다. 동명 ‘미드’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전편에 이어 채닝 테이텀과 조나 힐이 작정하고 관객을 웃긴다. 내용은 그리 특별할 게 없다. 잠입 수사를 위해 대학 신입생으로 위장한 두 형사의 좌충우돌 활약상이 주 이야기로 이런 소재를 착용한 영화는 세고 셌다. 하지만 소재가 식상해도 어떻게 풀어 가느냐에 따라 흥행 성패가 결정될 터. ‘22 점프 스트리트’ 완성도에 대한 평단과 관객의 만족도가 상당한 분위기다.

‘22 점프 스트리트’의 1위 등극에는 ‘드래곤 길들이기 2’의 부진도 큰 몫 했다. 현지 전문가들이 예상한 ‘드래곤 길들이기 2’의 오프닝은 6,500만 달러였다. 예상치대로만 나왔다면 1위는 문제없었다. 그런데 같은 기간 5,000만 달러의 부진을 보이며 ‘22 점프 스트리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4년 전 1편이 기록한 오프닝 기록 4,370만 달러보다는 높은 오프닝이라는 점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북미에서는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와 함께 올 여름 극장가를 강타할 영화로 손꼽힌 작품인데, 현재의 분위기로 봐서는 회의적이다.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 볼 필요가 있다.

북미에서 흥행 부진한 ‘엣지 오브 투모로우’

안젤리나 졸리의 갑작스러운 은퇴 발언으로 더 주목받게 된 ‘말레피센트’는 1,900만 달러를 더하며 누적 수익 1억 6,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번 주 제작비를 회수할 것이 확실한 영화는 2억 달러 돌파 도전에 나선다. 한국과의 흥행 온도차가 큰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개봉 2주차에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톰 크루즈에 대한 미국 관객들의 ‘의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기댈 곳은 해외 시장 밖에 없다. 북미시장의 적자를 해외 수익으로 메워가는 분위기다.

지난 주 1위로 깜짝 등장했던 하이틴 로맨스 ‘폰트 인 아워 스타즈’는 67%라는 큰 수익 하락률을 보였다. 하지만 첫 주에 워낙 많이 벌어들인 탓에 여유가 있어 보인다. 누적 수익 8,100만 달러로 제작비의 7배 이상을 북미에서 벌어들인 상태다.

엑스맨 시리즈 북미+ 월드와이드 기록

6위는 시리즈 최고 월드와이드 성적을 기록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다. 북미 성적만 놓고 보면 ‘엑스맨: 최후의 전쟁’, ‘엑스맨 2’에 이어서 세 번째를 기록 중이다. 지금까지 엑스맨들이 벌어들인 북미 수익은 2억 594만 달러, 월드와이드는 6억 6,174만 달러다. ‘고질라’는 뒷심이 살짝 아쉽다. 초반 무섭게 몰아치더니, 누적 수익을 쌓아가는 속도가 느리디 느리다. 하지만 ‘고질라’ 역시 제작비를 모두 회수한 상태다. 벌어들이는 일만 남은 셈이다.

돌아오는 주말 개봉하는 영화 중엔 박스오피스 1위를 위협할만한 작품이 없다. 동명의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긴 ‘저지 보이스’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첫 번째 뮤지컬 연출작 ‘씽크 라이크 어 맨 투’가 찾아온다. 북미 극장가가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개봉을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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