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그룹 틴탑의 리키와 창조, 배우 연준석, 가수 보아, 아이유, 배우 박지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2014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층 쌀쌀해진 날씨에 어느덧 계절은 겨울의 문턱에 들어섰지만, 올해 수능에 응시하는 연예인들에 대한 관심은 뜨겁기만 하다.올해 수능에 응시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1995년생으로 배우, 가수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수시전형을 통해 이미 14학번 새내기가 된 이들이 눈에 띈다. SBS ‘찬란한 유산’, KBS1 ‘힘내요, 미스터 김!’, KBS2 ‘상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연준석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아이스크림 소녀’로 이름을 알린 탤런트 최아라는 인하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을 확정 지었다.
가수들의 수시 합격 행렬도 줄을 이었다. 걸그룹 레인보우의 오승아, 에이핑크의 손나은, 아이돌그룹 B1A4의 산들은 각각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명지대 영화뮤지컬학부에 합격해 14학번으로서 캠퍼스 생활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이 수시로 대학에 입성한 것은 예체능우수자 전형으로 대학마다 편차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수상실적과 적성면접을 통해서 선발이 이뤄진다. 모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인정된 연극, 뮤지컬, 영화, TV 드라마 등의 기본자격 요건만 갖추면 지원이 가능하다”며 “적성면접을 통해 본인의 수학의지와 전공 관련 지식을 시험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최근 배우를 비롯한 아이돌그룹 출신의 가수들이 연극영화과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점차 활동 영역에 ‘성역’이 없어지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환경의 변화와 관계가 깊다. 또한, 대학 입장에서는 연예인 학생의 입학을 통해 대외적인 홍보 효과까지 누릴 수 있으니, ‘특례입학’은 연예인과 대학 입장에서는 서로 얻을 것이 많은 ‘윈윈 전략’인 셈이다.
오는 7일 전국의 수험생과 함께 수능 시험장에 들어설 연예인들의 수도 적지 않다. 올해 수능에 응시하는 연예인으로는 아이돌그룹 비투비의 육성재, 틴탑의 창조와 리키, 스피드의 성민, 보이프렌드 민우, 영광, 광민과 걸그룹 파이브돌스의 혜원, 은교, 에이핑크의 김남주, 헬로비너스의 유영, 마이네임의 채진 등이 있다.
반면 수능을 포기하기로 한 연예인도 있어 화제를 모았다. 배우 박지빈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박지빈의 소속사는 “박지빈이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상황이라 수능 시험을 볼 자격 요건을 갖췄지만, 배우로서 연기에 매진하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커 올해 대입 수능에 응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지빈뿐만 아니라 아이돌그룹 빅스의 혁과 탑독의 야노도 수능에 응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에 응시하지 않는 사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학입시를 포기한 가수 중 원조 격에 해당하는 스타로는 가수 보아가 있다. 중·고교 과정을 모두 검정고시로 마친 것으로 알려진 보아는 수능을 앞두고 가수로서의 재능과 뛰어난 일본어 능력으로 충분히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으나 “나의 직업에는 학벌이 중요치 않다. 바쁜 일정 탓에 고등학교도 잘 못 갔으니 대학에 가도 ‘유령학생’으로 남을 것이 뻔하다”며 수능 응시를 포기해 당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보아는 입시 포기 이후 2001년 일본에서 데뷔해 한국 가수 최초 오리콘 앨범차트 1위에 오르는 등 활발한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이런 ‘선배의 길’을 뒤따른 가수 후배들의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데뷔 후 2집 앨범 ‘라스트 판타지(Last Fantasy)’가 큰 성공을 거두며 국민 여동생으로 자리매김한 가수 아이유는 “대학에 진학한다 하더라도 제대로 못 나갈 것 같다. 제대로 공부할 수 있을 때 대학에 들어가고 싶다”며 수능 응시를 포기했다. 비슷한 시기에 특례입학 제의를 거부하고 연예계 활동에 주력했던 배우 유승호도 마찬가지다. 이 밖에도 걸그룹 카라의 강지영, 에이핑크의 정은지, 미쓰에이의 수지, 에프엑스의 설리, 투애니원의 공민지를 비롯해 강승윤과 샤이니의 태민도 같은 선택을 내려 ‘대학만능주의’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왔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SBS, 로엔엔터테인먼트, SM, 티오피미디어, 키이스트, 웨이즈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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