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슬립 스릴러를 향한 대중의 호기심이 ‘열한시’를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올려 놓았다. 쌀쌀해진 날씨에 안성맞춤인 로맨틱 코미디 ‘결혼전야’는 순위를 끌어 올리며 입소문을 냈다. 그리고 2013년 48주차(11월 29일~12월 1일) 극장가의 큰 볼거리는 3위부터 6위까지의 경쟁이다. 영화 ‘헝거게임:캣칭 파이어’, ‘창수’, ‘친구2′,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 등 4편의 영화가 1만 명 내외의 격차로 3위부터 6위까지 빼곡하게 자리를 채웠다.

2013년 48주차(11월 29일~12월 1일) 박스오피스 순위

2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정재영 김옥빈 최다니엘 주연의 ‘열한시’는 512개(상영횟수 7,916회) 상영관에서 37만 7,175명(누적 44만 9,099명)의 관객을 불러 들이며 개봉 첫 주 1위로 데뷔했다. 최근 1위작의 상영횟수가 1만 회를 훌쩍 넘거나 1만 회에 근접했던 것에 비해 상당히 적은 횟수다. 다양한 영화에 골고루 관객들이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많은 상영횟수를 가져오지 못했다. 그럼에도 2위와는 약 15만 격차를 보이며 여유롭게 정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11월 30일 28.3%, 12월 1일 23.6%에 불과한 주말 좌석 점유율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2위부터 6위에 오른 작품들 모두 ‘열한시’ 보다 좌석 점유율 면에선 우위에 섰다. 상영횟수를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 ‘결혼전야’(왼쪽), ‘헝거게임:캣칭 파이어’ 스틸

내심 개봉 2주차에 박스오피스 1위를 노렸던 ‘결혼전야’는 421개(4,749회) 상영관에서 23만 3,139명(누적 84만 1,563명)을 동원, 개봉 첫 주보다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리며 2위에 자리했다. ‘결혼전야’는 26~27일 1위를 차지하며 2주차에 희망을 걸었으나 28일 4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하지만 29일 곧바로 다시 2위로 끌어 올렸다. 전주 6,990회였던 상영회수가 2,000회 이상 줄어들었음에도 관객 감소율을 25.4%(7만 9,266명)로 막아냈다. 11월 30일 37.9%, 12월 1일 33.6%의 좌석 점유율로 ‘열한시’ 보다 월등히 높다. 그만큼 입소문이 세다는 걸 의미한다. 현재 흐름상 1위를 노리기 보다 안정적인 2위 전략으로 꾸준한 흥행을 노리는 전략이 주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헝거게임:캣칭파이어’는 416개(4,472회) 상영관에서 20만 6,556명(누적 86만 9,239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개봉된 ‘헝거게임:판엠의 불꽃’의 최종 성적(60만 7,965명)을 가볍게 넘어 섰다. 전편의 흥행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했다. 지금 분위기로는 100만 돌파도 가능해 보이지만 불안 요소는 상영횟수 보장 여부다. 개봉 첫 주 7,119회였던 상영횟수가 2주차에 들어 약 2,700회 가량 빠졌다. 또 48.0%(19만 601명) 관객이 감소했다. 하락세를 얼마나 늦출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11월 30일 33.4%, 12월 1일 28.3%의 좌석점유율로 ‘열한시’ 보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게 위안이다. 힘겹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와 달리 북미에선 여전히 무서운 기세다.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헝거게임:캣칭파이어’는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와 함께 누적 2억 9,650만 달러를 벌어 들였다. 올해 개봉작 중 벌써 3위에 해당하는 수익이다. 올해 1위인 ‘아이언맨3′(4억 901만 3,994달러)도 노려볼 만한 기세다.

