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남자, 참 뜨겁다. 10년간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던 ‘스타크래프트의 전설’ 홍진호는 최근 케이블채널 tvN ‘더 지니어스’ 시리즈에 출연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또 그는 얼마 전 유명 스타들만 출연할 수 있다는 MBC ‘나 혼자 산다’ 속 소코너 ‘더 무지개 라이브’에도 얼굴을 비치며 유명세를 입증했다. ‘더 지니어스’ 시즌1 방송이 끝난 지 8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비록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이하 ‘더 지니어스2’)에서는 7회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홍진호가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얻은 소득은 우승 상금 그 이상이다. 그가 게임과 관계가 없는 SBS 파워FM ‘케이윌의 영스트리트’, tvN ‘김지윤의 달콤한 19’에서 고정 게스트로 활약 중인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듯, 그를 향한 방송가 사람들의 관심은 ‘더 지니어스2’의 인기에 편승한 일시적인 성질의 것이 아니다. 방송인으로서 이제 첫발을 내디딘 홍진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까닭이다.

그런 홍진호가 인생의 힘들고 기뻤던 순간을 함께했던 음악 다섯 곡의 리스트를 텐아시아에 전했다. 프로게이머 시절의 곡부터 최근 고정 출연 중인 방송 프로그램에 관계된 곡까지, 그가 뽑은 다섯 곡의 음악 속에는 홍진호의 인생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1. 유정석의 ‘질풍가도’
홍진호: 군 복무를 공군 에이스 팀(‘스타크래프트: 부르드 워’ 리그 소속 팀 중 하나)에서 했어요. 당시 최고의 프로토스로 손꼽혔던 김택용 선수를 이겼을 때 사용된 곡이에요. 그게 아마 1년 만에 거둔 승리였을 거예요. 저보다 팬들이 더 기뻐하시더라고요. (웃음) 나중에 한 팬분께서 이 곡을 배경음악으로 2분 20초짜리 영상을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렸는데, 그게 꽤 반응이 좋았죠. 그때부터 저의 ‘주제가’ 비슷하게 된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 OST라 그런지 그냥 들으면 조금 유치한데, 좌절했을 때 들으면 힘이 나는 뭔가가 있어요.

곡 설명: 유정석이 부른 케이블채널 투니버스 애니메이션 ‘쾌걸 근육맨 2세’ OST 수록곡. 록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번 더 나에게 질풍 같은 용기를 거친 파도에도 굴하지 않게” 등의 가사로 밝고 희망찬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질풍’이라는 가사는 프로게이머 시절 ‘폭풍 저그’라는 수식과 맞물려 홍진호의 플레이 스타일을 연상케 하는 주제곡으로 사용되었다.

2.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홍진호: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이야기인데, 예전에 ‘G·G 앨범(게임 제너레이션-프로게이머 프로젝트 앨범)’이라고 프로게이머들 여럿이 모여 앨범을 낸 적이 있었어요. 그때(2003년)는 나이가 어리다 보니 발라드가 부르고 싶었는데 노래를 못해서 퇴짜 맞았어요. (웃음) 이후 앨범 프로듀서가 추천해준 곡이 이 곡이에요. 사실 처음 듣는 노래였어요, 첫 느낌은 ‘이상하다’고 느낄 정도였죠. 얼마 전에 옛 생각이 나서 돈 주고 ‘G·G 앨범’ 전곡을 다운받았는데, 두 곡 듣고 다시 지웠어요. 여전히 이상하더라고요. (웃음)

곡 설명: 강산에의 4집 ‘Vol.3-연어’ 수록곡. 홍진호는 ‘G·G 앨범’에서 이 곡을 불렀다. ‘G·G 앨범’은 당시 인기를 끌던 프로게이머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앨범으로 신선한 시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앨범에는 임요환이 부른 아담의 ‘세상엔 없는 사랑’, 이윤열이 부른 넥스트의 ‘날아라 병아리’, 박정석-변길섭이 부른 김성재의 ‘말하자면’ 등의 곡이 수록됐다.

3. 이디오테잎(Idiotape)의 ‘멜로디(Melodie)’
홍진호: ‘더 지니어스’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만큼이나 뛰어난 음악 선곡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이에요. 특히 이디오테잎의 ‘멜로디’는 ‘더 지니어스’에서 반전이 있을 때마다 배경음악으로 삽입돼 보는 재미를 더했죠. 시즌1 때는 거의 제 주제곡처럼 사용됐어요. 그 노래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지금도 이 음악만 들으면 뭔가 긴장감이 조성되는 느낌입니다.

곡 설명: 이디오테잎의 1집 ‘11111101’ 수록곡. 일렉트로닉 록그룹 이디오테잎은 아날로그 신디사이져와 리얼드럼, 역동적인 리얼믹스로 한국 일렉트로닉 신의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더 지니어스’ 시리즈에서는 이디오테잎의 ‘멜로디’, ‘플루토(Pluto)’, ‘080509’ 등의 곡이 사용돼 큰 사랑을 받았다.

4. 버스커버스커의 ‘가을밤’
홍진호: 버스커버스커는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 시즌3’에 나올 때부터 좋아했어요. 모든 곡이 다 좋더라고요. 이 곡은 주로 힘들고 지치거나, 화날 때 들어요. 그럴 때 들으면 모든 감정이 눈 녹듯이 사라지더라고요. ‘더 지니어스2’ 7회전에서 떨어진 후에 집에 와서 수십 번도 더 들은 것 같아요. (웃음) (Q. 얼마 전 보컬 장범준의 결혼 소식을 전했다. 현재 버스커버스커가 잠정적 해체 상태라 아쉬움이 크겠다.) 그러니까요. 요환이 형 봐도 그렇고, 정말 결혼은 늦게 할수록 좋은 것 같아요. (웃음)

곡 설명: 버스커버스커의 2집 ‘버스커버스커’ 수록곡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3’로 데뷔한 버스커버스커는 ‘벚꽃 엔딩’, ‘여수 밤바다’, ‘꽃송이가’ 등의 곡이 크게 히트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현재 보컬 장범준이 연인 송지수와 오는 4월 중 결혼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했고, 현재 버스커버스커는 장범준의 개인 활동과 소속사 계약해지 등의 이유로 잠정적 해체 상태다.

5. 케이윌의 ‘별처럼’
홍진호: 음악을 다섯 곡 꼽다 보니 최신곡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넣어봤어요. (웃음) 케이윌은 최근에 SBS 파워FM ‘케이윌의 영스트리트’를 통해 인연을 맺게 됐는데 생각보다 노래를 잘하더라고요. (Q. 케이윌은 가수니까 노래를 잘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또 아마추어가 평가하는 맛이 있죠. (웃음) 요즘 연예인은 정말 다 잘하는 것 같아요. 케이윌은 노래를 잘하는 데 말솜씨도 좋아요. (Q. 최근 케이윌이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 합류해 재입대했다. 군필자로서 한마디 해 달라.) 우리 나이쯤 되면 본인은 아니라고 해도 몸이 많이 상해있어요. 그래서 걱정이 되는데…, 이왕 가는 것 군대에서 기죽지 말고 마음 독하게 먹으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네요.

곡 설명: 케이윌이 부른 SBS ‘별에서 온 그대’ OST Part2 수록곡. 최근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드롬 급 인기를 얻고 있는 ‘별에서 온 그대’의 OST 중 하나로 케이윌의 가창력과 애절한 가사가 더해져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홍진호는 현재 케이윌이 DJ로 활약 중인 ‘케이윌의 영스트리트’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 중이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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