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정도전 뒤바뀐 운명을 지닌 두 남자의 뜨거운 우정

KBS1 ‘정도전’

KBS1 ‘정도전’ 37회 2014년 5월 17일 오후 9시 40분다섯줄 요약
정몽주(임호)는 정도전(조재현)에게 참형 어명을 전하고 함께 술잔을 기울인다. 정도전은 담담히 죽음을 받아들이겠다며 정몽주에게 고마움을 전한다.이성계(유동근)가 낙마했다는 소식을 들은 정몽주는 이성계와 그의 측근들에 대한 본격적인 축출을 시도한다.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은 정몽주를 죽여야한다고 언급하며 구체적인 계획을 도모한다.

리뷰
역사적 운명을 앞둔 두 사랑의 가슴 뜨거운 우정이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옥에 갇힌 정도전을 불러 낸 정몽주는 침통한 모습으로 참형 어명을 전한다. 정도전은 담담했다. 오히려 정몽주를 걱정하며 이성계가 깨어났을 때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라고 권유한다. 슬픔에 잠긴 정몽주가 왜 살려달라고 하지 않느냐며 의아해하자 정도전은 “자네가 따라주는 술 한 잔이면 족하다. 고맙다”라는 인사를 전한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자신이 뜻한 역성혁명의 뜻은 꺾지 않았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는 “백성들은 참으로 나약해 보이지만 더없이 끈질기고 강인한 존재”라며 “그래서 이번이 아니면 그 다음에, 그 다음이 아니면 또 그 다음에, 언젠가 진정한 백성의 나라가 이 삼한 땅에 세워질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런 친구의 모습에 정몽주는 “편히 가시게”라며 정도전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정도전 역시 정몽주에게 “건승을 빈다”며 이별을 고한다. 두 사람의 마지막 대화는 ‘정도전’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힐 듯하다. 향후 역사는 두 사람의 운명을 정반대로 바꿔 놓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서로를 걱정하던 아름다운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될 만한 역사적 순간이기도 하다.

죽음의 문턱에서 조선의 개국공신으로 거듭날 정도전과 끝까지 절개를 지키다 결국 선죽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정몽주 두 사람은 방법론이 달랐을 뿐 백성과 나라를 위한다는 ‘대의’에서 만큼은 뜻을 같이하는 친구이자 동지였다.

조선 개국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결국 친구를 떠나보내는 사람은 정몽주가 아닌 정도전이 된다는 운명을 눈앞에 두고 보여준 두 사람의 우정이 절실하게 빛난 한 회였다.

수다포인트
-남자가 흘리는 뜨거운 눈물은 바로 이런 순간에 마음에 화살처럼 꽂힌다는 걸 정몽주의 눈물을 보며 느꼈습니다.
-어느 풍광 좋은 정자 아래서 술잔을 기울이는 정몽주, 정도전 두 사람의 모습이 애잔한 슬픔을 안겨주네요.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 K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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