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시나위의 리더 신대철이 추진하고 있는 ‘바른음원유통협동조합’(이하 바음협)이 윤곽을 드러냈다.
신대철은 30일 국회 문화관광산업연구포럼(공동대표 국회의원 김재윤, 장윤석) 주최, 최민희 의원 주관으로 국회의원회관 1세미나실에서 열린 토론회 ‘음원시장의 창작자 권리, 어떻게 지킬 것인가’ 발제에서 ‘바음협’에 대해 설명했다.
신대철은 “지난 4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나라 음원 유통산업의 불합리성을 알리는 글을 게재했다. 많은 분이 그 글에 호응해주시고 공감을 나타내주셨다. 아마도 대중음악 콘텐츠 생산의 주체가 되는 음악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금액이 상식선에 훨씬 못 미친다는 점과 터무니없는 수익 분배구조에 놀라셨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환경이 지속된다면 우리나라 음악계에는 더 이상 의미 있는 음악가가 나오기 힘들어진다”라며 “그래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음원유통협동조합을 만들려는 것이다. 생산자에게 더 많이 돌려주는 형태로 사업을 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바음협’을 설립하기 위한 추진위원회가 만들어진 상황이다. 윤종훈 바음협 추진위원회 위원은 “신대철 씨와 함께 협동조합을 함께 고민하다가 현재 음원시장은 독과점의 폐해가 핵심이라고 봤다. 바음협은 바른 소비 형태를 이끌어내 궁극적으로는 뮤지션의 권익 보호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현재 디바이스를 제작 중이다. 올 가을부터는 서비스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은 음원시장에서 협동조합이 이야기되는 이유에 대해 “지금까지는 1차 산업 및 금융·소비 부문 등 제한적인 영역에서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업종에서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며 “바음협은 소비자(조합원)의 지지를 바탕으로 창작자들을 지원하고 기존 음원유통시장의 법규와 관행을 변화시키기 위한 시장개선 운동과 캠페인을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음협은 기존의 멜론, 소리바다와 같은 음원사이트와 유사한 플랫폼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그 틀 안에서 지금의 부당한 수익 분배 구조를 개선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윤 위원은 “바음협의 음원 유통서비스는 기존의 멜론과 같은 업체들과 경쟁이 가능한 수준의 플랫폼을 구축해 음원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예정”이라며 “국내 출시된 주요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의 OS를 모두 지원하며 모바일 환경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확대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멀티 디바이스 환경을 구축”할거라 설명했다.
윤 위원은 “바음협도 일반 음원사이트와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업계 1위가 아닌 업계 공정성을 위해 음원 서비스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대철
정액제 및 덤핑 판매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재 음원시장에 대해 신대철은 “어떤 분들은 이렇게 질문한다. ‘왜 음악계는 이러한 시장 판도에 대처하지 못했나?’ 제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수요가 모든 예측을 앞질렀다”라고 말했다. 즉, 급격히 성장하는 온라인 수요를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고, 그러한 시장의 변화에 속수무책 주도권을 빼앗기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냅스터를 통해 온라인 음원시장이 먼저 발달한 미국의 경우는 어땠을까? 신대철은 “미국에는 구세주가 있었다. 애플에서 쫓겨났던 스티브 잡스의 귀환”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가 2001년에 선보인 아이팟은 아이튠즈와 연동하며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아이팟은 1억대가 넘게 팔려 나갔으며 아이팟에 넣을 수 있는 MP3 음원도 함께 판매됐다”라며 “음원 다운로드 방식인 아이튠즈에서 매년 1억5천만 곡 이상이 팔려나갔다. 이때부터 시행한 애플의 7대3(수익 배분율) 정책 덕분에 미국의 전통적인 음반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신대철은 바음협 추진과 함께 음원을 정가에 판매하는 정가제를 제안했다. 신대철은 “출판이나 영화나 모두 정가가 존재한다. 그런데 음악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되는 순간 혹은 다운로드로 판매가 되는 순간에도 정가라는 것이 없다. 음원서비스업체가 만들어 놓은 상품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며 “만약 모든 영화를 한 달에 만원만 내면 모두 볼 수 있다고 한다면 영화계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그런데 음악만큼은 왜 예외가 되는 걸까?”라고 개탄했다.
신대철은 “정가제의 시행이 시급하다”라며 “현재 음원 서비스 사업은 도입, 성장을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엇다. 이때 업계를 주도하는 1위 업체가 소위 ‘가격 후려치기’ 등으로 시장의 가격을 마음대로 좌지주이한다면 후발업체의 진입장벽은 높아지고 성숙기를 무한대로 늘려놓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음악 산업은 영원히 디바이스 산업에 종속되는 결과로 귀착될지 모른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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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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