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아이즈, 별에서 온 그대, 너의 목소리가 들려, 보고싶다, 응답하라1994, 해를 품은 달(왼쪽부터 오른쪽, 위에서 아래)

드라마와 첫사랑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서툴고 어린 나이에 겪는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고 추억으로 남는 경우가 더 많다. 이 때문에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이 첫사랑의 법칙이라며 널리 알려졌을 정도. 드라마들은 이 같은 환상을 채우려는 듯 유독 첫사랑의 이야기를 자주 다루고, 이들의 사랑이 맺어지는 결말을 그려내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 속에서 만큼은 첫사랑이 가장 완벽한 짝이며 이들의 운명적인 사랑은 언제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들만 해도 첫사랑의 연인을 다룬 드라마들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다시 한 번 복고 열풍을 불러 일으킨 케이블 채널 tvN ‘응답하라 1997′은 20살 대학생들의 첫사랑에 대한 열병을 다뤘다. 극중 등장한 신촌 하숙집 식구들은 모두 첫사랑을 이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여주인공 성나정(고아라)은 자신의 첫사랑 쓰레기(정우)와 결혼에 골인했다. 칠봉이(유연석)가 마지막까지도 나정의 남편감 후보로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했지만, 결국 첫사랑의 승리로 끝났다. 삼천포(김성균)와 조윤진(도희)은 티격태격 캠퍼스 커플에서 결혼에 골인했고, 해태(손호준)도 방황 끝에 첫사랑 애정(윤서)에 정착했다. 빙그레(바로)도 성정체성을 두고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했지만 대학 선배 진이(윤진이)와 사랑에 빠졌다.

전작인 ‘응답하라1997′에서도 ‘첫사랑’이 가장 핵심적인 주제였다. 윤윤제(서인국)의 성시원(정은지)을 향한 첫사랑의 시작, 시원이 자신의 형과 사귈 때마저 멈출 수 없었던 윤제의 외로운 가슴앓이를 모두 지켜 본 시청자들은 두 사람이 이뤄지길 간절히 바랐다. 결국 윤제와 시원이 이뤄지는 결말로 첫사랑의 법칙을 뒤집었다.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뜨거운 열풍을 일으킨 SBS ‘별에서 온 그대’는 외계인 도민준(김수현)과 여배우 천송이(전지현)의 사랑이라는 이색 소재로 화제를 모았다. 재밌는 점은 외계인과 톱 여배우인 두 사람이 서로 첫사랑이라는 점이다.

도민준은 지구에 온 첫날 만난 소녀를 400년간이나 가슴에 품고 있었고, 이 때문에 소녀와 닮은 천송이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명확히 확인 되지는 않았지만 그 소녀가 바로 천송이의 전생이라는 암시를 주기도 했다. 천송이 역시 어린 시절 교통사고를 당할 뻔 한 자신을 구해 준 남자를 잊지 못했는데 그 남자가 도민준이었다. 외계인과 인간이라는 종을 뛰어 넘은 사랑이라는 것만으로 놀라운데, 그것이 첫사랑이라는 설정이 놀라움을 더한다.

SBS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랴-상속자들’ 또한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첫사랑을 다룬 드라마였다. ‘상속자들’은 주어진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 삶을 살던 10대 재벌 후계자들이 첫사랑을 앓으면서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성장기를 그렸다. 저돌적인 10대들의 첫사랑을 동화처럼 아름답고 순수하게 그려내면서도, 이를 현실적인 갈등을 뒤섞어 유치하지 않게 풀어내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를 끌어 안았다.

이종석은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어린 시절 자신을 구해준 장혜성(이보영)을 그리며 평생을 살아온 초능력 소년 박수하로 분해 여심을 사로잡았다. 아버지를 살해하고 자신도 죽이려던 범인에게서 그를 구해주고, 법정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증언해 준 혜성에게서 첫사랑을 느꼈다. 이후 수하는 모든 힘을 장혜성을 지키는 데 쓰겠노라고 다짐했고, 운명적인 재회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고 사랑을 이룰 수 있었다.

2012년 최고의 화제작 ‘해를 품은 달’도 따지고 보면 지독한 첫사랑의 이야기다. 조선시대 가상의 왕 이훤(김수현)은 어린 시절 자신의 비가 될 운명이었던 연우(한가인)의 죽음 이후 차갑게 마음을 닫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왕과 액받이 무녀로 다시 만났고, 운명을 거스를 수없다는 듯이 다시 사랑에 빠졌다. 연우는 갖은 시련을 겪고 결국 왕비가 돼 본래 자신의 자리를 되찾았다.

MBC ‘보고 싶다’도 14년만에 다시 만난 첫사랑의 숨바꼭질 같은 사랑을 그렸다. 한정우(박유천)은 이수연(윤은혜)와 어린 시절 풋풋한 첫사랑에 빠지지만 불의의 사고를 겪고 상처만 남은 채 헤어졌다. 시간이 흘러 29살이 된 정우는 신분을 바꾼 수연과 운명적으로 재회하게 된다. 과거의 기억 때문에 괴로운 수연은 그를 외면하지만, 두 사람은 결국 상처를 딛고 결혼에 골인했다.

최근엔 SBS 주말드라마 ‘엔젤아이즈’가 첫사랑의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풀어 내며 호응을 얻고 있다. ‘엔젤아이즈’는 별을 좋아한 소녀와 그에게 빛이 돼주고 싶었던 소년이 12년 간 헤어졌다가 운명적으로 다시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상윤과 구혜선은 각각 미국에서 유능한 응급외과의 딜런 박이 돼 돌아온 박동주와 첫사랑 동주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119 응급구조사로 성장한 윤수완 역을 맡아 디테일한 첫사랑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두 사람의 열연과 섬세한 연출, 첫사랑의 풋풋함이 묻어나는 스토리는 30~40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일조했다. 28일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에 따르면 ‘엔젤아이즈’ 6회는 30~40대 남성 평균 22.5%, 30~40대 여성 평균 28%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

지난 27일 방송된 ‘엔젤아이즈’ 6회에서는 수완(구혜선)이 동주(이상윤)의 어머니 정화(김여진) 비석 앞에 놓여진 MP3를 듣고 그동안 동주의 말이 모두 거짓임을 확인했다. 결국 수완은 미국으로 돌아가려는 동주를 붙잡았고 두 사람은 서로 포옹, 두 사람의 본격적인 러브라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SBS,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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