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황후’

MBC ’기황후’ 23회 2014년 1월 20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승냥(하지원)은 홀로 아들, 별을 무사히 낳는다. 하지만 염병수(정웅인) 일당에게 쫓겨 벼랑 끝으로 몰리고 승냥은 염병수가 쏜 활에 맞아 아기의 뒤를 따라 벼랑 아래로 떨어진다. 다행히 품에 숨긴 청동거울 덕분에 목숨을 건진 승냥은 막생(송경철)에게 구조되고, 승냥이의 아기는 타나실리가 자신의 아이로 삼아 궁으로 데리고 간다. 한편 막생과 승냥은 인신매매단에게 붙잡히게 되고, 승냥은 청동거울 안에 숨겨져 있던 명종의 혈서를 발견한다.

리뷰
기황후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그 시작은 왕유와 승냥이 사이에 아기가 생긴 것부터 시작된다. 기황후와 고려왕 사이에 태어난 아이가 원나라의 왕좌를 잇는다는 계산임이 틀림없다. 오랫동안 원나라의 지배를 받았기에 통쾌해 보일 수 있는 설정임에도 어딘가 불편해지는 건 왜일까? 기황후의 작가진은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팩션 즉 픽션+팩트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역사적 인물 일부에 허구의 인물을 섞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그렇다. 사극에서도 가상 인물들과 사건을 투입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그것에 대해 시청자들은 아무 말하지 않는다. 원래 드라마란 것이 그렇다는 것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화극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기황후에 대해서 역사 왜곡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건 시청자가 용납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선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출연자와 작가들이 허구를 다루었으니 단순히 드라마로 봐달라고 해도 어딘가 찜찜해지는 건 기황후란 드라마 제목에서부터일 것이다. 기황후는 원나라 마지막 황후다. 원의 역사와 우리의 역사에 있어서 중요인물이다. 아무리 허구의 내용을 다루었다고 해도 실제 인물의 일대기를 전면에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에 시청자들은 작가진이 말하는 팩션과 실제 역사관 사이에서 혼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혼돈을 역사왜곡이란 이름으로 항의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기왕 허구의 이야기를 할 거였다면 기황후란 타이틀을 버리는 선택을 했어야 했다. 기황후란 이름이 아니어도 지금의 드라마대로라면 시청자들은 흔쾌히 자신의 1시간을 기황후에게 투자했을 것이다. 그만큼 기황후의 속 이야기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승냥의 아들이 타나실리의 아이가 돼 궁으로 들어왔고 승냥은 또 다시 죽을 고비를 넘겼으며 인신매매단에게 끌려가는 고난에 또 다시 빠지게 됐다. 승냥이 죽은 것으로 안 타환은 실어증까지 보일 정도로 상실감에 빠졌고 승냥은 명종이 남긴 진짜 혈서를 발견했다. 생각지 못한 빠른 전개와 사건으로 기황후는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배우들도 좋다. 다시 등장한 유인영과 첫 등장한 오광록을 비롯해 매회 전 배우가 저마다의 아우라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많은 장점을 가진 드라마기에 역사논란의 그늘이 안타깝다. 아무리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 해도 기황후는 결국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드라마로 기억될 것이기 때문이다.

수다포인트
- 유인영, 오광록, 송경철, 최무성.. 버릴 캐릭터가 없다!
- 실어증 보이는 타환, 사랑의 크기를 잴 수 있다면 왕유보다 타환의 사랑이 큰 것일까?

글. 박혜영(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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