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 레드맨은 현존하는 최고의 재즈 색소포니스트로 꼽힌다. 1991년 재즈계 최고의 등용문인 몽크 컴페티션에서 우승(당시 2등 에릭 알렉산더, 3등 크리스 포터)하면서 이름을 알린 조슈아 레드맨은 1993년에 데뷔앨범 ‘조슈아 레드맨(Joshua Redman)’ 이후 완성도 높은 음반을 발표하며 동시대 최고의 재즈 색소포니스트로 자리매김했다. 비밥의 정수를 탐구함은 물론이고 ‘모멘텀(Momentum)’에서는 고도의 그루브를 선보였고 ‘컴퍼스(Compass)’에서는 두 대의 드럼과 함께 다양한 리듬을 연구했다. 최근에는 발라드 앨범을 내놓으며 변신을 꾀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팻 메시니, 찰리 헤이든, 브래드 멜다우, 브라이언 블레이드, 커트 로젠윙클 등 최고의 연주자들과 함께 해왔으며 재즈 공동체 SF 재즈 컬렉티브의 핵심구성원으로서도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5월 17일과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펼쳐지는 ‘서울 재즈 페스티벌’으로 내한하는 조슈아 레드맨의 공연은 이 시대 최고의 재즈 테너 색소포니스트의 연주를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다. 내한을 앞둔 조슈아 레드맨과 서면으로 인터뷰를 가졌다.Q. 2009년에 이어 5년 만에 한국을 찾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 한국을 찾는 소감이 어떤가?
조슈아 레드맨: 정말 기대된다. 한국의 관객은 전 세계에서 최고라고 생각한다. 정말 열광적인 반응을 잊을 수가 없다. 다시 가게 되어 정말 기쁘다.
Q. 1992년에 처음 한국에 왔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이 몇 번째 한국공연인지 알고 있나?
조슈아 레드맨: 한국은 서울만 가봤는데, 이것이 세 번째인 것 같다. 트리오와 함께 갔었고 내 밴드와 마지막으로 갔던 것이 2005년이라고 기억한다.
Q. 근황은 어떤가?
조슈아 레드맨: 잘 지내고 있다. 지금은 70~80년대 나이지리아 펑크 뮤지션인 윌리엄 오니예보(William Onyeabor)의 음악을 연주하는 아토믹 봄!(ATOMIC BOMB!)이라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에 있다. 윌리엄 오니예보와 함께 연주를 하는 것은 아니고 그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것이다. 데이빗 번(David Byrne)이 노래를 하고 그 외 많은 대단한 실력을 가진 밴드 멤버들과 연주하고 있다. 이것은 재즈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상당히 재미있다. 가끔 이렇게 재즈가 아닌 것을 해보는 것도 참 즐겁다.
Q. 이번에 조슈아 레드맨 퀄텟으로 내한한다. 밴드 멤버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조슈아 레드맨: 어마어마한 뮤지션들로 구성된 그룹이다. 피아노를 담당하는 애런 골드버그(Aaron Goldberg)와 베이스를 담당한 루벤 로저스(Reuben Rogers)는 오랫동안 나랑 연주해 온 뮤지션이다. 이번 퀄텟의 드러머는 나와 오래 함께 했던 그레고리 허치슨(Gregory Hutchinson) 대신에 떠오르는 젊은 세대의 대단한 드러머인 마커스 길모어(Marcus Gilmore)라서 더욱 기대된다. 이 퀄쳇으로 이번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서 오리지널 곡과 편곡된 스탠더드들, 그리고 신곡들을 주로 연주할 계획이다. 많은 창조적인 유연성이 넘치는 공연이 될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Q. 최근 앨범 이야기를 해보자. 작년에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발라드 앨범 ‘워킹 셰도우즈(Waking Shadows)’를 발표했다. 항상 도전적인 음악을 들려줘온 당신이 발라드 앨범을 낸 것은 다소 의외였다. 어떻게 이 앨범을 내게 됐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조슈아 레드맨: 그것은 발라드 앨범이다. 라이브로 연주할 때 난 주로 발라드를 연주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번쯤은 내 음악적 개성에 집중된 앨범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좀 더 서정적이고 로맨틱한 면이 강조되며 선율적이고 감성적인 표현이 담긴. 내가 정말 해보고 싶었던 것이었다.
