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만나기를 원하는 일반 대중들에 대한 구속이다.”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받은 영화 ‘미조’를 연출한 남기웅 감독이 공식 입장을 전했다.
‘미조’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태어나자마자 저주의 굴레에 빠진 한 소녀의 슬프도록 잔인한 복수의 과정을 그린 작품. 올해 전주국제영화를 통해 대중에게 첫 선을 보였다.
‘미조’는 개봉을 6일 앞둔 지난 16일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로부터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사실상 국내 개봉이 불가능하게 됐다. 영등위는 제한상영가 판정 사유로 총 7가지 장면에 대한 지적과 함께 “폭력성의 수위가 매우 높고, 비윤리적인 설정 등 일반적으로 사회윤리에 어긋나며 선정성, 폭력성, 모방위험 등의 요소가 과도하다”고 밝혔다.
또 “태어나자 마자 버림 받은 아이가 친부를 찾아가 복수를 한다는 것과 여자로써 접근해 사랑하게 만들고 죽음으로써 복수를 한다는 설정 자체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 왜곡하여 사회의 선량한 풍속 또는 국민의 정서를 현저히 손상할 우려가 있다”고 제한상영가 등급 이유를 전했다.
이에 남기웅 감독은 “제한상영관도 없으면서 제한상영을 내린다는 게 이 나라에선 상영을 하지 말라는 뜻”이라며 “영등위가 관객에게 내린 윤리다. 본인들이 윤리라고 설정한 것이 우리에겐 비윤리가 된다. 영등위는 ‘미조’의 설정이 비윤리적이라고 말하며 윤리를 세운다. 이건 어떤 한 명의 인간에 대한 구속이 아니라 영화 만나기를 원하는 일반 대중들에 대한 구속”이라고 따졌다.
또 남 감독은 “’미조’는 윤리에 관한 영화다. 그런데 영등위에서는 죽은 윤리를 이야기하기 위해 설정된 것을 본질은 보지 못한 채 겉모습만을 보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 왜곡하여 사회의 선량한 풍속 또는 국민의 정서를 현저히 손상할 우려가 있어서’라고 한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이 세상의 그 어떤 비극보다 비극적이지 못하고, 이 세상의 어떤 잔인함보다 더한 잔인함을 표현하지 못한다”며 “’미조’가 대단한 영화는 아니지만 영등위야 말로 선정적인 표현으로 영화를 말하지 말고 폭력적인 등급 판정으로 폭력을 행사하지 말며 본인들의 윤리야 말로 비윤리가 아닌지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고 되물었다.
마지막으로 남 감독은 “영화상영의 윤리는 간단하다. 관객에게 맡기면 된다. 그게 아름다운 영화상영의 윤리”라며 “’미조’를 다시 한 번 보고 되새김질을 해 보라. 상처를 주고도 아파하지 않는 비윤리적인 인간과 사회에 대한 서글픈 이야기”라고 말했다.
현재 ‘미조’는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으로 개봉이 불투명한 상황. ‘미조’ 감독과 제작진은 영화와 창작자의 가치 그리고 관객들의 권리를 훼손하지 않고 조속히 정상 상영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사진제공. 마운틴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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