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민국 연예계는 아이돌 세상이다. 어린이와 10~20대를 넘어서 중장년층에까지 아이돌 스타들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가고 있다. 특히 나와 같은 중장년층들도 가장 인기가 높은 아이돌 그룹의 멤버 이름은 다 못 외워도 순위 차트 1위에 오른 노래 제목은 대부분 알려고 노력한다. 가사의 의미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서도 트렌드에 뒤처진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최고 인기 그룹의 노래와 뮤직비디오는 한번씩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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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와 여동생 그룹 에프엑스는 대한민국 아이돌 문화를 이끄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별종과 같은 존재다. 갈수록 획일화돼가는 현재 음악 시장에서 항상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고 트렌드를 이끌어간다. 같은 소속사의 선배나 후배 그룹들이 대중성에 기반하는 노래로 접근한다면 샤이니와 에프엑스는 “이게 도대체 뭐지”라는 새로움으로 대중에게 다가간다.
중장년층에게는 새롭다 못해 생경하게 느껴지는 코드진행과 부연설명을 들어야 이해가 가는 가사는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그러나 마음을 열고 듣다보면 기존의 아이돌 음악과 다른 중독성을 발견하게 된다. 위트 있으면서도 기존의 가치를 깨부수는 노래들의 매력에 빠지게 되면 말 그대로 ‘거부할 수 없는 마력’에 풍덩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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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를 데뷔했을 때부터 지켜봐온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사실 2008년 ‘누난 너무 예뻐’로 콘템퍼러리 밴드(Contemporary band)를 표방하며 나올 때만 해도 소녀팬들을 겨냥한 팬시한 기획 정도로만 받아들여졌다. 실력보다 누나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스키니진을 입은 예쁜 소년들로만 보여졌다. 나와 같은 중년의 남성들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사실 내가 샤이니의 진가를 알게 된 건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해 ‘셜록’을 발표했을 때다. 우연히 접한 뮤직비디오는 말 그대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노래면 노래, 퍼포먼스면 퍼포먼스 모두가 완벽했다. “얘네가 이렇게 잘했나?”는 탄사가 저절로 들었다. 그래서 예전 노래 ‘줄리엣’ ‘링딩동’ ‘루시퍼’를 차례로 자세히 다시 들어보게 됐다. 그 후 느낀 건 ‘샤이니는 진화형 그룹’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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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얌전한 거 같으면서도 가끔씩 쳐주는 대형사고들도 샤이니의 매력을 더한다. 아이돌 최초로 파파라치 사진(그것도 당시 최고의 여배우와)을 찍히거나 방송 중 돌발행동이 캡처돼 논란에 휩싸이는 모습은 이들이 결코 호락호락한 아이들이 아님을 알게 해준다. 또한 사회적 이슈에도 관심을 보이는 모습은 좌충우돌하지만 건강한 마인드를 지닌 20대 남성임을 깨닫게 해준다.
올해 샤이니는 그 어느 해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한 해에 한두 곡 정도 발표했던 것과 달리 2월 ‘Dream Girl’, 4월 ‘Why So Serious?’, 10월 ‘Everybody’ 등으로 바쁘게 활동을 이어갔다. 이어 2013 멜론 뮤직 어워드 대상 수상, 한국 그룹 최초 미국 빌보드 월드 앨범 아티스트 연간 차트 TOP10 등극 등 눈부신 성과를 이뤘다. 너무나도 강력한 소속사 후배 엑소의 맹활약에 그 성과가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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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재욱 대중문화평론가 fatdeer69@gmail.com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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