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도 이처럼 버디 홀리, 척 베리와 같은 선배들의 노래를 부르며 실력을 쌓았던 것이죠. 비틀즈의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가 천재로 이야기되지만, 천재이기 이전에 이렇게 꿈과 열정, 신념을 가진 젊은 밴드였다는 것을 이 앨범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거예요.”
18일 오전 서울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비틀스 앨범 ‘온 에어 - 라이브 앳 더 비비시 볼륨 2(On Air - Live At The BBC Volume 2)’ 발매 기념 청음회가 열렸다. 이 앨범은 비틀즈가 활동 초창기 영국 공영방송 BBC에 출연해 연주했던 라이브 음원을 편집한 것으로 BBC 음향 엔지니어로 활동했던 케빈 홀렛의 리마스터링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 청음회 사회를 맡은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비틀즈는 BBC에서 총 275회의 라이브를 했다. 중요한 순간을 BBC와 함께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그간 대중에 공개되지 않은 척 베리 원곡의 ‘아임 토킹 어바웃 유(I’m Talking About You)’, 스테판 포스터 원곡 ‘뷰티풀 드리머(Beautiful Dreamer)’ 등이 흘렀다. 디트로이트의 흑인음악 레이블 모타운 출신의 마블렛츠의 노래 ‘플리즈 미스터 포스트맨(Please Mister Postman)’을 비틀즈의 버전으로 들어보니 색다른 느낌이다. 임진모 평론가는 “스타덤에 올랐던 1963년까지도 공연 때 커버 곡을 하곤 했다,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는 카피도 기가 막히게 잘했다”며 “모타운까지 소화한 것을 보면 정말 다양한 음악을 시도해봤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음악감독 이재학 씨는 “이 앨범을 들어보면 비틀즈가 당시 트렌디한 음악부터 고전에 이르기까지 모두 연주해보려는 왕성한 호기심을 가진 팀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정식 앨범으로 선보인 적 없는 ‘루씰(Lucille)’, ‘멤피스 테네시(Memphis Tennessee)’ 등 60여 곡이 이번 앨범에 실렸다. 비틀즈의 BBC 방송음원을 편집한 앨범이 나온 것은 1994년 앨범 ‘라이브 앳 더 비비시(Live At The BBC)’ 이후 19년 만이다. 1995년에는 미발표곡인 ‘프리 애즈 어 버드(Free As A Bird)’, ‘리얼 러브(Real Love)’를 비롯해 예전 테이크들을 담은 앤솔로지 시리즈 석 장이 나오면서 비틀즈 붐이 다시 일기도 했다. 이번 앨범 발매를 기념해서는 ‘워즈 오브 러브’의 새로운 뮤직비디오가 공개돼 기대를 모은다.
임진모 평론가는 “비틀즈는 이제 음악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유산과도 같다. 이번 앨범은 비틀즈를 기억하는 다큐멘터리와 같은 앨범으로써 새로운 세대가 비틀즈와 소통하는데 윤활유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유니버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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