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불의 여신 정이’, SBS ‘수상한 가정부’, KBS2 ‘미래의 선택’(왼쪽부터)

지상파 방송 3사 월화드라마가 7~1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강자 없는 모양새를 이어가고 있다.

방송 내내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킨 KBS2 ‘굿닥터’가 지난 8일 19.2%(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로 종영한 후 ‘도토리 키재기’ 격의 시청률 판도를 보이고 있는 것.

지난 7월 가장 먼저 방송을 시작한 MBC ‘불의 여신 정이’는 당초 10.7%로 출발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빠지면서 7%대로 내려앉았다. 조선시대 최초 여성 사기장의 삶과 사랑을 다룬 이 작품은 문근영 이상윤 김범 박건형 등 젊은 연기파 배우들의 포진으로 ‘동이’ ‘마의’ 등 인기 MBC 사극의 바통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지만 다소 느린 전개를 보이며 시청률 면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방송 6회를 넘어선 SBS ‘수상한 가정부’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폭발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인기 일본 드라마 ‘가정부 미타’의 리메이크작으로 화제가 된 이 작품은 주인공 박복녀 역의 최지우가 원작과 100%에 가까운 싱크로율을 보이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시선을 빼앗기에는 모자란 감이 있어 보인다. 첫방송 8.2%로 시작, 14일 최고시청률 10.6%를 기록했지만 잔잔한 반응에 그치고 있다.

14일 첫 선을 보인 KBS2 ‘미래의 선택’은 9.7%로 시작, 향후 시청률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은헤, 이동건, 정용화 등이 주연으로 나서는 이 작품은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타임슬립물로 30대 대기업 콜센터 계약직 여직원의 꿈과 사랑을 담고 있다.

지상파 월화드라마의 시청률 부진에는 종합편성채널 JTBC ‘그녀의 신화’의 선전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8일 종영한 이 작품은 마지막회 3.3%(전국 유료방송 가구 기준)를 보이며 종편 채널 시청률로는 주목할 만한 시청률을 기록, 14일 후속작인 ‘네 이웃의 아내’도 1.983%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여기에 21일에는 ‘추노’ ‘도망자 Plan.B’를 연출한 곽정환 PD의 신작인 tvN 드라마 ‘빠스껫 볼’이 첫방송을 앞두고 있어 월화극 시청률 판도에 또다른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 그간 케이블TV 드라마는 대부분 지상파 미니시리즈 편성 시간대를 피해 오후 9시나 11시대를 고수해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과감하게 오후 10시대를 택하면서 지상파 드라마와 맞대결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SBS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월화드라마의 전반적인 부진은 ‘킬러 콘텐츠’의 부재도 있지만 종편이나 케이블 채널의 부상과 젊은층의 TV 이탈 현상 가속화 등 외부적인 요인도 엿보이는 대목”이라며 “‘대세’로 불릴만한 드라마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비슷한 수치 사이에서의 경쟁 체제가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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