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티의 다혜, 해령, 혜연, 유지(왼쪽부터)

하나의 질문을 던지면, 어느 한 명 예외 없이 서로 말을 붙이고, 살을 보태 열 개의 답변이 되돌아온다. 대화가 끝이 나지 않을 정도로 서로 칭찬과 함께 웃음소리가 이어진다. 걸그룹 베스티(Bestie)는 ‘베스트 프렌드’의 줄임말인 팀 이름처럼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한다. 베스티는 “멤버들 모두 섭섭한 일이 있어도 3초 만에 잊어버리는 성격이에요”라며 활짝 웃어 보였다.

국민들의 베스트 프렌드가 되겠다는 거창한 출사표를 던진 베스티는 데뷔곡 ‘두근두근’으로 엉덩이 춤과 섹시한 각선미로 뭇 남자들을 친구로 만들었다. 이제는 17일 발표한 신곡 ‘연애의 조건’으로 여자들의 공감을 노렸다. 베스티는 다양한 콘셉트와 노래로 언젠가는 전 국민들을 사로잡는 국민 걸그룹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연애의 조건’에는 여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사를 담았어요. 눈이 높지 않다고 하면서 키 크고, 돈 많은 남자를 바라는 그런 여자 이야기요.”(해령)
“연애 못하는 눈 높은 솔로 여자의 이야기에요. 노래를 듣다보면 저희랑 한바탕 수다를 떤 기분이실거예요.”(유지)
“‘두근두근’이 중독성 강한 후크송이었다면 ‘연애의 조건’은 멜로디 위주로 이뤄져 편하게 듣기 좋은 음악이에요.”(다혜)

베스티가 두 번째 활동곡 ‘연애의 조건’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스타 프로듀서 용감한 형제와 함께 작업한 곡이기 때문. 베스티는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다”고 눙치며 용감한 형제와의 작업 이야기에 열을 올렸다.

“녹음하는 내내 격려와 조언을 해주셨어요. ‘초심이 변하면 안 된다’, ‘풋풋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요. 용감한 형제 프로듀서님을 만난다는 생각에 정말 떨렸는데 나중에 편했어요.”(혜연)
“칭찬을 정말 오랜만에 받았어요. 저희 노래를 듣고 오랜만에 소름이 돋는다고 표현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해령)

베스티의 다혜, 해령, 혜연, 유지(왼쪽부터)

용감한 형제가 소름이 돋았다고 말한 노래 실력의 주인공은 멤버 유지다. 베스티의 메인 보컬을 맡고 있는 유지는 JYP연습생 시절, 지금의 씨스타 효린, 시크릿 송지은과 함께 데뷔를 준비했다. 또한 서울예대, 호원대, 동아방송대, 동덕여대 등 실용음악명문학교에 모두 합격해 일찌감치 실력을 인정받은 보컬리스트. 하지만 강력한 후크송인 ‘두근두근’에서는 그녀의 가창력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연애의 조건’에서는 어떨까?

“‘연애의 조건’은 엄청난 가창력을 필요하기보다는 음역대가 굉장히 높아서 노래를 잘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어요. 저는 오히려 ‘두근두근’은 음이 높지 않아도 멜로디 도약이 심해서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이번 노래는 높은 음이 계속 이어져서 부르는 게 더 편했어요. 소름 끼쳤다고 하시는 부분은 아마 음역대가 높은 부분을 잘 이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유지)

인터뷰 내내 겸손함을 보인 유지를 비롯해 베스티 멤버 중 혜연과 해령 세 명은 이미 한 차례 데뷔 신고식을 치른 적이 있는 ‘중고신인’이다. 2011년 걸그룹 EXID(이엑스아이디)로 데뷔했던 이들은 고심 끝에 팀을 나왔고, 정말 우연히 YNB엔터테인먼트에서 다시 만났다. 그리고 진짜 신인 다혜와 함께 베스티로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한 번의 경험 덕분에 베스티로 활동하면서 좀 더 보여드릴 게 많아졌어요. 준비도 더 많이 하게 돼요. 진짜 신인일 때보다 감이 잘 잡혀서 더 다양한 모습을 빨리,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할수록 욕심이 생겨요.”(해령)

베스티의 다혜, 해령, 혜연, 유지(왼쪽부터)

베스티는 추석 특집 프로그램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SBS 추석 특집 프로그램 ‘스타 페이스오프’에 출연해 핑클의 ‘내 남자친구에게’ 무대를 꾸며 공동 1등을 거머쥐었다. 베스티는 핑클이 ‘내 남자친구에게’로 활동했던 1998년도 당시의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들은 상품으로 받은 화장품을 자선단체에 기부해 착한 마음씨도 보였다.

“1등 아닌 줄 알았어요. 공동 1등이 네 팀이었는데 저희는 네 팀 중 한 팀이 1등인 줄 착각했어요. 그래서 다른 멤버가 앞으로 나가는데도 ‘우리 아니야’라며 말렸어요.”(다혜)
“준비를 진짜 많이 했어요. 당시 영상을 찾아보면서 연습했고, 의상도 저희가 직접 제작했어요. 가발도 썼어요.”(혜연)

베스티는 방송에 출연해 방송인 크리스티나, 배우 오광록 성대모사도 해내면서 걸그룹답지 않은 털털한 매력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멤버들은 이구동성으로 자신들이 외모로 인해 생긴 선입견에 대해 걱정을 토로했다. 이들은 털털한 매력과는 반대로 모두 170cm에 이르는 큰 키와 늘씬늘씬한 몸매, 도도한 외모를 지녔다.

“저희를 외모로만 보시고, 길쭉하거나 늘씬한 이미지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물론 좋은 말이긴 하지만, 너무 한정된 이미지는 안 좋은 거 같아요. 알면 알수록 더 좋은 베스트 프렌드처럼 저희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혜연)

베스티의 다혜, 해령, 혜연, 유지(왼쪽부터)

‘요정돌’, ‘모델돌’, ‘대세돌’ 등 아이돌 그룹을 수식하는 표현들이 많은 요즘, 베스티는 하나의 이미지보다는 계속 변화하는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멤버들끼리 어떤 수식어가 좋을지 각종 아이디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에이 그게 뭐야!”, “좀 괜찮은데?”, “이상해!” 등 왁자지껄한 수다가 이어지는 가운데 베스티는 진짜 소망을 드러냈다.

“궁극적으로 국민그룹이 되고 싶어요. god 선배님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노래를 부르고 싶고, 신화 선배님처럼 오래오래 베스트 프렌드로 활동하고 싶어요.”(다혜)

이제 데뷔 3개월, 탄탄한 실력, 털털한 매력으로 베스티가 가요계를 주름 잡을 날을 기대해 본다. 즐겁게 인터뷰를 마치며 일어서는 순간, 멤버가 다혜가 말했다.

“베스티 수식어 ‘볼매돌’ 어때요? 볼수록 매력이 느껴지는 아이돌!”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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