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진짜 사나이’

MBC ‘진짜 사나이’ 2013년 11월 17일 오후 06시 20분

다섯 줄 요약
이번 주는 1박 2일간의 독도수호를 마치고 광개토대왕함에서의 아쉬운 첫 해군 체험을 마무리하는 시간이었다. 헬기 이착함 훈련까지 묵묵히 마치고 각자 선함 청소와 장기자랑, 그리고 혁스버거 1호점 런칭(?)을 준비하느라 눈 코 뜰새 없이 바쁘다. 그러는 와중에 김형근 일병의 편지와 어린이들의 선물은 진짜 사나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데…

리뷰
‘리얼’ 버라이어티 쇼의 시대가 막을 내리기 시작하면서 이제 TV는 노스텔지어의 손수건을 브라운관에 심느라 정신 없다.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응답하라 1994′는 90년대 초반의 풋풋한 감성을 자극하며 큰 반향을 얻고 있으며 ‘써니’ ‘나인’을 비롯해 영화, 대중음악계의 복고바람은 만성적인 불경기속에서 시청자들을 과거의 향수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준비중이거나 기획중인 드라마들 또한 일제시대 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과거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이 많이 쏟아져 나올 거라고 한다.

예능 프로그램인 ‘진짜 사나이’는 직접적인 과거 회상을 재연하진 않지만 모든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추억의 공간’으로 군생활을 치환하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의 추억은, 과거의 그것은 아니지만 20대 젊은이들만이 만끽할 수 있는 집단성을 반추하게 한다는 점에서 간접적인 ‘노스텔지어 예능’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해군함이라는 지극히 제한적인 공간이 주는 효과 때문일까? 오로지 수병들만이 서로의 처지와 생활을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기에 이들이 만드는 전우애는 더욱 애뜻해지는데, 이러한 모습들은 나이 지긋한 중년남성들에게는 실제 본인들의 군생활을 반추하게 하고, 젊은이들에게는 낭만을, 그리고 여성들에게는 생경하지만 그만큼 신선한 남성집단의 노스텔지어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바다에서 보내는 시간이 육지보다 훨씬 많은 해군 생활의 특성 상, 간식과 요기거리는 이들의 유일한 즐거움인데, 현직 취사병사들과 함께 어울리며 론칭한 혁스버거 1호점은 해군으로 프로그램의 소재로 옮겨 온 뒤 처음으로 출시된 히트상품이 될 듯하다. 그 맛을 직접 느껴볼 수는 없지만 만드는 과정과 즐겁게 먹는 모습에서 해군만의 정겨움과 추억을 우리들로 하여금 느끼게 한다.

다음 주는 동해가 아닌 서해를 배경으로 새로운 부대 체험이 펼쳐질 예정이다.

매번 부대를 옮길 때마다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는 많았다. 비슷한 패턴과 소재거리는 아마 제작진 또한 크게 신경 쓰는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반복 속에서 무수한 차이를 통해 시청자들을 여전히 사로잡았던 데에는 구분없이 어울리는 ‘진짜 사나이’들과 부대원들의 진정성 때문이다. 이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진짜 사나이’가 롱런하기 위한 충분조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다 포인트
-칼칼한 이은미 가수의 내레이션, 깨알같은 자막센스, 그리고 먹음직한 혁스 버거까지… 선미느님이 위문공연 왔다면 더 완벽했을 텐데 말입니다…
-이제 ‘해피투게더’나 ‘놀러와’ 같은 프로그램에 단체로 나와 뒷 이야기를 들려줄 법도 한데 말이죠. 급한대로 ‘아침마당’은 어떠신지..

글. 강승민(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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