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황후‘ 32회 2014년 2월 24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태자 시해범으로 자신을 지목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될 거란 승냥(하지원)의 허세에 연철(전국환)은 흔들린다. 결국 연철은 행성주들 가운데 한 명을 범인으로 몰아 처형하고, 행성주들을 힘으로 눌러 친정권을 사수한다. 태자 시해 사건을 계기로 냉궁에서 빠져나온 타나실리는 왕유(주진모)가 연모하는 상대가 승냥임을 알게 되고 승냥을 향한 질투심이 심해진다. 한편 연철은 사냥대회에서 타환(지창욱)과 승냥을 제거할 계획을 세운다.
리뷰
권력을 가진 자들의 뻔뻔함이란… 연철이 자신을 배신한 백안과 승냥을 제거하기 위해 손자인 태자의 시해사건을 꾸몄다. 하지만 태자 시해 사건이 자신을 향한 덫이란 걸 눈치 챈 승냥은 연철을 직접 대면해 백안과 자신을 범인으로 몰면 도리어 연철이 손자를 죽이려 한 사실이 드러날 거란 허세를 부렸다. 흔들릴 것 같지 않았던 연철은 승냥을 구하기 위한 왕유의 거짓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행성주들 중에 범인을 모색한다. 처음부터 백안과 승냥을 노렸던 태자 시해 사건은 연철의 플랜B로 행성주을 겨냥한다. 자신이 마음을 먹기만 하면 행성주들의 목숨 따위는 언제든 거둘 수 있다는 본보기로 삼은 것이다. 결국 연철은 쿠릴타이에서 자신이 누리고 있던 친정권을 사수하는데 성공하는데 연철의 수는 왜 이렇게 낯이 익은 것일까? 거짓 사건을 꾸며 국민들을 위협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했던 일이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진행 중이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변호인’의 부림사건이나 광주민중항쟁, 인혁당 사건 그리고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붕당정치를 했던 조선시대, 권력을 잡기 위한 사화를 비롯한 각종 사건들이 기록을 중시했던 조선시대 문화 덕에 잘 남아있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최근엔 국정원의 거짓 간첩 사건이 이슈가 되고 있으니… 드라마에서처럼 누가 거짓말을 했는지 명백하고, 거짓 사건을 꾸민 사람들의 죄가 드러나면 얼마나 좋을까? 드라마에선 뻔해 보이는 사실이 현실로 넘어오면 혼란스럽다. 거짓 사건으로 사람들은 분열되고, 진실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진다. 거짓을 만든 이들이 바라는 건 아마도 분열과 혼란 그 자체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드라마 속 연철처럼 부끄러움도 연민도 없이 그저 당당하기만 하다. 기황후가 그리는 연철이 시사 하는 게 그저 한 명의 권력을 탐하는 사람이 아닌 현실을 대변하는 것 같아 왠지 씁쓸하다.
하지만 다행히 연철의 권력에 유통기한이 다해감이 느껴진다. 타환과 행성주들을 향한 탄압이 더욱 거세졌기 때문이다. 강하면 부러지는 법! 역사적으로도 폭정이 정점에 닿았을 때 그 정권의 다음은 몰락이었다.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기황후에선 반드시 연철의 몰락에서 시청자들이 느낄 카타르시스도 있어야 할 것이다. 제작진들이 그 점을 놓치질 않길 바란다.
수다포인트
- 도끼병 타나실리, 드디어 왕유가 연모하는 여인이 승냥임을 알게 됐다.
- 게임 아이템처럼 황후의 인장을 잃은 타나실리, 황후의 권위를 잃다.
- 드라마속 배우들의 옷이 점점 따뜻해 보여서 다행
글. 박혜영(TV리뷰어)
사진제공. MBC ‘기황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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