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극장가에 거미줄을 쳤다. 마블의 인기 캐릭터를 내세운 작품이자, 전국 485만 명을 동원한 작품의 후속편이다. 관객의 눈길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발걸음이 가벼워 보이지만은 않는다. 현빈을 앞세운 ‘역린’이 일주일 시간차를 두고 출격하기 때문이다.

사실, 5월 황금연휴 극장가를 노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와 ‘역린’의 신경전은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앞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4월 30일이었던 개봉일은 4월 23일로 앞당겼다. 소니는 “팬들의 열렬한 성원에 부응하고자 개봉일을 앞당긴 것”이라고 했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얼마 없었다. ‘역린’과의 정면승부를 피하기 위해 개봉 일을 조정했다는 것이 영화계의 생각이다. ‘역린’ 역시 속이 타들어가기는 마찬가지다. 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이례적으로 개봉을 3주나 앞둔 지난 7일 예매를 시작했다. “현빈 팬들의 요청이 쇄도한 탓”이라고 했지만, 선점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어쨌든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개봉일 변경이라는 초강수를 둔 거미인간이 시장을 선점한 후 쾌속질주 할지, 일찍 예매를 오픈하며 관심 붙들기에 성공한 ‘역린’이 뒤집기를 선보이며 승승장구할지, 업계의 생각을 들어봤다.

‘역린’은 사공이 너무 많아 산으로 간 경우다. 선택과 집중의 묘를 발휘하지 못한 캐릭터의 나열이 패착을 불렀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은 전편을 능가하는 어메이징함은 없다. 그러나 활강 액션으로 무장한 볼거리는 여전히 한국 관객에게 매력적이다. 두 편 다 기대치와의 전쟁이다. 뭘 기대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만족감을 줄 듯.
김지혜 ( 기자)


정통 사극과 히어로 물이라는 점에서 ‘역린’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를 찾는 관객의 요구는 분명할 것이다. 몰입도와 재미 면에서 두 작품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만큼 장르적 특징과 선호도에 따라 관객이 움직일 듯 보인다. 다만 사극 영화에서는 신선한 소재인 정조를 다뤘다는 점, 현빈의 연기 변신에 대한 관심도 면에서 ‘역린’이 흥행에 더 가까울 것으로 예상한다.
이선필(<오마이스타> 기자)

미국 히어로 블록버스터와 한국 기대작의 대결은 언제나 흥미롭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전작이 한국에서 성공한 흥행보증수표이고, ‘역린’은 올해 첫 사극블록버스터로 최근 한국영화에 목마른 관객들에게 갈증을 풀어줄 작품이다. 여기서 굳이 승자를 예측하자면, ‘다크나이트’와 ‘도둑들’이 붙었던 2년 전처럼 한주 늦게 시작하는 전략을 택한 ‘역린’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더군다나 일반관객들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연휴주는 ‘역린’의 개봉주이다. 변수라면 같이 개봉하는 ‘표적’
A(배급사> 홍보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와 ‘역린’의 완성도는 사실 비슷한 수준이다. 만족스러운 부분도, 실망스러운 부분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거미 인간보다는 화제의 중심에 있는 현빈이 우세하지 않을까 싶다. 5월 황금연휴를 몰아치기에도 ‘역린’의 개봉일이 조금 더 유리해 보인다.
황성운(<텐아시아> 기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전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새로운 시리즈를 위한 캐릭터 설정과 주변 관계 묘사에 집중했던 만큼 이번 속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새롭게 리부트된 프랜차이즈가 보여줄 수 있는 걸 총동원하는 인상이다. 그만큼 화려하고 극적이다. 지나친 중압감과 고독을 묘사한다기 보단 캐릭터에 걸맞은 감정을 극적으로 고조시키는데 예상보다 비극적이고 과감해 보이는 결말부의 클라이맥스는 이 시리즈의 미래를 제대로 당기는 방아쇠나 다름없다. 시리즈의 청사진을 그리는 본격적인 신호탄이란 면에서도 만족스럽고 기대된다. 아이맥스 3D로 볼 때 더더욱 만족할 만한 비주얼 효과는 좋은 밑천이다. 대작다운 화려함도, 캐릭터 무비로서의 매력도,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도 모두 챙긴다. 무엇보다도 ‘어벤져스’가 폭발시킨 히어로 무비에 대한 기대감을 만족시키는데 부족함이 없다.
민용준(<엘르 코리아> 피처 에디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전작보다 진일보했지만 마블 스튜디오의 히어로물로 인해 눈높이가 올라간 관객들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 ‘역린’은 황인뢰, 오종록, 안판석 등으로 이어진 스타 PD 출신 감독들의 스크린 진출이 당면했던 한계를 여전히 극복하지 못한다. 한주차로 개봉한다는 이유로, 장르도 국적도 다른 두 영화의 흥행을 비교, 예측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유명 프랜차이즈 시리즈, ‘역린’은 멀티캐스팅을 앞세운 블록버스터 사극이라는 이유만으로 개봉 첫 주에는 기본적인 관객들의 관심을 받을 것이란 사실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단지 5월 초 연휴로 인해 투자/배급사와 제작사들이 기대한 만큼의 폭발적인 흥행은 두 편 모두 힘들어 보인다.
정환 (<무비스트> 기자)


영화를 보고 나면 명쾌해질 줄 알았다. 그런데 오히려 반대다. ‘역린’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둘 다 기대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미의 편차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 두 영화의 싸움에서 변수는 (‘역린’과 같은 날 개봉하는)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아직 ‘표적’ 시사회가 열리지 않은 상태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표적’이 잘 나왔을 경우 승자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도 ‘역린’도 아닌 ‘표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잊지 말자. 2013년 초반기 극장가의 최후 승자는 기대작 ‘베를린’도 ‘신세계’도 아닌, 크게 조명 받지 못했던 ‘7번방의 선물’이었다. ‘표적’의 주인공이 ‘7번방의 선물’ 류승룡인 것은 우연일까.
정시우(<텐아시아> 기자)

글. 정시우 siwoorain@tena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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