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칠인 감독
권칠인 감독
“잘 돼야 한다. ‘관능의 법칙’에 여러 의미가 걸려 있다.”

시나리오 공모전, 표준근로계약서 그리고 엄정화. 영화 ‘관능의 법칙’을 연출한 권칠인 감독이 텐아시아와 인터뷰 도중 언급한 이 영화의 남다른 의미다.

‘관능의 법칙’은 알려진 대로 제1회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 수상작을 원작으로 했다. 또 표준근로계약서가 적용된 첫 사례다. 완전하진 않지만 첫 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큰 의미다. 그리고 여성을 내세운, 그것도 40대 여성의 솔직 화끈한 ‘관능’을 소재로 삼았다. 국내 영화계 현실에선 보기 드문 기획이다. 그 중심에 엄정화가 있다. 10년 전에도, 지금도 여전히 그녀는 티켓 파워를 가진 정상의 스타다. 권칠인 감독이 영화의 흥행을 바라는 이유다.

# 시나리오 공모전의 활성화

시나리오 공모전은 이전에도 많았다. 하지만 영화화는 쉽지 않았다. 그에 비해 ‘관능의 법칙’은 빠른 시일 내에 영화화됐고, 개봉까지 맞이하게 됐다. 불과 1~2년 안에 모든 게 이뤄졌다. 때문에 ‘관능의 법칙’의 상업적 성공은 시나리오 공모전의 활성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게 권 감독의 생각이다.

권 감독은 “바람이 있다면 공모전 상금이 1억이 아니라 2~3억이 됐으면 한다”며 “시나리오에 대한 투자 마인드가 바뀌고, 영화에서 발견되고 방송작가가 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권칠인 감독의 말에 따르면, 국내 환경에서 시나리오 작가란 직업이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힘든 구조다. ‘관능의 법칙’이 좋은 성과를 얻는다면 자연스레 공모전이 활성화 되고, 참여하는 작가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그에 따라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도 늘어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관능의 법칙’과 같은 경우가 많으면 좋은 작가들이 (영화계에) 남고, 좋은 시나리오가 나오는 식의 선순환 구조가 된다. 그렇다면 더 이상 감독들이 시나리오를 직접 쓰는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 봉준호, 박찬욱, 최동훈 등 유명 감독들도 정말 좋은 시나리오가 있으면 한다고 본다. 작업하다가 안 되니까 직접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처럼 작가 몫이 확실히 자리매김하면 좋을 것 같다.”

# 표준계약서 적용된 첫 사례

두 번째는 표준계약서다. ‘관능의 법칙’은 투자사, 제작사, 스태프가 공식적으로 합의를 해서 계약서를 쓴 첫 케이스다. 물론 걸음마 수준이다. “아직은 두려워하는 투자, 제작사가 많은데 ‘겁 내지 마’ ‘그냥 해도 돼’ 등 이런 안도감을 줬으면 좋겠다”는 게 권 감독의 바람이다.

“4대 보험, 8시간 촬영, 촬영 종료 후 12시간 휴식, 주 1회 유급 휴가, 월급제 등 기본적인 것만 했는데 정착이 되면 좀 더 진화를 하지 않을까. 지금 혜택은 막내급 위주고, 팀장급까지 올라가려면 많이 발전해야 한다.”

# 40대 여성을 내세운 영화

여성을, 그것도 40대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도 큰 의미다. 여자 주인공의 영화는 상업성이 부족하다는 게 영화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그런 점에서 ‘관능의 법칙’은 분명 힘든 기획이다. 또 권 감독는 ‘싱글즈’ 이후 10만에 다시 엄정화와 한다는 데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지금 기억되기로는 정상의 티켓 파워를 가진 여배우 중에선 엄정화가 최고령자인 것 같다. 10년 동안 어떻게든 정상의 위치에 있었고, 계속해서 그 기록을 세워가고 있는 거다. 만약 10년 후까지 엄정화가 지금 같은 활동을 해낼 수 있다면, 한국 영화는 정말 풍성해지는 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여러 가지 의미에서 잘 됐으면 좋겠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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