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김규리, 김호정 등이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 ‘화장’을 함께 한다.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작이자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하는 ‘화장’은 죽어가는 아내와 연정을 품고 있는 젊은 여자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육체의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이라는 소재를 임권택 감독만의 시선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안성기는 대기업 화장품 회사의 임원인 오상무 역을 맡았다. 죽어가는 아내와 연정을 품고 있는 젊은 여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중년 남성의 번민과 고뇌를 표현할 예정. 안성기의 합류는 지난 부산영화제를 통해 이미 알려졌다. 안성기는 임권택 감독과 ‘태백산맥’, ‘축제’, ‘취화선’ 등 여섯 편을 함께 했고, 이번이 11년 만에 재회이자 일곱 번째 작품이다. 부산영화제 당시 안성기는 “이번 작품은 더욱 잘 해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기는 작품”이라고 했다.

오상무의 마음을 사로잡는 젊고 아름다운 여직원 추은주 역은 김규리가 맡았다. 2004년 ‘하류인생’으로 임권택 감독과 작업한 바 있는 김규리의 합류는 부산영화제가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올해 부산영화제 개막식 무대에 오른 김규리의 축하 댄스공연을 지켜 본 임권택 감독이 “아름다운 육체의 선과 열정적인 모습이 추은주 역에 어울린다”고 판단해 캐스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오상무의 죽어가는 아내 역은 배우 김호정이 나선다.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 ‘즐거운 인생’ 이후 한동안 연극무대에 주력했던 김호정은 뇌종양 환자를 연기하기 위해 몸무게 감량과 삭발을 감행하는 연기 투혼을 펼칠 예정이다. 임권택 감독은 “김호정의 지적인 이미지와 섬세한 연기력이 뇌종양 환자이자 젊은 시절 기자였던 아내의 캐릭터에 더없이 적합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화장’은 12월 말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