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의 거리’ 방송화면

JTBC 월화드라마 ‘유나의 거리’ 2014년 5월 19일 오후 9시45분

다섯줄요약
유나(김옥빈)는 남수(강신효) 패거리들이 조직적으로 훔친 지갑을 다시 빼돌렸다 들켜 쫓기는 처지에 놓였다. 허름한 가게에 숨은 유나는 백수, 창만(이희준)을 만나고 창만이 다친 유나의 발을 치료해준다. 그런 유나에게 창만은 5,000원을 빌리려다 5만원을 빌리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 아무래도 한지붕 밑 이웃이 될 것 같다.

리뷰
전직 소매치기와 백수인 두 남녀가 만났다. 여자는 소매치기에 쫓겼고, 그런 여자를 숨겨준 남자는 백수였다. 남자는 여자의 발을 치료해주며 묘한 케미스트리를 풍겨내더니, 이렇게 말한다. “5,000원만 꿔줄래요?”

집으로 돌아온 유나는 자신이 살고 있는 다세대주택에서 이웃이 자살한 소식을 접한다. 크게 놀라지도 안타까워하지도 않는 유나. 집주인은 한 술 더 뜬다.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 월세가 두 달이나 밀렸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

어떤 삶에 낭만과 동정은 사치다. 그저 살아가는 것 외에 별다른 감정을 느낄 여유가 없다. 그런데도 삶이란 것은 별 수 없어(?) 기필코 드라마가 생기고 만다. 가까운 이들에게도 웃는 얼굴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던 무표정의 유나에게도 5,000원을 빌려달란 ‘쪼다’같은 남자로 인해 드라마가 생기고 말 것이다. 만복(이문식)과 장노인(정종준)이 개업식에서 일장연설을 하며 화려했던 과거를 돌이켜보려 갖은 애를 쓰는 것처럼, 인간이란 아무리 각박한 삶 속에서도 먹고 사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직 소매치기범인 한 여자가 사는 다세대주택을 배경으로 한 ‘유나의 거리’는 카톡이나 5만원권이 대사에 등장하지 않았더라면, 김운경 작가의 1994년작 ‘서울의 달’과 동시대의 이야기라 해도 믿을 정도다. 그만큼 그 시대의 정서를 잘 살려냈는데, 그것이 또 2014년 오늘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무겁게 다가온다. 서민의 삶이라는 것은 20년이 지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말과도 같기 때문이다.

수다포인트
-이희준 씨, BH로 갔다고 별명이 이병헌 된건가요? 그런건가요…
-짬짜면 없어도 그러면 되는 거군요.
-오랜만에 보는 정종준 아저씨, 그렇게 재미없는 도끼와 토끼 이야기도 어쩜 그렇게 맛있게 하시는지요…라고 하려고 했는데 메뚜기 이야기 듣고 취소!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JT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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