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자가 모노드라마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VIP 시사회 참석한 관객을 향해 웃고 있다.
“모르면서 두려워하지 말 것.”배우 김혜자가 열 살 소년 오스카의 입을 통해 전달한 대사다. 죽음 앞에서 두려움보다는 삶을 찬양하는 오스카를 이토록 슬프고 재미있게 표현하는 배우가 김혜자 말고 또 있을까. 7년 만에 무대 위에 오른 김혜자는 누구보다 빛났고 삶의 용기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무대가 끝나자 관객은 기립 박수로 김혜자의 활약에 보답했다.
프랑스 작가 에릭 임마누엘 슈미트의 소설 ‘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원작으로 모노드라마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백혈병에 걸린 열 살 소년 오스카와 소아 병동의 외래 간호사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장미 할머니의 우정을 그린 작품. 김혜자가 홀로 담당하는 역할은 무려 11명. 이 인물들을 통해 김혜자는 삶의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을 그린다.
5일 서울 타임스퀘어 CGV신한카드아트홀에서 열린 김혜자의 모노드라마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VIP 시사회에서 공연을 마친 김혜자는 수줍게 무대 위로 올라와 “오스카는 슬프고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여기에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연극을 보고 난 후 관객의 1/3이라도 하나님이 누군지 생각하면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극을 하고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혜자는 무대위에서 소설 속 대목 하나하나 전하면서 큰 부담감을 느꼈다고 했다. “조금이라도 (연기가) 삐끗해도 (무대 위에서) 먼지처럼 사라질 수 없기 때문”이라는 고백을 내놨다. 긴장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 지난 15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진행되는 이 연극은 무대마다 그에게 새로웠다. 김혜자는 “미처 몰랐던 것을 매 순간 깨닫게 되고 어제 새로운 것을 못 보고 간 관객에게 항상 미안하다. 그래서 순간순간마다 최선을 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혜자를 응원하기 위해 VIP 사사회에 참석한 사람들로 극장은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만큼 꽉 찼다. 무대는 열정 그 자체였다. 사소한 대사 하나에도 크게 웃어주고 ‘장밋빛인생’을 불어로 부르던 김혜자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쳐주던 열렬한 관객 덕분에 연극은 더욱 풍부해졌다.
가수 박완규, 국회의원 정몽준, 서울시 교육감 문용린, 배우 김혜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날 가수 박완규, 개그맨 이정수, 배우 이철민 송영규를 비롯해 텐아시아 전중연 대표, 비즈니스워치 대표 이훈, 서울시 교육감 문용린, 국회의원 정몽준 이재영,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줬다.정몽준 의원은 “정을 몽땅 준 사람 정몽준입니다”며 재치있는 자기소개를 한 뒤 “김혜자 선생님은 10년 전에도 눈이 맑으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지금이 더 맑으신 거 같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문용린 교육감 역시 김혜자와 연극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모노드라마를 이렇게 아름답고 멋지게 표현해주신 김혜자 선생님 대단하시다”며 “연극을 보는 내내 ‘너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지 않으냐?’는 생각이 머리에 맴돌았다. 맞다.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다. 나이가 드니까 새벽에 깨서 죽음을 생각한다. 그때마다 나는 죽음을 애써 피하려 했지만, 이제는 죽음을 직면할 수 있는 삶에 대한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글. 이은아 domino@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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