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말 한마디’ 속 김지수가 남편을 향해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배우 김지수가 지난 9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이하 따말)’ 3회에서 보여준 한 장면은 시청자의 감정까지 고조시키는 결정적 신(Scene)이 됐다.김지수는 ‘따말’에서 남편 유재학(지진희)의 외도를 알게 된 아내 미경을 연기하고 있다. 미경의 남편, 재학은 모든 것이 완벽하다. 여자들이 꿈꿀 만한 남자다. 미경은 그런 남편에 헌신하며 살아왔다. 아무리 늦어도 집밥을 고집하는 남편을 위해 정성껏 식탁을 차리고, 무엇에도 만족하는 법 없는 심술궂은 시어머니의 시집살이도 견뎠다.
힘들어도 힘들다 말하지 않고 견디는 미경의 삶은 미국드라마 ‘위기의 주부들’ 속 브리의 삶과 겹쳐진다. 사실은 조금씩 금이 나가는 삶을 알고 있었을 테지만, 스스로는 부정했다. 적어도 겉으로라도 완벽해 보이는 삶이 자연스러운 감정을 억누르고 스스로를 희생하며 산 지난 삶을 보상해 줄 수 있을 것이라 믿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경은 외도를 하고도 도리어 자신을 탓하는 재학 앞에서는 무너져 내렸다. 3회 엔딩 “엄마, 엄마”하며 오열하는 미경의 분노는 지난 1회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그녀의 감정이 한꺼번에 분출한 것이었다.
지난 1회부터 이날의 오열까지, 미경은 언제나 완벽하고 견고해보였다. 남편의 외도를 알고 있었음에도 미동없이 그를 대했다. 남편의 애인, 은진(한혜진)을 알고 싶어 그녀가 다니는 요리수업을 수강하게 됐다. 은진에게도 큰 감정의 변화 없이 대했다. 아무렇지 않게 함께 장도 보러 다녔다. 물론 어쩔 수 없는 한기는 느껴지긴 했지만, 그 탓에 은진은 미경에게 호감을 가지기까지 한다. 그만큼 그동안 미경의 분노는 감춰져왔다. 그래서 도리어 그 크기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아슬아슬하고 위태위태했다.
그리고 마침내 터져버린 감정, 이제 미경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까.
4회 예고편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미경이 보여주는 분노의 크기가 점점 더 커진다는 것. 그동안 자신을 꽁꽁 감추며 살아왔던만큼 더더욱 토해낼 것이 많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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