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참 좋은 시절’ 제작발표회 현장 이서진, 김지호, 김희선, 옥택연, 류승수, 진경, 김광규(왼쪽부터)

“각 드라마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취하는 전략이 제각각입니다. 올림픽으로 치면 ‘왕가네 식구들’이 스피드스케이팅처럼 기록으로 평가 받는 작품이라면, ‘참 좋은 시절’은 제한된 시간 안에 응축된 무언가를 보여드리고 평가받는 피겨스케이팅과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KBS2 새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진원 PD는 위와 같은 말로 드라마 설명했다. 전국 시청률 50%(닐슨 코리아 기준)에 육박했던 전작 ‘왕가네 식구들’의 후속으로 편성된 ‘참 좋은 시절’이 시청률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오는 22일 첫 방송을 앞둔 ‘참 좋은 시절’은 가난한 소년이었던 한 남자가 검사로 성공한 뒤 15년 만에 떠나왔던 고향에 돌아오게 된 이야기를 중심으로 가족의 가치와 사랑의 위대함, 내 이웃의 소중함과 사람의 따뜻함을 다룬다. 전작 ‘왕가네 식구들’이 갖은 막장 논란에도 압도적인 시청률로 KBS 주말드라마에 한 획을 그었다는 사실만 놓고 보면 막장을 배제한 착한 가족드라마가 어느 정도의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참 좋은 시절’이 관심을 끄는 까닭은 바로 ‘세상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로 호흡을 맞춘 김진원 PD와 이경희 작가의 조합과 김희선, 이서진, 옥택연 등 화려한 캐스팅 때문. 특히 최근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할배’ 시리즈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이서진과 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 김희선,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아이돌배우’라는 수식을 지워낸 옥택연의 출연은 ‘참 좋은 시절’에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참 좋은 시절’을 꿈꾸는 이들의 바람은 현실로 이뤄질까.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페리얼 팰리스에서 열린 ‘참 좋은 시절’ 제작발표회를 통해 세 주연 배우 김희선, 이서진, 옥택연의 고민을 들여다봤다.

KBS2 ‘참 좋은 시절’ 제작발표회 현장의 김희선

# 김희선은 고민은? 생애 첫 억척녀…사투리 연기도 걱정

김희선은 ‘참 좋은 시절’에서 경주 최고의 퀸카였으나 아버지 사업의 부도로 유학 생활을 접고 돌아온 뒤 대부업체 직원으로 근무하는 ‘억척녀’ 차해원 역을 맡았다. 그간 작품 속 히로인으로 청순가련형 캔디 캐릭터만 맡아온 김희선은 속에 있는 말을 여과 없이 쏟아내는 성격에 사투리까지 쓰는 차해원 역을 맡아 부담이 크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생활력 강한 연기는 해봤어도 이렇게 억척스러운 연기는 처음이에요. 오랜만에 촬영하는 거라 떨리고 긴장도 많이 돼요. 특히 다른 지역과 달리 경북 지역은 또 사투리가 다르더라고요. 그 오묘한 차이를 잘 표현해내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현장에서도 사투리를 익히기 위해 끊임없이 진경과 옥택연에게 묻고 배우고 있다는 김희선은 ‘캔디’ 이미지를 벗고 어색함 없는 사투리 연기를 펼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KBS2 ‘참 좋은 시절’ 제작발표회 현장의 이서진

# 이서진의 고민은? 감정표현 적은 동석 연기…3월 중 방송되는 ‘꽃할배’도 걱정

이서진은 ‘참 좋은 시절’에서 고향과 가족이 싫어 10년간 그들을 피해왔으나 검사가 된 후 고향으로 발령이나 어쩔 수 없이 다시 돌아오게 되는 강동석 역을 맡았다. 이에 이서진은 까칠하고 시크한 캐릭터 탓에 감정의 표현이 거의 없다는 동석을 어떻게 연기해야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동석은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에요. 내면으로 느끼는 감정 변화의 폭은 큰데 그게 성격상 드러나지 않죠. 눈빛, 말투 등 미묘한 부분으로 그걸 그려내야 하는데 일차원적인 캐릭터로 비칠까봐 걱정입니다.”

또 이서진은 “공교롭게도 3월 중 방송되는 ‘꽃보다 할배 시즌2’가 시청자들의 드라마 몰입 지장을 주지 않을까 남몰래 속을 태우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서진에게는 예능 프로그램 속 상반된 이미지를 지울 만큼의 흡입력 있는 연기를 펼치는 게 새로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S2 ‘참 좋은 시절’ 제작발표회 현장의 옥택연

# 옥택연의 고민은? 첫 주말드라마 부담…연기력 성장도 보여야

옥택연은 ‘참 좋은 시절’에서 동석의 동생 동희 역을 맡았다. 거칠고 과격한, 말보다는 주먹이 먼저 나가는 동희를 연기하게 된 옥택연은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남성적인 느낌의 인물을 맡았다”며 앞으로의 연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은 거의 다 남성적인 역할이었어요. 근데 그 중에서도 동희가 최고인 것 같네요. 마음속에 있는 것을 그대로 다 쏟아내는 역할이라 처음에는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했는데, 막상 연기해보니까 무척 신나더라고요. 이렇게 연기하면서 신났던 적이 없었어요.”

이어 옥택연은 “첫 주말드라마 출연인데 전작이 5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해서 부담이 크다”며 “시청률도 그렇고 연기적으로도 확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어느덧 ‘아이돌배우’라는 꼬리표를 떼고 ‘배우’로 거듭난 진일보한 연기력을 선보이고 싶다는 옥택연이 비교적 호흡이 긴 주말드라마에서 얼마만큼 안정적인 연기를 펼칠 수 있을지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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