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라라는 친구의 필모그래피를 떠올려보면, ‘반올림’ 이후 몇 작품이 분명 있는데 ‘반올림’이 기억의 전부다. 그 외 전작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 친구를 둘러싼 연기력 논란은 아마도 그의 작품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또 지금까지 출연한 드라마 자체가 잘된 적이 없어서 생긴 논란 같다. 연기를 못 하는 친구는 결코 아니다. 차라리 잘 되었다 싶은 것은 이 친구의 이미지를 한 번 뒤집어주면 다른 친구가 하는 것 곱하기가 돼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기 때문. 무엇보다 본인의 의지가 강했다. 여배우 이미지를 깨고 싶어 했고 실제로도 꽤 털털한 친구였다. 본인의 의지를 가슴으로 알게 될 정도로 강렬했다.”
tvN ‘응답하라 1994′ 신원호 PD가 고아라 캐스팅에 의구심을 표하는 취재진에게 한 말이다. 고아라는 실제 ‘응답하라 1994′를 통해 완전히 재평가 받고 있다. 이전의 고아라가 ‘반올림’ 옥림으로 기억돼있다면, ‘응답하라 1994′ 이후 고아라는 철저하게 성나정으로 이야기된다.
그런데 ‘응답하라 1994′ 이전 어느 대목에서 고아라라는 배우가 지나치게 과소평가 돼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고아라가 두 편의 영화, ‘페이스메이커’와 ‘파파’로 대중과 만났던 2012년이었다. 그래서 그 해 한 일본 매거진에서 주목해야 할 배우를 꼽아 달란 말에 여배우로 고아라를 언급했던 기억도 있다. 그러나 이 두 작품 역시 흥행에는 그리 성공하지 못해 이 영화 속 고아라를 기억하는 대중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고아라의 연기는 이미 서툴지 않았다. ‘응답하라 1994’ 직전까지 그의 연기에 의문을 표했던 이들은 아마도 ‘반올림’에서 아직 설익지 않은 모습에 대한 기억과 김수현 드라마 ‘눈꽃’ 초반 연기력 논란에 대한 기억이 또렷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말은 이후 고아라의 행보에서 기억할 만한 분기점이 없었다는 말과도 같다. 신원호 PD의 말이 구구절절 옳았던 것이다. ‘반올림’이나 ‘눈꽃’ 이후 고아라의 지나치게 안정적인 행보는 어떤 작품 속 어떤 캐릭터를 하더라도 시선을 집중시키는데 실패했다. 안정적인 행보라는 것은 그녀가 변신에 자신을 담금질하기보다는 여전히 어여쁜 여배우라는 점이 더욱 부각되는 역할을 해왔다는 말인데, 이런 필모그래피는 그녀를 배우로 읽게 하기보다 여전히 청춘스타로 인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후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눈꽃’에서는 비록 극 초반 연기력 논란이라는 어린 나이에는 혹독했을 비판도 감수해야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섬세해지는 감정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반올림’ 보다 한 톤 다운시킨 연기가 그녀를 성숙한 성인 연기자의 가능성을 가진 재목으로 보이게 만들어줬다.
그리고 2013년 고아라는 ‘응답하라 1994′를 만나게 된다. 기회가 된다면 영화 ‘파파’를 다시 볼 것을 권한다. ‘파파’의 고아라와 ‘응답하라 1994’ 속 고아라를 비교해 볼 때, 연기적인 면에서 시간차에 따른 비약적 성장이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고아라는 2012년(촬영은 2011년) 이미 오늘날 성나정에게서 보이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차이는 카메라가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을 정도로 어여쁜 ‘파파’의 준과 일상과 맞닿아 있는 나정, 두 캐릭터에서 기인한다. 물론 머리까지 싹둑 자를 정도로 독한 마음을 먹은 만큼, 배우들에게는 가장 까다롭다는 일상 속에서의 잔잔한 생활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응답하라1994′와 ‘파파’ 의 결정적 차이이며, 또 다른 결실이다.
‘응답하라 1994′ 이후 고아라가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그녀는 이제 예쁜 유리알에 머물러있지 않을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또 그것을 실현해냈을 때의 성과는 우리의 기대이상이었음을 증명해냈다. 고아라는 앞으로 어떤 감독,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를 만나게 될까. 데뷔 10년, 고아라의 제2의 시작은 ‘반올림’ 옥림이 이후보다 훨씬 흥미진진하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tvN ‘응답하라 1994′ 신원호 PD가 고아라 캐스팅에 의구심을 표하는 취재진에게 한 말이다. 고아라는 실제 ‘응답하라 1994′를 통해 완전히 재평가 받고 있다. 이전의 고아라가 ‘반올림’ 옥림으로 기억돼있다면, ‘응답하라 1994′ 이후 고아라는 철저하게 성나정으로 이야기된다.
