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의 신보가 베일을 벗었다. 뮤직비디오 데이터 손실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딛고 소녀시대는 24일 네 번째 미니앨범 ‘미스터 미스터(Mr.Mr.)’의 전곡을 공개하며 컴백했다. 소녀시대는 앨범 공개 직후 타이틀곡 ‘미스터 미스터’가 음원 공개 1시간 만에 멜론 등 국내 주요 음악 사이트 7곳의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소녀시대의 위상을 과시했다. 해외 반응도 심상치 않다. ‘미스터 미스터’는 오후 6시 기준 태국 아이튠즈 메인 차트에서 2위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5위, 홍콩 14위, 대만 21위, 필리핀 52위, 인도네시아 63위 등 해외 차트에서도 100위 안에 드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소녀시대의 다채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는 발라드, 댄스, 신스팝 등 다양한 장르의 6곡이 수록됐다. 여기에 더 언더독스(The Underdogs), 린디 로빈스(Lindy Robbins), 브렌트 패슈키(Brent Paschke), 켄지(Kenzie) 등 세계적인 히트메이커들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과연 소녀시대는 여섯 곡의 수록곡들로 어떤 매력을 뽐내고 있을까? ‘소녀시대 팬이라고 왜 말을 못해! 여덕과의 대담’에 참여한 경기도 오산에 사는 Y양에게 덕후 시점으로 수록곡을 분석을 들어봤다.

# 1번 트랙. ‘미스터 미스터’
사운드, 멜로디, 음색, 화음 어느 하나 부족한 구석이 없는 노래다. 노래를 꽉 채운 사운드는 전주가 시작될 때부터 재생이 끝날 때까지 도무지 긴장의 끈을 놓을 틈을 주질 않는다. 아홉 멤버들의 음색, 성량 그 어느 하나 부족하지 않고 모두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간 저평가 받곤 했던 효연과 수영의 음색과 실력이 이번 앨범에서 드디어 빛을 발했다.

노래 후반부 티파니-제시카-태연으로 이어지는 애드리브의 향연은 소녀시대의 실력이 명실상부 톱클래스임을 방증한다. 노래의 전반부만으로도 리스너들은 이미 소녀시대에게 제압당하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폭발하는 소녀시대의 보컬과 애드리브가 이들의 능력치의 끝은 대체 어디일지 두려워지게 한다.

소녀시대는 ‘더 보이즈(The Boys)’나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 등의 역대급 노래들을 월등한 퍼포먼스로 완성시켜 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노래 중반부 ’1, 2, 3, 4 헤이!’로 포문을 여는 브레이크 부분에서의 퍼포먼스가 매우 기대된다. 이미 소녀시대의 여러 명곡들을 작사한 바 있는 조윤경 작사가의 가사 또한 좋다. 그러니 이 노래는 초 단위로 들어줘야 한다.

# 2번 트랙. 굿바이(Good Bye)
조심하라. 효연의 음색이 당신을 무너뜨릴 것이다! 이 노래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음색깡패 소녀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2절 ‘그 때는 네가 날 존재하게 만든 신인 줄 알았어’ 파트를 맡은 사람이 효연이라는 사실을 꼭 숙지해야 한다. 효연의 허스키한 음색은 그 동안 여러 노래들에서 그 잠재능력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효연이 댄스라인에 묶여있어 그 매력을 100% 발휘하지 못하다가 ‘굿바이’에서 드디어 화려하게 날개를 폈다. 눈에 띄게 성장한 보컬실력은 덤. 듣다보면 어느새 계속 효연의 파트를 계속 반복 재생하게 된다.

그때는 네가 신인 줄 알았지만 이제 보니 아니라는 마음을 한없이 시크하게 표현한 효연을 비롯해 아홉 멤버의 다채로운 음색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 노래는 이번 앨범에서 ‘미스터 미스터’를 제외했을 때 사람들이 부담 없이 가볍게 들을 수 있는 트랙이다. 소녀시대가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한다면 밴드라이브에 맞춰 꼭 불러 주었으면 하는 노래다.

또한 ‘굿바이’는 전반적으로 고음보다는 저음이 두드러지는 노래다. 그러다 보니 티파니와 효연, 윤아, 유리, 수영 등 저음이 강한 멤버들의 매력이 더욱 두드러진다. 또한 가사의 내용과 노래의 업&다운이 연결되고 있는데, 도입부를 맡은 티파니와 서현, 수영의 시크하고도 퇴폐미 가득한 음색은 이별을 예감한 여자의 심경을 담았다. 후렴에서 태연과 제시카가 ‘리얼리 리얼리 굿바이(Really really goodbye)’를 외칠 때 다시 밝아졌다가 과거 자신의 모습을 후회하는 내용의 써니와 효연이의 파트로 가며 다시 다운되는 식이다. 이 노래의 후렴을 헤드폰으로 듣는다면 왼쪽 귀에서는 제시카가, 오른쪽 귀에서는 태연이가 속삭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부분은 이 노래에서 그야말로 꿀. 그러니 다음 앨범에서는 태연과 제시카 듀엣곡 하나만 부탁드려요.

