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응답하라 1994’, 다시 스무살이 되면 좋아한다 말할 거야
tvN ‘응답하라 1994′ 10회 11월 16일 오후 8시 40분

다섯줄요약
1994년 12월 첫눈이 내리던 날, 나정(고아라)은 쓰레기(정우)를 깨우고 함께 첫눈을 구경하던 중 나정은 쓰레기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해태(손호준)가 공짜 영화표가 있다고 하자 신촌 하숙 사람들은 함께 길을 나서지만, 갑자기 일이 생겨 하나 둘씩 떠나고 결국 나정과 쓰레기만 남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정은 쓰레기가 신경 쓰이고, 아무렇지 않은 듯 영화를 보는 쓰레기를 보며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새해 해돋이를 보기 위해 나정과 윤진(도희), 해태는 삼천포를 따라 삼천포(김성균)로 향하고 삼천포의 부모님은 윤진의 첫인상을 좋지 않게 보지만, 시간이 지나자 점차 나아진다. 일본 유력 구단과의 미팅이 연기되자 칠봉은 주저없이 삼천포로 내려가고 동네 술주정뱅이를 구하다 감기에 걸리고 만다. 삼천포에 내려온지 세 시간만에 칠봉은 다시 서울로 향하고 왜 내려온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나정에게 좋아하는 감정을 털어놓는다.

리뷰
그 아무리 ‘구라’가 몸에 배인 삼천포의 할머니라 해도 ‘다시 스무살이 되면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한다 말할 거’라는 말은 진심이었을 게다. 직업 상(!) 무수히 많은 남자들을 만나고 또 천성이 남자를 좋아하는 삼천포의 할머니지만 막상 자신이 좋아하는 이에겐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기 어려웠기 때문에. 칠봉은 팔순이 넘은 삼천포 할머니의 말을 듣고 나정에게 고백할 결심을 하게 되고, 결국 그는 스무살의 마지막 1분을 후회없이 보낸다. 나정에게 좋아한다 말 함으로써.

‘응사’ 속 러브라인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정은 쓰레기에게, 칠봉은 나정에게 사랑을 고백함으로써 본격적인 삼각관계의 시작을 예고한 셈이다. 삼천포에서의 사랑고백은 다른 커플 사이에서도 이루어졌다. 매일 티격태격하던 삼천포와 윤진 사이에서도 감정은 싹텄다. 서로 무심한듯 하지만, 속 깊은 면모를 통해 ‘말하지 않아도 아는’ 감정들이 오간 덕이다.

총 20부작의 중반부에 들어선 이번 회는 전 회들에 비해 다소 짜임새가 헐겁다는 인상이다. 칠봉과 나정, 그리고 삼천포와 윤진을 부각시키기 위해 주변의 방해꾼들(?)을 제거해야 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어 해돋이를 보기 위해 전날 가장 먼저 잠자리에 든 해태가 다음 날 새벽 모습을 보이지 않는 부분은 삼천포가 충분히 깨울 수 있는 상황이지 않았을까하는 의문이 남는다.) 또한 삼천포와 사천 간의 대립 상황에서 삼천포가 ‘칠천포라고 하면 안 되냐’는 제안은 딱히 웃음 포인트를 찾기 힘들었다. 앞으로 하프코스가 남은 상황에서 이 모든 게 기우이길 간절히 바래본다.

수다포인트
-소개팅에서 LG팬이 나오면 무조건 잡으라던 그 말, 다시 한 번 실감합니다.
-아, 쓰레기의 손에 들려있던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엄청났었죠.
-윤진에겐 미안하지만, ‘스머프 반바지만하네’라는 비유 참 그럴싸하네요.

글. 톨리(TV리뷰어)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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