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극적인 멤버들의 화해와 막내 김내현이 가세하며 결성된 4인조 밴드 로큰롤라디오는 클럽무대에 딱 두 번 오른 후 KBS 탑밴드2에 지원했다. 활동하는 밴드 모두가 나가는 분위기라 잃을게 없다는 마음이었다. 총 650팀이 지원해 음원심사를 통해 1차로 99팀이 선정되었다. 처음으로 음원심사를 통과하는 감격을 안겨준 곡은 정규 1집의 첫 번째 트랙 ‘레드문’이었다. 1차 관문을 통과하며 조금 우쭐했던 마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2차 관문은 무대 3개에 동시에 올라가 살 떨리는 대결을 펼치는 트리플 라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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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의 쓴 맛을 본 멤버들은 대오각성을 했다. 이후 홍대 앞의 거의 모든 라이브클럽을 돌며 100회가 넘는 공연을 통해 음악내공을 키워나갔다. 힙스퀘어 박준범 대표에게 소속 제의를 받은 것은 이때 쯤. “잘하는 밴드가 있다고 해 프리버드에서 공연을 처음 보았죠. 일단 공연이 너무 재미있더군요. 특히 김진규의 기타 리프에 반했는데 그날 기타 줄이 끊어졌는데도 당황하지 않는 걸 보고 어릴 때 외국에서 살다 온 친구라 생각했습니다.”(박준범 대표) “작년 여름은 한 달에 클럽공연을 23번까지 돌았고 하루에 세 탕을 뛴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공연에 관객이 없어 클럽 측에서 집객도 신경 쓰라고 하더군요.”(이민우) “경연에 나가기 시작했지만 성과가 없으니 클럽 공연을 빡세게 돌면서 몸만 바쁘고 이렇게 전전하다 끝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최민규)
반전의 기회가 왔다. 7월에 ‘미러볼V쇼 이달의 발견’에 선정된 이들은 9월엔 라이브클럽 AOR의 추천을 받아 대한민국 라이브 페스티발 콘테스트에 도전장을 냈다. 총 120팀이 참가한 음원심사를 패스하고 롤링 홀에서 20개 팀과 겨루는 결승에 진출했다. “대라페 콘테스트 결선은 진행이 급해 리허설은 물론이고 사운드체크와 악기 튜닝도 제대로 못한 상태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첫 곡으로 ‘Shut Up And Dance’를 연주했는데 중간에 이펙터가 말썽을 부려 ‘망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첫 곡을 그렇게 끝내고 어차피 떨어질 것 제대로 한 번 놀아나 보자는 마음으로 두 번째 곡 Red Moon을 신나게 연주했더니 생각지도 못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때부터 조금씩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는데 ‘어떤 상황이든, 내가 즐거워야 사람들도 즐겁다’라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습니다.”(김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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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이 붙은 로큰롤라디오는 10월에 쌈지사운드페스티발에서 숨은 고수에 선정되고 CJ 튠업 11기로 선발되면서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프리버드에서 공연하는데 어떤 사람이 저희가 아닌 멋있게 생긴 흑형이 춤추는 사진을 찍더군요. 공연 후 찾아와 비욘세와 마돈나의 프로듀서이자 뮤지션인 라이언 레슬리의 매니저라며 저희 음악을 잘 들었다고 얘기해 기분이 좋았습니다.”(김진규) 그때까지 음반 한 장 발표하지 못했던 이들은 2013년 2월, 포털사이트 네이버 온스테이지에 소개되면서 음원을 따는 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후 레드불 라이브온더로드 2라운드 우승과 EBS 스페이스 공감 5월의 헬로 루키로 선정되었다. 라이브 강자로 입소문을 타면서 케이블 엠넷 ‘밴드의 시대’에 출전해 우승 밴드인 3호선 버터프라이와 맞붙어 200표를 획득하는 선전을 펼쳤다. 당시 3호선 버터플라이의 베이스 김남윤은 “루키밴드 로큰롤라디오에게 지면 3호선 버터플라이는 해체한다.”는 비장한 말을 했을 정도로 로큰롤라디오의 위상을 급성장했다.