# 3번 트랙. 유로파
소녀시대 정규 4집 수록곡인 ‘익스프레스999’를 작사, 작곡했던 켄지의 노래여서 그런지 ‘유로파’는 전반적으로 ‘익스프레스999’를 떠올리게 한다. 우주 사운드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를 제목으로 삼고 있는 만큼 그대의 주위를 아무리 맴돌아도 절대 가까워질 수 없는 ‘그대’와 ‘나’의 사이를 전체 가사에서 형상화하고 있다. 그래서 노래의 분위기는 밝은데도, 가사는 슬프고 차분하다. 아무리 가까워지고자 해도 위성은 행성의 주위를 빙빙 돌 수만 있을 뿐, 절대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다. 티파니의 ‘그대는 여전히 같은 거리를 지키며 나를 바라 보네요 잔인하게’라는 가사는 ‘그대’와 ‘나’의 관계를 상징하고, 제시카의 ‘슬픔의 표정은 등 뒤로 영원히 보여주지 않아’ 파트는 우리가 지구에서는 절대로 달의 뒷면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연상시킨다. 그대와 가까워질 수 없어 한없이 슬퍼지는 마음을 애써 꾹꾹 누른다는 제시카의 마음, 이 어찌 아련하지 않겠는가?

이 노래의 킬링파트는 단연코, 한 절이 끝날 때마다 등장하는 내레이션인 ‘더 가까울 수 없다는 걸 알아’이다. 이 파트는 총 3번 등장하고, 각각 티파니와 유리, 윤아가 담당하는데, 아무리 ‘그대’에게 가까워지려고 해도 결국은 가까워질 수 없는 현실을 체념하는 듯, 한숨 섞인 티파니와 유리, 윤아의 목소리가 이 노래의 밝으면서도 슬픈 분위기를 클라이맥스로 이끈다. 특히 윤아는 소녀시대의 팬덤 내에서 ‘융내레이션’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만큼 윤아의 저음 내레이션은 ‘유로파’의 마지막을 아련하게 장식한다. 역시 융내레이션은 최고다.

# 4번 트랙. 웨이트 어 미닛(Wait a minute)
음색깡패 소녀시대 2탄. 댄스라인의 재발견 2탄. ‘잡힐 듯 놓칠 듯 놓칠 듯 잡힐 듯 알 수 없는 아이러니 밀었다 당겼다 뒤돌아 꽉 잡아 시간이 없어’ 부분은 1절에서는 윤아와 수영, 2절에서는 효연이와 유리가 맡고 있는데, 누가 이들을 비(非)보컬라인이라 일컬었던가? 이들 4명의 목소리와 성량은 이 노래에서 리스너들이 캘 수 있는 또 다른 수확이다. 윤아, 수영, 효연, 유리는 그간 소위 ‘댄스라인’이라고 불려왔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간의 편견을 ‘웨이트 어 미닛’을 통해 산산 조각내는 데 성공했다. 보컬실력이 급성장하면서, 본인들이 기존에 지니고 있었던 음색을 더욱 매력적으로 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 특히 1절 수영이의 ‘뒤돌아 꽉 잡아 시간이 없어 컴 온 나우‘는 수영이 특유의 시원시원하면서도 비음 섞인 음색의 마성을 제대로 자랑하고 있다. 이제 소녀시대는 9명 모두가 보컬라인이다.

태연, 제시카, 써니, 티파니, 서현의 기존 5명 보컬라인도 빠뜨릴 수 없다. ‘유로파’나 ‘웨이트 어 미닛’처럼 전반적으로 고음이 돋보이는 노래들에선 특히 써니와 제시카의 보컬이 마성으로 다가온다. 태연과 서현의 안정적인 보컬이 노래의 중심을 확고하게 잡아주고 있을 때, 청아하고 깨끗한 고음을 자랑하는 써니와 ‘저스트 웨이트 어 미닛’이라고 영어로 읊조리는 제시카의 달달한 음색은 예전부터 그러했듯 노래에 간드러지는 맛을 더한다. 마치 미국 팝스타 같은 티파니의 음색은 그녀의 폭발적인 성량과 맞물려 노래의 도입부를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다. 또한 티파니가 말하는 ‘혹시 너 나 좋아?’는 리스너들의 귀를 녹이고 심장을 녹여버릴 듯.

