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콘서트 현장
싸이 콘서트 현장
싸이 콘서트 현장

놀아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한 번씩은 가봤다는 싸이 콘서트. 여느 콘서트와 같다고 생각해 아무 준비 없이 갔다가는 실신해 병원으로 실려 갈지도 모른다. 실제로 싸이는 콘서트 시작 직전 ‘광란시 유의사항’이라며 무대 뒤편의 휴식 공간과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 2년 만에 개최되는 싸이의 국내 연말 콘서트, ‘2013 올나잇 스탠드 달밤에 체조’를 더욱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미 총 5회 공연 중 3회 공연이 끝났다. 24일 2회 동안 개최되는 싸이의 콘서트, 더욱 미치게 즐길 수 있는 ‘광란’시 준비물을 전한다.

# 지구력, 근력, 끈기

놀 줄 아는 자가 진짜 ‘젊은이’다
놀 줄 아는 자가 진짜 ‘젊은이’다
놀 줄 아는 자가 진짜 ‘젊은이’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콘서트를 즐길 수 있는 기초 체력! 싸이는 22일 콘서트에서 직접 “지구력, 근력, 끈기만 있으면 됩니다”라며 관객의 조건을 밝힌 바 있다. 이 세 가지 조건은 모두 무언가를 오래 지속하게 하는 만드는 힘. 그만큼 싸이의 콘서트는 ‘올나잇 스탠드’를 표방한 만큼 아주 긴 시간의 콘서트를 자랑한다. 4시간에 가까운 공연 시간 동안 싸이는 한시도 관객들을 가만히 앉혀두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앉으려고 하면 어느새 일어나라는 손짓으로 관객들을 휘젓는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시간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점프를 위해 무릎을 튕기는 종아리 근육과 4시간을 서 있게 만드는 허벅지 근육부터, 팔을 쉴 새 없이 흔들 수 있는 튼실한 팔뚝 등 각종 근육들이 비롯해 지구력, 끈기는 필수품이다. 싸이가 스탠딩 관객들을 ‘젊은이’라고 칭하는 것도 그만큼 스탠딩은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연장이 무너질 듯 뛰다보면 부족했던 자신의 운동신경을 탓하게 되고, 스탠딩 관객들은 그냥 좌석표를 살 걸 후회하게 된다. 그러나 공연이 끝나고 나면 죄책감과 후회 모두 날려버리고 행복만이 남는 콘서트가 싸이의 콘서트다. 지구력, 근력, 끈기가 부족하다면 남는 정신력을 끌어 모아 버티자! 막차 시간이 걱정된다고? 끝을 보지 못한 후회를 걱정하라.

# 목청, 철판, 불신

전광판의 주인공이 되자!
전광판의 주인공이 되자!
전광판의 주인공이 되자!

기본적인 체력이 뒷받침된다면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목청, 철판, 불신이다. 젊은이(스탠딩 관객), 1층, 2층의 함성 대결부터 앙코르 요청까지 공식적으로 목청이 필요한 순간 외에도 싸이의 무대 하나하나를 떼창으로 즐기다보면 목은 쉬게 마련이다. 때때로 물로 목을 적셔주면서 끝까지 복식호흡으로 우렁찬 함성을 질러야 제대로 콘서트를 즐길 수 있다.

관객들의 참여는 목청에서 끝나지 않는다. 때때로 전광판에 관객들을 비추는 순간, 만여 명의 관객을 사로잡는 자신만의 표정을 갖추는 것도 콘서트를 즐기는 나름의 방법이다. 특히 ‘내 눈에는’ 무대를 주목하라. 여자 관객만을 비추는 이 무대는 싸이가 “당황한 듯 귀여운 척 브이 포즈를 취하면 절대 안 된다”며 신신당부한 무대. 잡지 표지 모델이 된 듯 뻔뻔하고 섹시한 표정을 짓는다면 싸이 콘서트에 임하는 자세 점수는 10점 만점에 10점이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콘서트를 즐기기 위해서는 ‘불신’이 필요하다. 싸이의 콘서트는 진짜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싸이는 콘서트 내내 “이 곡을 포함해 정규 공연이 3곡이 남았습니다”, “이제 진짜 마지막곡입니다”, “앙코르를 뭐할까요?”라며 틈만 나면 마지막을 암시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믿지 말고, 싸이가 다시 무대에 오를 때까지 ‘앙코르’를 외친다면 밤을 새서 놀 수 있다. 한 가지 팁을 준다면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라며 부르는 ‘언젠가는’은 절대 마지막곡이 아니다. 곧 싸이를 정말로 다시 만나게 된다.

마지막 준비물…남자(여자)친구
점프를 하면서도 놓지 않는 그 손, 전광판에 출연하자 뽀뽀를 하던 그 입술, 막차가 끊겨도 안심하고 집에 갈 수 있는 그 마음, 덤으로 특별한 크리스마스이브의 추억까지. 함께 하면 기쁨이 배가 되고, 없으면 너무나도 슬퍼지는 준비물이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