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로 M의 시작 : 2003년 ‘언터쳐블(Un-touch-able)
가수 이민우가 그룹 신화가 아닌 솔로 M으로서 컴백한다. 신화 데뷔 16주년, 솔로 데뷔 10주년을 맞는 2014년, 이민우는 자신의 10주년을 기념하는 스페셜 앨범 ‘엠텐(M+TEN)’을 발표한다. 그룹으로서도, 솔로 가수로서도 아이돌의 조상으로 자리 잡은 이민우의 컴백을 기념해 그의 ‘솔로 실록 10년사’를 준비했다.
신화의 이민우라고 하면 단연 손꼽히는 것은 춤이다. 데뷔곡 ‘해결사’부터 보깅 댄스로 화제를 모았던 2013년 ‘디스 러브(This Love)’까지 모두 이민우의 손을 거쳐 완성된 안무. 그러나 이민우는 보컬 실력도 급격히 향상됐던 멤버이기도 하다. 신화 2집 ‘T.O.P’의 초반 도입부를 아주 강렬하게 여는 역할도 맡았으며 5집 ‘퍼펙트 맨’에서는 절정으로 가는 다리 역할을 맡는 등 점점 자신의 보컬적인 역량도 펼쳐 보인 것. 게다가 신화 앨범에 자작곡도 수록하는 등 음악적인 욕심도 있었다. 춤, 노래, 프로듀싱까지 모두 수준급 이상의 실력을 보이는 이민우이기에 솔로 앨범은 자신만의 역량을 최고로 드러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그가 발표한 솔로 앨범을 찬찬히 들여다본다면 그의 음악적 진가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민우 1집 앨범 커버
이민우는 자신의 첫 앨범 타이틀곡을 ‘저스트 원 나잇(Just One Night)’으로 정했다. 당시 배우보다는 레이싱 모델로 더 유명했던 오윤아가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으며 이민우와 키스신까지 선보였다. ‘저스트 원 나잇’은 이민우가 가진 목소리의 힘을 드러낸 곡. 그동안 파워풀한 군무와 강한 이미지를 내세웠던 신화와는 상반된 재즈 느낌의 R&B곡인 ‘저스트 원 나잇’은 이민우의 얇으면서도 부드러운 미성을 한껏 돋보이게 했다. 사실 신화 5집 ‘아이 프레이 포유(I Pray 4 U)’의 초반 도입부에서 여심을 살살 녹이는 이민우 목소리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데, ‘저스트 원 나잇’은 그 미성을 더욱 끈적끈적하게 녹인 목소리. 솔로 M으로 시작하는 이민우에게 ‘저스트 원 나잇’은 자신의 목소리가 가진 매력을 한 없이 드러낸 좋은 선택이었다. 후속곡으로 활동했던 ‘비야’는 ‘저스트 원 나잇’이 가진 부드러움에 힙합 색깔을 얹힌 곡. 평소 블랙 뮤직을 좋아한다고 밝혔던 이민우의 음악적 취향을 반영한 곡이다.# 쿨워터 속 퍼피봉, 반전 매력 : 2005년 ‘이프 유(If You..)’
