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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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2′가 예상을 뛰어 넘는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2013년 46주차(11월 15일~17일) 극장가는 오직 ‘친구2′를 위한 독무대였다. 전통적인 극장가 비수기 시즌이란 사실을 잊은듯 개봉 첫 주 100만 관객을 손쉽게 넘기며 흥행을 신고했다. 평일 개봉한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이하 청불) 영화 중 개봉 첫 날 최고 성적과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중 최단 기간 100만 돌파는 ‘친구2′가 획득한 ‘훈장’이다. 같은 날 개봉된 김선아 주연의 ‘더 파이브’는 ‘친구2′의 위력에 맞서기엔 존재감이 다소 부족했다. 최승현 주연의 ‘동창생’은 겨우 개봉 2주차 주말을 보냈지만 벌써 마무리를 향해 가는 상황이다.

2013년 46주차(11월 15일~17일) 박스오피스 순위.
2013년 46주차(11월 15일~17일) 박스오피스 순위.
2013년 46주차(11월 15일~17일) 박스오피스 순위.

18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곽경택 감독 그리고 유오성 김우빈 주연의 ‘친구2′는 968개(상영횟수 1만 3,015회) 상영관에서 106만 7,440명(누적 137만 9,753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2위와 관객수는 약 3배 차이, 상영횟수는 2배 차이를 보였다. 매출액 점유율에서 50.6%(81억 5,602만 3,699원)를 기록, 영화 시장의 절반을 독차지했다. 또 16일 45.4%, 17일 43.5%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대규모 상영 영화 중 당연히 1위이자 유일한 40%대 점유율이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지금 성적은 ‘핫’한 성수기가 아닌 비수기인 11월에 올렸다는 점이다. 지난해 ‘늑대소년’이 11월 비수기를 뛰어 넘었다면, 올해는 ‘친구2′가 그 바통을 이어 받았다.

그리고 ’친구2′는 청불 영화라는 점이다. 개봉 첫 날 30만 기록은 평일 개봉한 역대 청불 영화 중 최고다. 지난 10월 개봉된 ‘화이’는 9일 한글날 개봉해 약 36만 관객을 모았다. 하지만 ‘화이’의 개봉 첫 주 5일 동안 올린 성적은 121만 3,890명. 개봉 4일 만에 137만 명을 모은 ‘친구2′에 비해 한참 뒤처진다. 또 배급사 집계에 따르면, ‘친구2′는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청불 영화 중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통합전산망에서는 개봉 3일까지 98만 8,696명을 동원했다.) 특히 ‘범죄와의 전쟁’, ‘신세계’ 등 청불 흥행작의 경우,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개봉 첫 주말 3일 동안 100만 관객을 넘어서진 못했다. 이처럼 ‘친구2′는 청불 영화의 새로운 흥행 이정표를 써가고 있는 중이다. 벌써부터 최종 성적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 파이브’(왼쪽), ‘동창생’ 스틸 이미지.
‘더 파이브’(왼쪽), ‘동창생’ 스틸 이미지.
‘더 파이브’(왼쪽), ‘동창생’ 스틸 이미지.

같은 날 개봉된 김선아 주연의 ‘더 파이브’는 491개(6,436회) 상영관에서 26만 1,725명(누적 31만 4,330명) 모집에 그치며 개봉 첫 주 3위에 머물렀다. ’친구2′와 모든 지표에서 경쟁 상대가 되지 못했다. 상영횟수는 2배 이상 차이를 보였고, 관객수는 4배 가량의 격차다. 좌석점유율 역시 16일 29.3%, 17일 31.1%로 ‘친구2′와 10% 이상 차이를 보였다. 또 개봉 첫 날인 14일에는 ‘토르:다크월드’에 앞선 2위로 데뷔했으나 15일부터 3위로 떨어졌다. 결국 ‘토르’에 약 8만 여 격차를 보이며 3위에 머물렀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흥행 반전을 기대하기엔 모든 수치가 좋지 않다. 개봉 2주차에 어느 정도의 상영횟수를 지켜낼지 관건이다.