그런데 ‘응답하라 1994′ 이전 어느 대목에서 고아라라는 배우가 지나치게 과소평가 돼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고아라가 두 편의 영화, ‘페이스메이커’와 ‘파파’로 대중과 만났던 2012년이었다. 그래서 그 해 한 일본 매거진에서 주목해야 할 배우를 꼽아 달란 말에 여배우로 고아라를 언급했던 기억도 있다. 그러나 이 두 작품 역시 흥행에는 그리 성공하지 못해 이 영화 속 고아라를 기억하는 대중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고아라의 연기는 이미 서툴지 않았다. ‘응답하라 1994’ 직전까지 그의 연기에 의문을 표했던 이들은 아마도 ‘반올림’에서 아직 설익지 않은 모습에 대한 기억과 김수현 드라마 ‘눈꽃’ 초반 연기력 논란에 대한 기억이 또렷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말은 이후 고아라의 행보에서 기억할 만한 분기점이 없었다는 말과도 같다. 신원호 PD의 말이 구구절절 옳았던 것이다. ‘반올림’이나 ‘눈꽃’ 이후 고아라의 지나치게 안정적인 행보는 어떤 작품 속 어떤 캐릭터를 하더라도 시선을 집중시키는데 실패했다. 안정적인 행보라는 것은 그녀가 변신에 자신을 담금질하기보다는 여전히 어여쁜 여배우라는 점이 더욱 부각되는 역할을 해왔다는 말인데, 이런 필모그래피는 그녀를 배우로 읽게 하기보다 여전히 청춘스타로 인지하게 만들었다.
드라마 ‘반올림’ 속 고아라
그럼에도 어느 시기부터 고아라는 연기에 서툰 배우는 결코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려 한다. 물론 ‘반올림’에서의 연기는 합격선에 들어가는 것이라 말하기는 힘들다. 요즘의 아역배우들과 다르게 당시만 해도 청소년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배우들에 대한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았다. 1차원적 감정을 전달하는 그들의 연기는 정극보다는 시트콤 연기에 가까웠는데, 고아라의 옥림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는 연기를 보여주지는 못했다.그러나 이후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눈꽃’에서는 비록 극 초반 연기력 논란이라는 어린 나이에는 혹독했을 비판도 감수해야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섬세해지는 감정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반올림’ 보다 한 톤 다운시킨 연기가 그녀를 성숙한 성인 연기자의 가능성을 가진 재목으로 보이게 만들어줬다.
영화 ‘파파’ 속 고아라
앞서 말한 두 편의 영화 ‘파파’와 ‘페이스 메이커’. 비록 흥행에 실패하고 만 두 편의 영화를 기억하는 대중은 별로 없을지언정, 당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고아라가 좋은 캐릭터를 만나게 된다면 충분히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배우임이 분명하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그리고 2013년 고아라는 ‘응답하라 1994′를 만나게 된다. 기회가 된다면 영화 ‘파파’를 다시 볼 것을 권한다. ‘파파’의 고아라와 ‘응답하라 1994’ 속 고아라를 비교해 볼 때, 연기적인 면에서 시간차에 따른 비약적 성장이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고아라는 2012년(촬영은 2011년) 이미 오늘날 성나정에게서 보이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차이는 카메라가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을 정도로 어여쁜 ‘파파’의 준과 일상과 맞닿아 있는 나정, 두 캐릭터에서 기인한다. 물론 머리까지 싹둑 자를 정도로 독한 마음을 먹은 만큼, 배우들에게는 가장 까다롭다는 일상 속에서의 잔잔한 생활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응답하라1994′와 ‘파파’ 의 결정적 차이이며, 또 다른 결실이다.
‘응답하라 1994′ 이후 고아라가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그녀는 이제 예쁜 유리알에 머물러있지 않을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또 그것을 실현해냈을 때의 성과는 우리의 기대이상이었음을 증명해냈다. 고아라는 앞으로 어떤 감독,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를 만나게 될까. 데뷔 10년, 고아라의 제2의 시작은 ‘반올림’ 옥림이 이후보다 훨씬 흥미진진하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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