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사의 부재로 중단 위기에 놓인 ‘유재하 음악경연대회’가 출신 뮤지션들의 십시일반으로 다시 태어난다.

올해로 24회째를 맞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이달 24일 한양대학교 백남음악관에서 개최된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고인이 1987년 세상을 떠난 후 1989년부터 열렸다. 한국 가요사에 싱어송라이터의 표상으로 남은 고인의 음악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음반수익과 성금을 기탁해 설립된 ‘유재하 음악장학회’의 주관으로 열린 것. 조규찬, 고찬용, 유희열, 방시혁, 윤영배, 이한철, 심현보, 나원주, 정지찬, 루시드폴, 말로, 스윗 소로우, 오지은, 전지한(피터팬컴플렉스) 권순관, 박경환 등이 이 대회를 거쳐 가 싱어송라이터, 작곡가들의 등용문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올해는 스폰서 부재로 대회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이에 이한철, 정지찬, 심현보 등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 뮤지션들이 대회를 되살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대회를 거쳐 간 동문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개최를 직접 꾸리고 나선 것. 이들은 시상식 제작, 진행, 섭외, 홍보 등을 직접 도맡아 진행했다.



대회 개최를 위해 모인 유재하 동문회 측은 “선배들이 심사, 홍보, 포스터 디자인, 제작, 방송 등의 기획 역할을 하고, 후배들은 여러 가지 진행을 도와준다면 못 할 것도 없다라는 생각으로 노래하고 연주만 하던 뮤지션들이 직접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며 “올해 대회를 거르지 않고 우리 힘으로 만들자는 다짐과 행동은, 우리가 어떤 음악적 세력이 되기 위한 것이거나 과시를 위한 것이 아니다. ‘위대한 탄생’과 ‘슈퍼스타K’가 아니라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를 위해 준비했을,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있는 수많은 ‘젊은 유재하’들을 위한 선배들로서의 책임감 같은 것”이라고 전했다.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김현식의 봄여름가을겨울을 거친 유재하는 1987년 1집 ‘사랑하기 때문에’를 발표했다. 유재하고 작사 작곡 편곡 노래 연주 등을 도맡아 한 이 앨범은 ‘사랑하기 때문에’, ‘가리워진 길’, ‘우울한 편지’ 등 명곡들을 남기며 한국가요사를 대표하는 명반으로 남았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유재하 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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