개봉 2주차 주말을 보낸 것에 불과한 ‘동창생’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동창생’은 402개(4,120회) 상영관에서 10만 7,009명(누적 96만 7,557명)으로 5위에 올랐다. 순위가 2위에서 5위로 하락하기도 했지만 더 심각한 건 1만 회를 넘었던 상영횟수(1만 195회)가 무려 6,000회 가량 줄었다는점이다. 관객수 역시 74.9%(31만 9,669명) 감소했다. 또 2,530회에 불과한 ‘그래비티’에도 밀렸다. 21.6%(16일), 21.4%(17일)에 불과한 좌석점유율이 발목을 잡았다. 벌써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느낌이다. 조만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 누적 100만 관객에 위안을 삼는 수밖에 없을 듯싶다.

영화 ‘토르:다크월드’(왼쪽), ‘그래비티’ 스틸 이미지.
영화 ‘토르:다크월드’(왼쪽), ‘그래비티’ 스틸 이미지.
영화 ‘토르:다크월드’(왼쪽), ‘그래비티’ 스틸 이미지.

이에 비해 ‘토르:다크월드’, ‘그래비티’ 등 외화는 비교적 꾸준함을 자랑하고 있다. 3주차 주말을 보낸 ‘토르:다크월드’는 518개(6,705회) 상영관에서 34만 6,931명(누적 260만 7,991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1만 1,140회였던 상영횟수는 약 4,500회 줄었고, 관객수는 47.1%(30만 8,521명) 감소했다. 하락 속도를 얼마나 늦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 속도에 따라 누적 300만 돌파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5주차 주말을 보낸 ‘그래비티’는 288개(2,530회) 상영관에서 12만 8,511명(누적 294만 1,144명)으로 4위에 자리했다. 누적 300만 돌파는 확실해 보인다. 약 2,400회 상영횟수가 줄었고, 47.5%(11만 6,103명) 관객이 감소했다. 그럼에도 훨씬 더 많은 상영횟수의 ’동창생’을 앞서며 꾸준한 흥행을 보여주고 있다.

‘카운슬러’, ‘블랙가스펠’ 등 신규 개봉작은 10위권에 안착했다. ‘카운슬러’는 293개(2775회) 상영관에서 6만 3,823명(누적 8만 824명)으로 6위, ‘블랙가스펠’은 143개(914회) 상영관에서 1만 6,609명(누적 2만 3,765명)으로 8위에 각각 올랐다. 또 추억의 명작 ‘터미네이터2:심판의 날 감독판’은 47개(282회) 상영관에서 재개봉돼 6,742명(누적 8,288명)을 모으며 개봉 첫 주 11위에 랭크됐다.

‘결혼전야’ ‘헝거게임:캣칭 파이어’, ‘친구2′를 넘어설까?
헝거게임 결혼전야
헝거게임 결혼전야
47주차(11월 22일~24일) 극장가도 나름의 격전지다. 18일 오전 10시 통합전산망 기준, ‘친구2′가 25.2%의 예매율로 1위다. ‘헝거게임:캣칭 파이어’와 ‘결혼전야’가 10.0%, 8.0%로 3~4위에 올라있는 상황. 연상호 감독의 ‘사이비’도 3.7%로 순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아직 순위권에는 없지만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 역시 할리우드 인기 애니메이션임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 순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헝거게임:캣칭 파이어’는 미국에선 엄청난 흥행을 거뒀지만 국내에선 다소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던 ‘헝거게임:판엠의 불꽃’ 후속편이다. 이번에 흥행 성적은 어떨지 관심이다. 결혼 전에 겪는 메리지 블루를 그린 ‘결혼전야’는 공감 가득한 이야기로 관객들을 유혹한다. 김강우 김효진 이연희 택연 이희준 고준희 마동석 주지훈 등의 앙상블이 매력적이다. ‘돼지의 왕’으로 신선한 파장을 일으킨 연상호 감독의 ‘사이비’도 어떤 이슈를 불러올지 눈여겨 볼 만하다. 또 박찬욱 감독의 대표작 ‘올드보이’가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2003년 개봉일인 11월 21일로부터 정확하게 10년 뒤인 2013년 11월 21일 개봉된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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