영화 ‘창수’(왼쪽), ‘친구2′ 스틸

임창정 주연의 ‘창수’는 414개(5,589회) 상영관에서 20만 1,916명(누적 25만 6,247명)으로 4위에 랭크됐다. 3위와는 약 5,000명 차이다. 28일 개봉과 함께 2위로 데뷔, 흥행 전망을 밝혔으나 29일부터는 4위권에 머물렀다. ‘열한시’를 제외하곤 가장 상영횟수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아쉽다. 좌석 점유율도 ‘열한시’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11월 30일에는 26.0%로 ‘열한시’ 보다 못했고, 12월 1일에는 24.9%로 ‘열한시’ 보다 앞섰다. 하지만 주연을 맡은 임창정과 연출을 맡은 이덕희 감독에겐 굉장히 뜻깊은 숫자다. 지난 2011년 5월 크랭크인 한 ‘창수’는 당초 지난해 이맘때즈음 개봉을 준비했으나 여러 이유로 늦춰졌다. 결국 촬영을 시작한지 약 2년 6개월 만에 관객을 만나게 된 셈. 이들에겐 개봉 자체만으로도 뿌듯한 셈이다. 물론 흥행까지 되면 더없이 좋겠지만.

2주 연속 1위를 지켰던 ‘친구2′는 5위까지 하락했다. 445개(5,484회) 상영관에서 불러 모은 19만 7,206명(누적 275만 2,887명)이 3주차 주말 성적이다. 상영횟수, 관객수 등 큰 폭으로 하락했다. 9,484회였던 상영횟수는 4,000회 줄었고, 관객은 58.3%(27만 5,651명) 감소했다. 누적 300만까지 약 25만 남았다. 지금 분위기로는 300만 관객이 ‘친구2′의 종착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니메이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는 490개(2,979회) 상영관에서 19만 4,590명(누적 49만 1,863명)으로 6위를 기록했다. 28일 10위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어린이 및 가족 관객이 쏟아지는 주말에 바짝 힘을 내며 순위를 끌어 올렸고, 1일에는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전주(3,571회)에 비해 약 600회 가량 상영횟수가 줄었고, 관객수는 22.8%(5만 7,494명) 감소했다. ‘결혼전야’와 함께 10위권 내 작품 중 감소폭을 20%대로 방어한 유이한 작품이다.

영화 ‘버틀러:대통령의 집사’(왼쪽), ‘리딕’ 스틸

275개(2,804회) 상영관 7만 3,760명(누적 9만 3,788명)이 9년 만에 선보이는 리딕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리딕’의 개봉 첫 주를 함께 했다. 순위는 7위. 34년간 8명의 대통령을 수행한 집사의 이야기를 그린 ‘버틀러:대통령의 집사’에는 178개(1,280회) 상영관 4만 4,522명(누적 5만 3,732명)이 다녀갔다. 개봉 첫 주 순위는 8위다. 미국 개봉 당시 1위를 차지한 것에 비해 국내에선 미국 대통령 집사에 대한 관심이 다소 떨어졌다. 300만 관객을 돌파한 ‘토르:다크월드’(누적 301만 5,155명)와 ‘그래비티’(314만 914명)는 만족한 만한 성적을 거두고, 순위권 퇴장을 앞두고 있다.

49주차, 잠시 숨고르기… ‘열한시’ 다시 한 번, ‘결혼전야’ 이번에는

49주차(12월13일~15일) 극장가는 겨울철 성수기를 앞두고 잠시 숨고르는 한 주다. 대중의 시선을 확 끌어당길 작품이 눈에 띄지 않는다. 실버스터 스탤론, 아놀드 슈왈제네거 등 두 노장이 주연한 ‘이스케이프 플랜’, 올 추석 극장가에 공포 바람을 일으킨 ‘컨저링’ 제임스 완 감독의 또 다른 공포물 ‘인시디어스:두 번째 집’, 워킹타이틀표 로맨틱 코미디 ‘어바웃 타임’ 등이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관객을 만난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예매율면에선 크게 올라오지 않고 있다. 이 외에도 일본 영화 ‘오싱’, ‘글로리아’, ‘영 앤 뷰티풀’, 애니메이션 ‘스파이크’, ‘코비’ 등이 개봉된다. 현재 예매율만 놓고 보면, ’열한시’, ‘결혼전야’ 등 48주차 1~2위 작품이 다시 한 번 1위 자리를 놓고 다툴 분위기다. 오전 10시 통합전산망 기준, ‘열한시’는 10.6%, ‘결혼전야’는 9.6%로 1~2위를 기록 중이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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