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부터 시계방향) ‘갑동이’, ‘신의 선물-14일’, ‘쓰리데이즈’ 포스터
2014년 안방극장은 멜로드라마와 가족드라마가 지배적이던 기존 분위기를 깨고 장르물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뱀파이어 검사’, ‘특수사건전담반 TEN’ 등 다양한 색깔의 드라마를 만들어 온 CJ E&M은 tvN 금토드라마 ‘갑동이’로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갑동이’는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일탄연쇄살인사건을 다루는 추리 수사물로 사건 후 17년 만에 다시 돌아온 갑동이와 그를 추적하는 형사 하무염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11일 첫 회에서는 살인범 갑동이라는 누명을 쓰고 죽은 아버지 하일식 때문에 형사가 된 하무염(윤상현)의 과거, 그리고 당시 갑동이 사건을 맡았던 담당형사 양철곤(성동일)과 하무염의 대립각을 다뤘다. 누구보다 갑동이를 잡고 싶어 한 하무염은 한 치료감호소에서 “내가 진짜 갑동이다”라는 섬뜩한 낙서를 발견했다. 방송 말미에는 17년 전 갑동이 연쇄살인사건과 유사한 살인사건이 예고돼 궁금증을 자아냈다.
‘갑동이’를 통해 그간의 코믹한 이미지를 벗고 연기 변신을 시도한 윤상현은 하무염의 고독과 상처, 분노의 감정 등을 흡입력 있는 눈빛으로 표출해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와 맞서는 양철곤 역의 성동일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분위기를 압도했으며, 비밀을 간직한 치료보호소 정신과 전문의 오마리아 역의 김민정도 이중적인 매력으로 시선을 모았다. 사이코패스 성향을 감춘 채 살아가는 류태오 역의 이준은 섬뜩한 표정 연기로 긴장감을 자아냈고, 하무염만을 바라보는 웹툰 작가 마틸다 역의 김지원은 색다른 이미지로 기대를 높였다.
‘갑동이’는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살인사건을 내세우기 보다는, 우선 비밀과 사연을 감추고 있는 각각의 인물들을 조명함으로써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배우들은 새롭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지상파에서는 SBS가 장르물 드라마 붐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주군의 태양’, ‘너의 목소리가 들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 ‘별에서 온 그대’ 등 로코물의 연이은 흥행으로 큰 성과를 거둔 SBS는 장르물 드라마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현재 SBS는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과 수목드라마 ‘쓰리데이즈 ‘ 등 장르물 드라마 연속 편송을 통해 통해 타사 드라마와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보영이 주연을 맡고 있는 ’신의 선물-14일’은 아이를 잃은 엄마가 과거로 돌아가게 되며 그리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여주인공 김수현(이보영)은 극중 유괴범에게 어린 딸을 잃은 뒤 아이를 따라 죽고자 강에 몸을 던지지만, 깨어나 보니 사건 2주전으로 타임리프한 상황에 처한다. 이후 그녀는 2주후 일어날 사건에 앞서 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신의 선물’ 13회에서 김수현은 대통령 김남준(강신일)의 손녀 목에 칼을 겨눠 긴장감을 선사했다. 그는 딸 한샛별(김유빈) 유괴가 대통령과 유괴범이 함께 벌인 정치적 쇼로 짐작, 이에 대통령 손녀를 인질로 삼고 협박에 나섰다. 샛별의 유괴 뒤에 감춰진 거대한 음모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예측못한 결과를 향해 다가가고 있다.
‘쓰리데이즈’는 세발의 총성과 함께 실종된 대통령을 지키려는 경호원의 활약을 그린 미스터리 서스펜스 멜로 드라마. 국내 장르물의 대가로 불리는 김은희 작가와 ‘뿌리깊은 나무’에서 남다른 연출로 호평받은 신경수 감독이 의기투합하고 손현주, 윤제문, 장현성 등 관록의 배우들과 박유천, 박하선, 소이현, 최원영 등 젊은 배우들의 화려한 캐스팅도 관심을 모았다.
방송 시작 당시에는 분위기가 다소 무겁다는 평을 듣기도 했으나 반전을 거듭하는 흥미로운 스토리가 시청자들을 강하게 끌어당기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는 이동휘 대통령(손현주)와 김도진(최원영)의 대결이 본격화되면서 시선을 모았다. 김도진의 폭탄 테러를 막기 위한 한태경(박유천)과 윤보원(박하선)의 활약과 더불어 러브라인이 곁들여지며흥미를 더했다.
특히 ‘쓰리데이즈’는 11일 방송 분이 시청률 1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장르물이 다양한 시청자들을 끌어 안기 어렵다는 한계를 이겨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쓰리데이즈’ 김은희 작가의 전작인 ‘싸인’, ‘유령’ 등이 작품성에 대해 호평받긴 했으나 시청률 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시청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색다른 스토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장르물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안방극장에 불어닥친 반가운 장르물의 역습 속에서 더욱 다양한 시도의 드라마들이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신의 선물’, ‘쓰리데이즈’, ‘갑동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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