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밀회’ 스틸

스무 살 청춘의 남자와 마흔 살 여인의 사랑을 다룬 드라마 한 편이 화제의 중심에 놓여있다.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는 스무 살 미혼의 청년과 마흔 살 유부녀의 금기시된 사랑을 가파른 속도로 그려나가고 있다.

실제로도 열아홉 나이차가 나는 배우 김희애와 유아인의 캐스팅부터 화제가 된 이 드라마가 대중을 흔든 이유는 무엇일까. 금기시된 사랑이 가진 폭발적인 힘? 젊음과 늙음의 극명한 대비를 통한 허무? 그 역시도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을 테지만, 이 드라마가 대중을 매료시킨 가장 큰 이유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이들의 사랑이 바로 내 눈 앞에서 나 자신을 설득하기 때문 아닐까.

‘밀회’의 비밀스러운 만남이 불륜이라는 오명으로 읽히지 않고 대중의 마음을 두드린 이유는 두 인물, 오혜원과 이선재를 통해 인생이라는 길고도 짧은 여정 속에 잃어버리고 만 순수의 가치를 돌이킬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밀회’를 조금 더 세심히 뜯어보고자 한다. 그럴 필요가 있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뜨거운 드라마 ‘밀회’의 중심에는 ‘클래식’이라는 소재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전문 연주자들이 있다. 특히 ‘밀회’는 기획 단계부터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박종훈, 미국 버클리 음대 출신의 꽃미남 피아니스 신지호, 재즈피아니스트 진보라, 실제로 가천대 관현악과 첼로 전공 4학년인 장시은 등 다수 연주자를 캐스팅해 눈길을 끌었다.

‘밀회’의 연출을 맡은 안판석 PD는 이들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지만, 대부분의 방송 관계자들은 “전문 연주자의 출연은 ‘밀회’의 구성의 절대적인 요소”라고 답했다. 극 중 ‘밀회’의 이야기가 국내 최고인 서한음대와 서한예술재단을 배경으로 펼쳐진다는 점과 바흐의 ‘평균율 846번’, 리스트의 ‘파가니니 4번’,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판타지아’, 베토벤의 ‘열정 소나타’ 등 전문 연주가도 어려워하는 곡이 다수 등장한다는 점에서 전문 연주자의 참여는 필연적이었다는 이야기다.

JTBC ‘밀회’ 스틸 속 피아니스트 신지호

그렇다면 이런 연주자들은 어떻게 ‘밀회’의 출연을 결정하게 된 것일까. 앞서 KBS2 ‘사랑비’(2012)를 통해 연기자로 대중을 만난 신지호를 제외한다면, 모두가 첫 연기 도전이라는 점에서 출연 과정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각 배역이 짧게 카메오로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밀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는 점에 연기력을 배제한 채 연주자를 캐스팅을 할 수도 없었을 터.

‘밀회’의 한 관계자는 텐아시아와의 전화에서 “‘밀회’에 출연하는 모든 연주자들은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클래식을 다루는 작품의 특성을 살리려고 안 PD와 정성주 작가가 논의를 진행했고 그 결과 전문 연주자를 섭외하기로 했다”며 “다만 극에서 맡은 역할이 작지 않기 때문에 ‘경쟁’이 목표라기보다는 ‘적합성을 판단’하는 의미에서 출연 의사를 타진한 일부 연주자들에 한해 오디션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클래식 연주자들을 한데 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밀회’를 통해 클래식과 대중 간의 거리를 좁히려는 이들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의 정재욱 대표가 ‘클래식 홍보’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클래식’이라는 소재를 드라마의 전면에 내세운 ‘밀회’에 큰 관심을 보였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전문 연주자들을 추천하는 등 ‘밀회’와 ‘클래식’ 간의 가교 역할을 자처했다.

JTBC ‘밀회’ 스틸

관계자는 “사실 ‘밀회’ 입장에서는 연주 장면이 다수 등장하기 때문에 리얼리티를 위해 연주자들의 출연이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배우도 아닌 연주자들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대단한 결단이 필요하다. 이 정도의 캐스팅이 가능했던 이유는 음악 관계자들과 출연 연주자들 모두 클래식을 대중에게 좀 더 친숙하게 알리는 데 뜻을 모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쉽지 않은 작업에도 현장에서는 배우와 뮤지션들이 ‘아티스트’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교감한다. 연주자들도 작품의 흥행 여부를 떠나 무척 유쾌하게 작업을 즐기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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