Q. 이번 공연에서도 이 앨범에 실린 발라드를 들어볼 수 있나? 이번 공연은 지난 내한공연과는 어떻게 다를까?
조슈아 레드맨: 이번에는 ‘워킹 셰도우즈’에 담긴 곡들과 앞서 말했듯이 오리지널 곡과 편곡된 스탠더드 곡들, 그리고 신곡들을 연주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곡을 할지는 무대로 걸어올라 가기 전까지는 나도 모른다.
Q. 1993년에 데뷔앨범 ‘조슈아 레드맨(Joshua Redman)’을 발표했으니 이제 데뷔 20주년을 넘겼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면?
조슈아 레드맨: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가지고 있지 않다. 내 음악 인생에 서열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밤이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공연했던 모든 연주를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나는 현재에 살고 있고 이 순간에 몰입하고자 한다. 그래서 매일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Q. ‘프리덤 인 그루브(Freedom In Groove)’ ‘패시지 오브 타임(Passage of Time)’ ‘모멘텀(Momentum)’ 등 도발적인 앨범들을 내왔다. 가장 아끼는 앨범이 있다면? 그 이유는?
조슈아 레드맨: 대답하기 정말 어렵다. 사실은 잘 모르겠다. 모든 앨범이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브라이언 블레이드, 크리스천 맥브라이드, 브래드 멜다우와 함께 한 무드 스윙스(Mood Swings)라는 앨범이 있다. 아마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은 앨범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준 앨범이고, 또한 내 마음에도 특별히 자리 잡은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골라야 한다면 그 앨범이 아닐까? 또한 팻 메시니, 찰리 헤이든, 빌리 히긴스와 함께 한 앨범도 있다. 그것은 나에게 정말 중요한 앨범이다. 그 거장들과 연주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만으로 영광인데, 그들은 나에게 격려와 후원, 그리고 끊임없이 영감을 주었다. 최근에 나온 ‘워킹 쉐도우스’ 역시 가장 자랑스러운 앨범 중 하나다. 내가 전작들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내 음악적 개성의 한 단면을 표출해낸 유일한 앨범이라서 그렇다.
Q. 세상을 떠난 연주자를 포함해 가장 함께 잼세션을 해보고 싶은 연주자를 한 명 꼽는다면?
조슈아 레드맨: 글쎄. 나는 이미 너무나도 많은 위대한 연주자들과 연주를 해본 경험을 가진 운이 좋은 사람이라서 그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기회만으로도 다른 것과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내 마음속의 친구이자 음악의 명인들이다. 물론 같이 연주해 보고 싶은 뮤지션들도 꽤 있다. 그 중에 내 우상 같은 뮤지션들도 있고. 그러나 나는 이미 놓친 기회 혹은 해보지 못한 기회에 집중하기 보다는 앞으로 위대한 뮤지션들과 가능한 많이 연주를 해보고자 노력하고 싶다.
Q. 가장 존경하는 연주자가 소니 롤린스라고 대답한 것을 인터뷰에서 봤다. 그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젊은이처럼 연주를 한다. 당신도 그렇게 되는 것이 목표인가?
조슈아 레드맨: 그는 가장 위대한 살아있는 즉흥 연주자 중 한 분이자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이다. 그에게 늘 경의를 표한다. 그가 나와 색소폰, 그리고 음악에 끼친 영향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연주하고 싶다. 하지만 아직 그 옆에 앉아서 얘기를 나눠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에게 남은 목표가 과연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Q. 향후 계획은?
조슈아 레드맨: 올해 두 개의 앨범을 계획하고 있다. 하나는 여름에 라이브 음반을 구상 중이고 가을에는 제임스 팜(James Farm)과 함께 하는 음악을 생각하고 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프라이빗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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