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마녀사냥’ 21회 2013년 12월 20일 오후 10시 55분

다섯 줄 요약

크리스마스 특집 오프닝으로 델리스파이스가 출연, ‘너의 곡소리가 들려’를 라이브로 들려 주었다. 유세윤이 일일 MC를 맡아 남자들의 여자이야기에 동참하였다. 네 명의 MC는 한 달에 한번 마법에 걸리는 여자들의 고통을 이해해보려는 토크로 문을 열었다. 지하철에서 발을 밟은 여자가 보내는 신호가 그린라이트인지, 온라인 쇼핑몰이 대박나 변한 남자에게는 그린라이트를 꺼야 하는 지 등에 대한 고민 상담이 이어졌다.

리뷰
역시 ‘뼈그맨’ 유세윤이었다. 군대 간 샘 해밍턴을 대신해 MC자리에 앉은 그는 개그콘서트, 라디오스타, SNL코리아에서 쌓은 내공을 바탕으로 재치있는 입담과 실감나는 연기를 선보이며 ‘마녀사냥’을 휘저어 놓았다.

초반에는 토크의 수위를 조절하지 못해 성시경으로부터 눈치도 받았지만, 왜 자기는 되고 나는 안 되냐는 궁시렁거림을 시작으로 반격에 나섰다. “저희 아버지가 입덧을 하셨대요… 근데 이혼하셨어요”라거나, “면허시험이 쉬워져서 다행이에요. 5월에 재취득해야 하는데”라는 등 그의 토크 대상에 예외란 없었다. 아픈 가족사와 부끄러운 개인사도 솔직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그를 거치자 빵 터지는 웃음으로 승화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린라이트인지 확인해 보기 위해 보내는 문자 내용을 가지고는 신동엽과 다른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좀 더 다각적인 면으로 고민을 검토하게 했다. ‘내가 원하는 거 해 줄래요?’와 ‘나한테 뭐해 줄래요?’의 미묘한 차이를 일깨워 주었고, 문자를 받는 여자 입장까지 고려해 보게 만들었다. 그동안 쌓아온 그의 연기 실력도 빛을 발했다. 한혜진의 웃는 모습을 마임처럼 표현한 것은 너무 흡사해 깨알 웃음을 안겼고, 변심한 남자친구를 연기한 것은 너무 비열해 보여 방청객의 야유를 샀다. 결국 그 사연은 ‘그린라이트를 꺼줘’ 사상 처음으로 여성 방청객들의 만장일치를 이끌어 내었다.

메이저가 되면 보기 싫어져서 ‘마녀사냥’이 뜬 이후에는 안 봤다는 남자. 혼자만 듣던 서태지였는데 메이저가 되어서 듣지 않게 되었다고 우기는 남자. 정작 자신은 메이저이고, 그런 자신을 보며 많은 사람이 즐거워한다는 사실을 이 남자가 아는지 모르겠다.

수다 포인트
- 예민한 여친의 대사를 랩처럼 읽어 내려간 신동엽. 20년 전 횡설수설 캐롤에서 선보인 실력이 아직 녹슬지 않았군요.
- 여성용품을 의약품과 같다고 생각해 환부에 붙인 허지웅. 정말로 핥핥핥핥.
- 분명 저출산 국가인데 사방에 넘쳐나는 ‘애기’들은 뭐죠? 곽 모 애기님, 대답을 해 보세욧.

글. 김진희(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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