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들이 돌아왔다. 2000년대 초반 국민그룹이라 불리며 인기를 구가했던 god가 신곡을 발표했다. god로서는 2005년 7집 ‘하늘 속으로’ 이후 9년 만의 신곡이며 탈퇴했던 멤버 윤계상까지 완전체로는 무려 12년 만의 신곡이다. 8일 신곡 ‘미운오리새끼’는 공개되자마자 음원사이트 1위를 차지하며 다시 한 번 god의 위엄을 보여줬다.
god는 왜 이제야 다시 돌아왔을까. 혹자는 god의 노래와 컴백을 두고 ‘추억팔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제 와서 재결성이 다른 꿍꿍이가 있지 않느냐는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있고, 7월 콘서트까지 한시적 재결성의 의미를 묻는 사람도 있다.
‘추억팔이’라고? 맞다. 멤버 김태우도 신곡 공개를 앞두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도 반나절 후에 15년 전으로 돌아가봐요. 우리 서로 다른 곳에 있지만 내일 ‘미운 오리새끼’ 들으면서 함께 그때를 기억한다면 그것으로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라며 추억에 젖었음을 느낄 수 있다. 손호영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느낌도 살짝 났다. 멤버들끼리도 얘기하면서 어쩜 우리 하나도 안 변했냐며 웃기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god였기에 가능한 추억팔이였고, 성공이었다.
‘미운오리새끼’에는 god가 데뷔곡 ‘어머님께’부터 들려줬던 그 감성, 그 스타일 그대로 담겼다. ‘어머님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거짓말’, ‘길’ 등에서 보여줬던 미니멀한 사운드와 인간적인 메시지가 담긴 것. 만약 god가 야심차게 최신 트렌드에 맞는 일렉트로닉 음악이나 힙합 댄스곡을 발표했다면 그것이 먹혔을까? ‘미운오리새끼’를 다른 가수가 발표했다면 1위를 할 수 있었을까? god와 ‘미운오리새끼’였기에 가능한 1위였다.
god는 ‘미운오리새끼’에서 예전의 랩 스타일과 창법을 그대로 선보이지만, 안정감과 완성도만큼은 진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배우 윤계상의 내레이션은 심금을 울리고, 김태우와 손호영은 그간 솔로가수로 쌓은 역량을 더욱 펼쳤다. 데니안과 박준형 특유의 나지막한 래핑은 더욱 쫄깃해졌다. 그중 ‘미운오리새끼’의 신의 한 수는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들리는 윤계상의 내레이션이다. 탈퇴했던 멤버 윤계상이 시작을 장식하니 god를 그리워했던 팬들의 감성을 더욱 자극한다.
god 관련 추억을 묻는 질문에 달린 페이스북 댓글들
2012년 tvN ‘응답하라 1997’이 부른 복고 열풍을 생각한다면, god의 1위는 어쩌면 예상 가능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god 컴백이 알려지자 SNS는 추억 공유의 장으로 변했다. 마찬가지로 추억에 빠져들었던 기자가 단순한 궁금증으로 던졌던 SNS 한 마디에 지인들이 저마다 자신의 사연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새삼 더 깊은 추억에 빠져들게 됐다. god 팬들이 다시 꺼낸 사연은 god팬만이 아니라 1세대 아이돌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들이었다. god의 컴백은 H.O.T, S.E.S, 젝스키스, 핑클 등 활동하지 않는 1세대 그룹 팬들의 마음까지 동화시켰다.1세대 아이돌 중 유일하게 현재까지 활동하는 그룹으로는 신화가 있다. 지난해 텐아시아가 신화창조 다음카페 운영진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응답하라 1997’을 보면서 많은 1세대 아이돌의 팬들이 추억팔이를 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추억이 현재진행형이다”며 신화라는 존재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god의 등장도 마찬가지 아닐까. 서랍 속 추억으로 잠들어 있던 존재가 다시 나타난 순간, 생기는 반가운 에너지 말이다.
god도 2000년 초반 활동했던 팬들도 추억에 젖어 현재를 즐기고 있다. god ‘미운오리새끼’ 1위의 원동력에는 1세대 아이돌을 향한 추억의 힘, 공감의 힘이 들어있다.
god가 부른 추억② 2001년 3월 26일 vs 2014년 3월 26일, 팬문화의 변화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페이스북 캡처, 싸이더스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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