정규 1집 발표 전까지 정식음반에 발표한 곡은 그린플러그드 옴니버스 세 번째 앨범 ‘숨’에 수록된 ‘그녀는 온난화’가 유일했다. 인디레이블 힙스퀘어와 계약할 때 상반기 중에 EP 발매 조항이 있었지만 정규앨범으로 곧바로 원대한 방향을 잡고 4월 말부터 녹음에 들어갔다. 로큰롤라디오의 정규앨범은 원래 6월 발매예정이었다. ‘밴드의 시대’ 출연으로 1달 이상 늦어졌고 믹싱 엔니지어의 사정으로 10월 말에야 발표되는 난산을 겪었다. 처음 믹싱을 맡은 3호선 버터플라이 김남윤의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하려 했지만 영국투어를 떠나는 바람에 콘솔 장비가 좋고 빈티지 앰프가 많은 석기시대로 변경했다. 김남윤을 엔지니어로 선택한 이유는 3호선 버터플라이 4집의 사운드를 모델로 삼았기 때문. “녹음 끝낸 후 믹스작업을 시작하니 추구했던 따뜻한 아날로그 질감이 아닌 디지털 느낌이 강해 드럼만 빼고 다시 녹음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2중으로 들어간 제작경비도 그렇지만 앨범 발표가 너무 늦어져 속이 다 시커멓게 타 버렸습니다.”(박준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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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곡 순서는 하나의 공연이라는 콘셉트로 잡았다. 좋은 곡이 많지만 ‘레드문’을 1번 트랙으로 선택한 이유는 처음으로 음원심사를 통과하고 자신들의 존재를 알렸던 첫 정이자 출발의 의미를 지닌 각별한 노래이기 때문. 개인적으로 13번 ‘불빛아래서’가 가장 좋지만 멤버들은 어떨까? “10번째 트랙 ‘셧 업 앤 댄스’가 가장 좋습니다. 웨인 루니가 10번이듯 축구에서 10번은 핵심 번호죠.”(김내현) “원래는 ‘미스터’가 1번, ‘레드문’이 4번이었는데 멤버들이 순서를 바꾸자고 하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모든 곡이 다 좋지만 야구는 4번 타자가 중요하듯 저는 4번 ‘ONE WEEK’가 가장 좋습니다.”(김진규)
그동안 로큰롤라디오를 대변하는 곡은 ‘Shut Up And Dance’였다. 2011년 말 김진규가 메인리프를 만들었지만 작업을 중단했던 곡을 합주를 통해 살려낸 노래다. 이들이 곡을 만들 때 중시하는 순서는 리듬, 멜로디, 가사, 제목순이다. 곡 작업은 공동으로 진행된다. “아이디어가 많은 진규형이 선장 역할을 하고, 저나 민규, 민우형은 선원역할입니다. 선장에게 모든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고 선원도 좋은 아이디어를 내면 선장도 따르는,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작업과정입니다.”(김내현) “전체 작업은 진규가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는데 각자의 아이디어와 스타일이 합쳐져 많은 곡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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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라디오는 오는 11월 15일(금요일) 홍대 앞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정규 1집 발매를 기념하는 첫 단독공연을 연다. 밴드 결성의 모태가 되었던 YB가 게스트로 등장한다. 화려하게 대미를 장시한 로큰롤라디오는 2014년 1월 일본 후지TV의 글로벌 락페스티발
로큰롤라디오 프로필글, 사진.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oopldh@naver.com
2011년 10월 4인조 밴드 결성
2012년 KBS 탑밴드 시즌2 1차 예선 통과, 7월의 미러볼V쇼 이달의 발견 선정
2012년 대한민국 라이브뮤직 콘테스트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 숨은 고수 선정, CJ 튠업 11기 아티스트 선정
2013년 레드불 라이브온더로드 2라운드 우승, EBS 스페이스 공감 5월의 헬로 루키 선정, 10월 정규 1집 ‘Shut Up And Dance’ 발표, 11월 EBS 스페이스 공감 2013 헬로루키 연말 결선 대상
사진제공. EBS SPACE 공감, 힙스퀘어
편집. 권석정 morib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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