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답하라 1994′

대중문화의 ’1990년대 소환’이 활발하다. TV 프로그램, 음악, 영화계 등 대중문화 전반에서 1990년대를 추억하는 다양한 콘텐츠가 선보이고 있고, 호응을 얻고 있다.

우선 TV에서는 지난해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켰던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의 후속작인 ‘응답하라 1994′가 벌써부터 히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8일 첫방송된 ‘응답하라 1994’는 4회 시청률 4%대(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케이블채널 시청률 1위를 보이고 있다. 이 작품은 특히 1990년대 초반 대중문화계 키워드였던 서태지와 아이들, 농구대잔치 등을 주요 소재로 삼아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지방 학생들의 서울 상경기를 접목시키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 반향을 불러오고 있다.

지난해 영화 ‘건축학개론’ 으로 1990년대 향수를 자극했던 스크린에서는 1990년대 작품에 대한 오마주가 한창이다.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8월의 크리스마스’(1998)가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11월6일 재개봉을 앞두고 있고 이명세 감독의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1990)는 리메이크 버전의 제작에 들어갔다.

외국 작품으로는 1990년대 신드롬을 일으켰던 작품들이 줄줄이 재개봉되고 있다. ‘니키타’(1990)가 지난달 31일 재개봉된 데 이어 ‘터미네이터2’(1991)도 11월14일 다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

신승훈

가요계는 19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가수들의 귀환이 잇따르고 있다. ‘발라드의 황제’로 불리는 신승훈은 4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고, 임창정도 10년 만의 가수로 컴백해 활동 중이다. 이적, 유희열 등도 신보 발표를 앞두고 있다. 앞서 신인 가수 김예림은 1990년대 감수성을 담은 음반으로 신예답지 않은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이렇듯 대중문화계 전반에 ’90년대 신드롬’이 불고 있는 것은 당시 청소년기와 대학시절을 보냈던 지금의 30~40대가 구매력을 갖춘 주요 문화 소비계층이 된 것과 무관치 않다. 이들이 가장 정서적으로 풍부했을 시기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문화 콘텐츠가 적극적으로 소비되면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응답하라 1994′의 연출자 신원호 PD는 “가장 감수성이 활발했던 20대 시절을 함께 살아온 이들에게 ‘동지의식’을 느낀다”며 “그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선물을 주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힌 바 있다.

대중문화사적으로 1990년대는 문화산업이 성장하는 가운데 아날로그와 디지털 문화가 공존, 다양한 담론이 형성되면서 문화적 기반이 가장 풍성했던 시기로 기억되고 있다. 때문에 그만큼 재해석의 여지도 많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한 제작관계자는 “당시의 작품에는 순수한 감성이 담겨 있으면서도 지금 세대와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아마도 90년대 문화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들의 활황은 당분간 꾸준히 이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