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뮤지스
‘모델돌’, ‘군통령’ 등 각종 수식어로 화제를 끌어 모았던 나인뮤지스가 데뷔 4년 만에 비로소 정규 1집을 발표했다. 나인뮤지스는 이번 타이틀곡 ‘건(Gun)’도 작곡가팀 스윗튠과 함께 작업해 웨스턴 스타일의 기타 리듬과 감각적인 베이스 라인을 겸비한 중독성 강한 노래를 들려준다. 4년 만에 발표한 정규 1집인 만큼 그동안 쌓은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은 물론, 퍼포먼스까지 다채로워졌다. 특히 이번 ‘건’ 안무는 의자 4개를 이용해 하늘 자전거 안무, 의자 추 안무 등 다양한 안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건’에는 고난도의 퍼포먼스는 없지만 나인뮤지스 9명이 여유로운 듯 바삐 움직이며 3:3:3, 4:1:4 등 여러 구도를 통해 하나의 그림을 만든다. 늘씬한 모델돌이 만드는 하나의 그림과 함께 노래를 듣다보면 어느새 홀려 ‘만지작만지작’ 흥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의자를 이용한 안무는 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보는 이가 쉽게 잡아낼 수 있다. 나인뮤지스 ‘건’의 진정한 안무 포인트는 9명이 만들어내는 그림이다. 어느 음악방송이 가장 나인뮤지스의 그림을 잘 살렸을까?# 포인트 1) 혜미의 ‘여기저기 재지마’ : 인기가요 > 뮤직뱅크 > 음악중심 > 엠카운트다운
혜미는 ‘여기저기 재지마, 곁눈질은 안 좋아’ 부분을 부르면서 무대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혜미의 동선에 따라 멤버들이 이동하고, 혜미는 의자에 앉으면서 나인뮤지스는 5:4로 구도로 나뉘어 안무를 수행한다. 이때 카메라는 혜미의 동선을 따라가면서 5:4의 구도도 드러내야 한다. 하지만 혜미의 파트에서 어떤 음악방송도 완벽한 카메라워크를 선보이질 못했다. 그나마 SBS ‘인기가요’가 ‘여기저기’에서 혜미를 클로즈업하다 뒤늦게 안무를 눈치 챈 듯 급격한 줌아웃으로 포인트를 잡았다. KBS2 ‘뮤직뱅크’는 파트가 시작할 때는 풀샷을 잡아 포인트를 잡는가 싶더니 현아, 은지, 성아가 왼쪽으로 넘어가는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혜미를 클로즈업해버려 아쉬움을 남겼다. MBC ‘음악중심’은 측면에서 카메라앵글을 잡아 오른쪽으로 넘어가는 혜미의 모습이 마치 군중 속으로 사라져가는 듯한 아련한 인상을 남겨버렸다. Mnet ‘엠카운트다운’(이하 엠카)은 처음부터 끝까지 혜미만 클로즈업해 4명이라는 구도도 드러내지 못하는 등 포인트를 거의 살리지 못했다.
# 포인트 2) 성아의 ‘옜다 틈이다’ : 엠카운트다운 > 뮤직뱅크 = 인기가요 > 음악중심
성아의 파트는 ‘옜다 카메라 잡아라’고 할 정도로 눈에 띄는 움직임과 깨알 같은 순간이 담겨 있다. 성아의 파트 바로 전, 혜미의 파트에서 만들어진 5:4의 구도에서 5명 중 한 명인 성아는 ‘애가 왜그래’로 파트를 시작하면서 의자에 다리를 올린다. 보통 카메라는 ‘애가 왜그래’때 다섯 명 전체를 보여주며 누가 노래하는지 궁금증을 자아낸 뒤, ‘숫기가 없어’에서 성아를 비추면서 궁금증을 해결시킨다. 이후 성아는 앞으로 나오면서 4명의 멤버들에게 둘러싸여 가위바위보(?)를 한다. ‘엠카’는 ‘애가 왜그래’에서 재빨리 성아를 비추고, 이후에 풀샷을 하는 방법으로 파트를 소화해 궁금증보다는 가장 무난하고 깔끔한 방법으로 안무를 잡았다. ‘인기가요’와 ‘뮤직뱅크’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방법으로 카메라워크를 잡았는데, ‘뮤직뱅크’는 가위바위보를 할 때 사선에서 비춰 다른 멤버의 뒷모습이 더 부각돼 작은 아쉬움이 있었다. ‘인기가요’는 가위바위보를 클로즈업해 호불호가 나뉘는 섬세한 카메라워크를 보였다. ‘음악중심’은 ‘숫기가 없어’까지도 누가 노래하는지 궁금증보단 혼란스러움을 자아냈고, 가위바위보도 사선 앵글로 가려버렸다.
# 포인트 3) 현아와 혜미의 도미노 : 음악중심 = 뮤직뱅크 > 인기가요 > 엠카운트다운
현아는 ‘운명처럼 와줄래~’에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어서 혜미는 ‘진지하게 고백해주면’을 부르면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도미노 안무를 만들어낸다. 모든 방송사가 준수하게 이 부분을 잡아냈으나 ‘엠카’에게는 아쉬운 점, ‘인가’에게는 궁금한 점이 있었다. ‘엠카’는 혜미가 만드는 도미노는 매우 잘 잡았다. 그러나 현아의 파트는 바로 직전의 경리 파트와 아주 살짝 겹치는데 그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해 도미노의 시작인 현아를 제대로 비추지 못했다. ‘인기가요’는 풀샷으로만 잡아도 되는 부분을 앵글 전환을 통해 다채롭게 잡아내는 노력을 보였다. 그런데 다 똑같은 안무를 하고 있는 8명 중에서 왜 하필 은지를 클로즈업했을까?
# 총평) 인기가요 > 음악중심 > 엠카운트다운 > 뮤직뱅크
이번 ‘텐카메라맨-나인뮤지스’ 편에서 ‘뮤직뱅크’는 선정한 포인트에서는 괜찮은 모습을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섬세함이 부족했다. 세라의 ‘쭈뼛쭈뼛 티 난다’ 파트에서 선보이는 의자 추 안무를 ‘뮤직뱅크’만이 유일하게 잡지 못했다. 은지의 ‘만지작만지작’ 파트에서 멤버들이 양쪽으로 나뉘는 부분에서도 ‘뮤직뱅크’만 은지를 클로즈업해 구도를 드러내지 못했다. 하늘 자전거 안무도 타이밍이 늦게 클로즈업이 들어갔다. 반면 ‘인기가요’는 특유의 섬세한 카메라워크가 빛을 발했다. 첫 번째 하늘자전거 안무에는 왼쪽의 두 명을 비추고, 두 번째 하늘자전가 안무에서는 오른쪽 두 명을 비췄다. 박자감을 살리는 카메라 전환이나 앵글 변화도 돋보였다. ‘음악중심’은 특유의 사선 앵글을 이번에도 자주 사용하였다. 의자 추 안문에서는 카메라도 함께 돌면서 춤을 추며 과한 모습을 보였으나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지 않았다. ‘엠카운트다운’은 두 번째 하늘자전거 안무를 천장샷으로 잡으면서 효과적으로 안무를 드러내는 등 전체적인 카메라워크는 괜찮았지만, 앞서 언급한 포인트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었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KBS, MBC, SBS,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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