# 5번 트랙. 백허그
소녀시대 정규 1집 수록곡인 ‘허니(Honey)’, ‘콤플리트(Complete)’, ‘팅커벨(Tinkerbell)’을 작곡한 인그리드 스크레팅(Ingrid Skretting)이 오랜만에 소녀시대에게 선물한 곡이다. 그래서인지 소녀시대 정규 1집에서 물씬 풍겨나는 소녀감성을 100% 느낄 수 있게 하는 달달한 노래다. 앞쪽 트랙들이 강렬한 비트와 꽉꽉 들어찬 사운드를 선보였다면 ‘백허그’는 기타와 피아노만을 이용하여 아날로그적인 사운드의 매력을 각인시킨다. 아날로그 사운드 위를 덮는 소녀들의 잔잔한 보컬은 그야말로 화룡점정. 또한 앞쪽 트랙들에서 댄스라인들의 보컬이 재발견됐다면, 이 트랙에서는 태연과 제시카, 티파니의 꿀 같은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그간 태연은 여러 솔로곡에서 감성 짙으면서도 다소 중후한 보컬을 선보였지만, ‘백허그’의 도입부를 여는 태연이의 보컬은 ‘달달함’ 그 자체이다. ‘공기 반 소리 반’ 넣은 티파니의 촉촉한 보컬과 꿀을 한가득 바른 듯한 제시카의 ‘꿀성대’ 또한 이 노래의 달달함을 증가시킨다. 특히 1절과 2절 끝부분 ‘유 커버 마이 하트(You cover my heart)’를 부르는 티파니와 제시카의 목소리는 고막을 녹여버린다. 태연의 ‘플리즈 커버 마이 하트(Please cover my heart)’는 두말 하면 입 아플 정도로 달달한 부분. 또한 2절 ‘평범한 내가 네 품 안에서 천사가 됐죠’라고 속삭이는 서현의 잔잔한 보컬은 ‘더 보이즈(The Boys)’ 등 소녀시대의 그간 타이틀곡에서 주로 힘 있는 보컬을 선보여 왔던 서현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

조윤경 작사가의 가사 또한 이 노래의 달달함을 더한다. 언젠가 소녀시대의 콘서트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날이 온다면 ‘콤플리트’가 그러했듯 ‘백허그’ 또한 ‘소녀시대 팬송’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쇼윈도 너머 멋진 옷보다 내게 넌 어울려 매일 너를 입고 온 세상을 함께 하기를 바라’라는 가사는 귀를 간지럽히는 데서 끝나지 않고 전신에 닭살이 돋게 만들기 충분하다.

# 6번 트랙. 소울(Soul)
게임 ‘블레이드 앤 소울’ 중국 버전에 OST로 들어간 소녀시대의 중국어 노래를 번안한 노래다. 번안한 노래들에서 보통 느껴지는 번역체의 향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원래부터 한국어 노래였던 것만 같은 자연스러운 가사가 잘 입혀졌다. 티파니와 효연의 랩은 이 노래의 파워풀하고 전투적인 맛을 더욱 배가시키고, 노래의 끝을 맺는 태연의 애드리브는 속을 뻥 뚫리게 한다. 강렬한 기타 사운드 등 전반적으로 만화 주제곡의 느낌이 나는데, ‘백허그’로 잔잔하게 가라앉았던 귀를 다시 쫑긋 세우게 하기에 충분히 파워풀한 노래이다. 소녀시대 팬덤에서는 향후 소녀시대가 콘서트를 할 때 ‘소울(Soul)’을 오프닝곡으로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소울’은 멤버들의 시원시원한 보컬과 함께 강렬한 사운드가 일품인 만큼, 향후 콘서트에서 이 곡을 선보인다면 소녀시대의 파워풀한 안무와 함께 팬들의 함성이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낼만한 노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이아이스가 뿜어져 나오고 빨간색 조명이 무대를 장식할 때 이 노래가 나온다면…. 소녀시대 팬들은 이성을 잃게 될 것이다.

[Y양의 전체평]
소녀시대에게 한계란 없다. 불가능한 퍼포먼스란 없고, 불가능한 노래란 없고, 보컬은 날이 갈수록 성장한다. 그야말로, 소녀시대의 ‘역대급’ 앨범이니 아직 소녀시대의 신곡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은 어서 음원사이트로 달려가시길.

(‘소녀시대 전지적 덕후시점① 소녀시대 팬이라고 왜 말을 못해! 여덕과의 대담’ 보러 가기)

정리.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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