이민우 싱글 ‘이프 유’ 커버
‘저스트 원 나잇’에서 재즈의 부드러움을 느꼈다면 2005년 발표한 싱글 ‘이프 유’에서는 한 없이 귀여운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뮤직비디오에서 사랑에 빠진 남자로 눈웃음을 발사했던 이민우는 대놓고 그만의 애교를 발사했다. 이민우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반항아적 이미지 뒤에 있는 귀여움으로 ‘이프 유’는 그 귀여움을 가장 최전선에 두어 팬들의 많은 환호를 받았다. 특히 이민우의 별명 중 귀여운 모습을 두고 ‘퍼피봉’이라고 칭하는데 이는 이민우의 또 다른 별명 이민봉의 ‘봉’과 강아지를 뜻하는 영어 ‘퍼피’를 합친 말이다. ‘이프 유’는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인기를 모았던 마스코트 개 상근이와 함께 노는 뮤직비디오로 ‘퍼피봉’을 현실화시켜 호응을 얻기도 했다.# 두발 앞서가는 M : 2005년 ‘세컨드 윈즈(2nd Winds)’, 2007년 ‘익스플로어 M(Explore M)
이민우 2집 앨범 커버(왼쪽)와 3집 앨범 커버
정규 2집과 정규 3집은 그가 음악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동시에 진짜 이민우를 만들어 가는 과도기이기도 하다. 정규 2집의 타이틀곡 ‘범프(Bump)’와 정규 3집의 타이틀곡 ‘스톰프(Stomp)’는 당시 가요계에서 익숙하지 않았던 장르. ‘범프’는 당시 이민우가 영감을 받고 단 10분 만에 작곡했던 곡으로 강렬한 힙합 비트가 돋보인다. 이민우는 ‘범프’로 음악방송에서 1위도 차지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 자리 잡고, 3집에서는 자신이 추구하는 강렬한 사운드를 한층 더 강화시켜 음악적 스타일을 공고히 했다. 그러나 정규 3집 ‘익스플로어 엠’에서는 이전 두 앨범보다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이는 남들보다 두 발 앞서나가는 이민우의 남다른 감각이 작용한 부작용이었다. 이민우도 지난 20일 가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솔로 10주년 앨범 타이틀곡 ‘택시’의 탄생 스토리를 설명하면서 “’택시’가 5년 전에 만든 곡인데 너무 앞서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며 “2007년에 ‘더 엠 스타일’을 발표하고 나서 그 노래가 3년 뒤에 뜨는 것을 보고 ‘택시’도 감춰두자고 결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강렬한 블랙 뮤직을 좋아하는 이민우지만, 트렌드를 읽는 힘이 필요했던 것이다.# 트렌드를 읽기 시작하다 : 2008년 ‘엠 라이징(M Rising)’, 2009년 ‘미노베이션(Minnvation)’
이민우 4집 앨범 커버(왼쪽)와 4.5집 앨범 커버
트렌드를 읽기 시작하려는 그의 노력은 2008년에 드러났다. 정규 4집 ‘엠 라이징’의 타이틀곡 ‘남자를 믿지마’는 당시 트렌드를 반영한 작품. ‘남자를 믿지마’는 유명 작곡가 용감한형제의 작품인데다 정규 2집, 3집 스스로 앨범을 완성시켰던 이민우는 외부 프로듀서와 협업을 통해 타협점을 찾기 시작했다. 이전 앨범들보다 훨씬 더 대중친화적인 면모를 보인 것. 하지만 확 바뀐 성향은 오히려 혼란을 줬다. 이민우만의 색깔이 부족했던 것이다. 또 다시 시행착오를 겪은 이민우는 정규 4.5집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의 색깔을 강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당시 트렌드였던 일렉트로닉에 자신의 색깔인 강렬한 힙합 비트를 합쳤다. 여기에 이민우의 최고의 장기인 퍼포먼스까지 제대로 담았다. 당시 “전작의 부진을 털기 위해 이름 빼고 다 바꿨다”며 다부진 각오를 전할 만큼 이민우는 트렌드와 M 스타일 사이에서 자신의 음악을 완성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10주년 내공의 힘 : 2014년 ‘엠텐’
이민우 ‘택시’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미노베이션’으로부터 5년 뒤, 이민우는 이번에도 자신이 전곡 프로듀싱을 맡은 솔로 앨범을 들고 왔다. 이번 앨범은 지난 10년 동안 쌓은 솔로 가수 내공을 총집합한 모양새. 이미 5년 전에 만들어서 너무 앞서간다며 아껴뒀던 ‘택시’를 꺼냈다. 이민우는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이제 한정하지 않았다. 다만 목표는 확실했다.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음악을 원하는 것. 그는 “음악을 듣고 공연이 생각나는 그런 것을 추구하는 편이다. 공연을 생각하면 무대가 생각나는 음악을 고집한다”며 “무엇보다 대중과 호흡하고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힌 바 있다. 10년 동안, 아니 신화로서 16년 동안 갈고 닦은 그의 내공이 빛날 것인가. 그 결과는 2월 6일 공개된다.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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