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공백이 무심하다. 지난 2일 세 번째 미니앨범 ‘베리 굿(VERY GOOD)’을 발표한 블락비는 13일 SBS ‘인기가요’에서 1위를 차지하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소속사를 옮기고 나서 발표한 첫 앨범에서 데뷔 첫 1위를 달성한 것. 게다가 지드래곤, 버스커버스커, 아이유, 샤이니 등 쟁쟁한 가수들의 활동이 이어진 10월에 이룬 쾌거다. 블락비의 인기 비결에는 보기만 해도 흥겨운 무대에 있다. ‘베리 굿’을 부르는 블락비 멤버들은 표정 하나하나가 살아 있다. 칼 같이 들어맞는 군무보다는 개인 파트를 살려주는 안무와 설렁설렁해도 멋있어 보이는 동작들이 특징이다. 때문에 풀샷보다는 역동적이면서 적절한 클로즈업으로 블락비의 표정과 숨어 있는 동작들을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주 텐카메라맨은 블락비의 1위를 뒤늦게 축하하며, 블락비가 1위를 했던 10월 둘째 주 방송으로 카메라워크를 비교한다.# 포인트 1) 유권의 ‘안 나오면 쳐 들어간다’ 앙탈 : 인기가요 > 뮤직뱅크 > 음악중심 > 엠카
‘안 나오면 쳐 들어간다’를 부르는 블락비는 정말 쳐 들어올 것처럼 주먹을 내지르기도 한다. 이어 ‘쳐들어와서’인지 멤버들에게 꾸중을 받은 유권이 마치 동요 ‘우리 집에 왜 왔니’의 율동처럼 양쪽을 번갈아가며 왔다 갔다 하며 앙탈을 부리는 것이 포인트다. SBS ‘인기가요’는 ‘안 나오면’, ‘조 조여’에서 블락비가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들어간다’에서는 유권의 표정을 클로즈업해 포인트를 풍부하게 만들었다. 특히 후반부 재효와 비범에 의해 끌려 들어가는 유권의 모습을 잡으면서 자연스레 지코의 얼굴이 등장하는 카메라워크를 선보였다. KBS2 ‘뮤직뱅크’는 풀샷과 클로즈업을 적절히 활용해 이 부분을 드러냈고, 들어가는 유권의 모습도 잡았지만, 세심함 박자감각을 타는 카메라는 ‘인기가요’가 한 수 위였다. MBC ‘쇼!음악중심’(이하 음악중심)은 재효-유권-비범의 쓰리샷으로 이 부분을 드러내 안무의 포인트를 살렸다. 그러나 마지막 끌려가는 장면은 먼 풀샷으로 잡아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Mnet ‘엠카운트다운’(이하 엠카)은 처음에는 측면 풀샷으로 구도를 드러냈지만 점점 유권으로 가까이 클로즈업해 멤버들과의 호흡이 비교적 효과적으로 드러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 포인트 2) 피오의 유권 위협 : 인기가요 > 음악중심 > 뮤직뱅크 = 엠카
2절에는 유권은 ‘센 척해도 너무 귀여운 걸’이라며 방송마다 조금씩 다르게 애교스런 포즈를 취한다. 그때 피오는 마치 유권을 때릴 듯한 시늉으로 위협하며 유권을 쫓아낸 뒤 자신의 파트를 시작한다. 이때, 유권의 애교와 피오의 위협을 모두 담아내야 한다. ‘엠카’는 유권의 애교는 잡아냈지만, 피오가 유권을 위협할 때 아주 먼 거리에서 풀샷을 잡아 버렸다. ‘뮤직뱅크’도 유권의 애교를 제대로 잡았으나, 피오의 위협 동작 때에는 쫓겨나는 유권의 모습만을 담아 둘의 호흡이 가려졌다. ‘음악중심’도 위협의 순간을 잡지 못했지만, 쫓겨나는 유권과 당당히 들어서는 피오를 한 번에 담아 안무를 드러냈다. ‘인기가요’는 유권의 귀여운 포즈를 클로즈업한 후, 피오가 등장할 때 풀샷을 잡아 포인트를 잘 드러냈다.
# 포인트 3) 태일의 펀치 : 음악중심 > 뮤직뱅크 > 엠카 > 인기가요
노래가 후반부 하이라이트로 달려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관문은 태일의 펀치 날리기. 태일은 한껏 힘 준 주먹으로 지코에게 펀치를 날리면서 하이노트로 이어지는 ‘아임 베리 베리 굿’을 시작한다. ‘뮤직뱅크’는 준비부터 펀치까지 투샷을 잡았지만, 아무런 움직임 없이 고정된 앵글을 취해 심심했다. ‘음악중심’은 ‘뮤직뱅크’처럼 투샷을 잘 잡았고, 주먹이 꽂혔을 때 카메라도 함께 튕기는 듯한 느낌을 줘 화면을 살렸다. 게다가 펀치를 맞고 얼떨떨해 하는 지코의 표정도 훌륭하게 잡아냈다. ‘엠카’는 왜 하필 주먹이 꽂히는 순간, 카메라 앵글이 멀리 도망가 버리는가. ‘인기가요’는 왜 노래를 잘랐는가.
# 총평) 인기가요 > 음악중심 > 뮤직뱅크 > 엠카운트다운
블락비는 매번 새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같은 노래, 같은 안무지만 생동감 넘치는 멤버들의 표정이 무대를 한 번 바꾸고, 무대를 뛰어 노는 자유분방함이 두 번 바꾼다. 따라서 앞서 이야기했듯이 블락비의 무대에서는 블락비의 표정과 개인 동작을 적절히 드러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점에서 ‘엠카운트다운’은 이날따라 먼 거리의 풀샷과 천장샷을 자주 사용해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뮤직뱅크’는 포인트는 대부분 살렸지만, 카메라의 고정 앵글이 많아 비교적 심심한 느낌을 자아냈다. ‘음악중심’은 박자를 타는 카메라워크를 비롯해 화면효과를 활용하여 2절 박경의 파트 후에 나오는 ‘헝헝헝헝’ 효과음을 살렸다. 피오의 ‘왱왱’, ‘땍땍’ 부분에서 이뤄지는 포인트 동작도 제대로 살렸다. ‘인기가요’는 노래를 자른 것 외에는 모든 포인트를 효과적으로 살렸으며, 불꽃이나 금빛 종이 가루 등을 이용해 무대를 더 흥겹게 만들었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KBS, MBC, SBS,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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