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답하라 1994′ 방송 캡처 이미지

tvN ‘응답하라 1994′ 4회 10월 26일 오후 8시 40분

다섯줄요약
동일(성동일)과 일화(이일화)는 아침 일찍부터 마산에 내려가고 나정(고아라)은 빈 집에서 연신 일거리를 찾아 하루종일 자신을 혹사시킨다. 나정의 친오빠의 기일이었음을 알고 있던 쓰레기(정우)는 고되게 일하는 나정의 곁에서 조용히 일손을 돕는다. 자신을 위해 쓰레기가 어린 시절 친오빠와 함께 묻었던 물개인형을 마련해줬음을 알게 된 나정은 쓰레기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리뷰
칠봉(유연석)은 ‘삼풍백화점에서 15,000원짜리 메론’을 샀다는 사실에 모두가 놀라자 (당시) 시장에서도 충분히 살 수 있는 것이라고 둘러댄다. 빙그레(바로)는 신문에서 정성스레 TV편성표를 오려내고 TV를 보며 헤벌쭉 웃으면서도 자신이 왜 (의대) 수업에 가지않는지 말하지 않는다. 해태(손호준)는 순천에 있는 어머니가 자꾸 안부전화를 하자 ‘수업이 있다’고 둘러대며 락카페로 발걸음을 옮긴다. 락카페의 문지기는 해태와 삼천포(김성균)의 행색을 보고 락카페가 만원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나정은 죽은 친오빠가 생각났지만 아무렇지 않은듯 집안일을 한다. 결국 자신을 말없이 지켜주는 쓰레기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한다. 당황한 기색의 쓰레기는 나정에게 만우절이니 장난치지 말라고 사정없이 나정의 볼을 잡아당긴다.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신촌하숙의 청춘들은 저마다의 사정을 뒤로한 채, 자신을 위해, 때로는 상대를 위해 거짓말을 한다. 그들이 처음 거짓말을 한 때를 훨씬 넘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거짓말은 쓴 끝맛을 남긴다. 순간의 위기, 순간의 감정을 감추기 위한 말은 거짓일 수 있겠지만, 그 말이란 치장 뒤에 숨은 진실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상대의 행동과 눈빛, 혹은 분위기를 통해 그들은 말 뒤에 숨은 진실과 대면한다.

20회 전체의 줄거리가 하나로 이어지면서도 매회의 주제 안에서 에피소드가 귀결되는 형식을 우리는 전작인 ‘응답하라 1997’에서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응답하라 1994’의 이야기 구성방식은 흡입력을 가진다. 여기에는 단순히 표피적인 ‘추억팔기’가 아닌, 작은 기억의 편린으로 시작해 이를 오늘을 살아가는 극중 인물들과 이를 지켜보는 동시대인들의 존재방식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재확인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검(실시간 검색어)’에서 실검으로 옮겨다니며 오늘의 현실을 꿰어가는 우리의 모습이 원래부터 이렇지는 않았음을 깨닫는 순간에 ‘응답하라 1994’의 촉이 닿는 것만 같아 따끔거린다.

수다포인트
-피아노 전화기, 리복 샤크, 옴파로스 배경음악,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주옥같은 94년의 히트곡들. 정말 추억 돋네요.
-“맞나?”에 대한 서로 다른 의미들. 그러고 보면 한국이 그리 작은 나라는 아닌 것 같네요.
-나정의 “눈ggal 없나?” 대사톤, 참 찰지네요.

글. 톨리(TV리뷰어)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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