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CGV와 롯데시네마를 잃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호빗:스마우그의 폐허’가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전도연 고수 주연의 ‘집으로 가는 길’을 따돌렸다.

13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호빗:스마우그의 폐허’는 개봉 첫 날인 12일 하루 동안 745개(상영횟수 2,976회) 상영관에서 13만 9,113명(누적 13만 9,911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서울 지역 CGV와 롯데시네마에서 상영이 안 되는 악조건에서 얻어낸 결과다. ‘집으로 가는 길’은 739개(3,238회) 상영관에서 10만 6,558명(누적 20만 7,098명)을 자리에 앉히며 개봉 첫 날 2위에 랭크됐다.

현재 ‘호빗’을 배급하는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와 서울 지역 CGV와 롯데시네마는 기존 6(배급사)대4(극장)의 부율을 CGV는 5대5로, 롯데시네마는 5.5대4.5로 조정하는 것을 두고 힘겨루기 중이다. 때문에 서울 지역 CGV 직영점과 롯데시네마 직영점의 경우 ‘호빗’을 볼 수 없다. 최근 ‘토르:다크월드’도 CGV와 부율 문제로 인해 개봉 첫 주 서울 지역 CGV에서 ‘토르:다크월드’를 볼 수 없었다.

‘호빗’은 ‘집으로 가는 길’보다 260회 가량 상영 횟수가 적고, 좌석수 역시 57만 5,369석의 ‘호빗’에 비해 ‘집으로 가는 길’이 57만 9,481석으로 근소하게 많다. 그럼에도 ‘호빗’은 약 3만 여의 격차를 보이며 1위 자리에 올랐다. 이는 좌석 점유율에서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 ‘호빗’은 24.2%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고, ‘집으로 가는 길’은 18.4%에 머물렀다. 특히 2012년 12월 개봉된 ‘호빗:뜻밖의 여정’은 개봉 첫 날 1,011개 상영관에서 4,079회 상영돼 15만 8,070명을 모았다. 상영횟수가 1,000회 이상 줄었음에도 동원 관객수는 비슷했다.

‘호빗’이 서울 지역 CGV와 롯데시네마를 잃었음에도 ‘집으로 가는 길’의 상영횟수, 좌석수 면에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지방 극장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볼 수 있다. 오전11시 통합전산망 기준, ‘호빗’은 43.9%의 예매율로 2위권과 큰 차이를 보였다. 부율 문제만 없었더라면 ‘호빗’이 압도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지역을 잃으면서 상당 부분 수익을 놓친 워너브러더스 코리아도 마냥 즐거운 상황만은 아니다. 주말 극장가에선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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