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 351회 방송화면 캡쳐

MBC ‘무한도전’ 351회 2013년 10월 12일 오후 6시 25분

다섯 줄 요약
‘무한도전 가요제’의 두 번째 이야기가 공개됐다. 유재석은 유희열의 열정에 반해 알앤비를 택하게 되고, 망원동 핫 가이 육중완의 집을 다시 찾은 노홍철은 가요제 경연곡 ‘오빠라고 불러다오’를 처음 듣게 된다. 박명수와 길은 프라이머리와 보아를 만나 각각 힙합과 댄스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기로 하고 정형돈은 지드래곤과 의상구매를 위해 동묘 장터 나들이에 나선다. 정준하와 김C는 제주도에서 만나 문어마니아의 자존심을 건 요리대결을 펼치고, 곡 작업은 뒷전인 하하와 장기하의 얼굴들은 홍대에서 느닷없이 양평 혐님의 인기투표를 실시한다.

리뷰
‘무한도전 가요제’ 두 번째 이야기의 키워드는 ‘신뢰’였다. 여기에는 실제로 음악 활동을 하는 길과 하하, 박명수도 예외는 아니었다.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를 만드는 데 필요한 건 뛰어난 음악적 재능도, 기발한 상상력도 아니었다. 힙합, 록, 알앤비, 댄스뮤직 등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함께 팀을 이룬 파트너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였고, 그 신뢰를 확인하는 순간이 담긴 그들의 두 번째 만남은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 그리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무한도전’의 가치를 되살리기에 충분했다.

이번 방송에서 유독 “좋다”라는 말이 자주 등장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유희열을 자신이 만든 곡을 듣는 재석에게 “좋아?”라고 묻고 재석은 “좋아!”라고 답했다. 노홍철이 음악이 홍철의 마음에 들까 노심초사하던 육중완에게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라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데는 가요제에 참가한 뮤지션들의 뜨거운 열정도 한몫했다. 각자 다른 목표가 있긴 했지만, 모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가사였다. 음악에서 가사는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 그리고 그 메시지에 ‘무도’ 멤버들의 삶 이야기를 녹여내겠다는 의도는 가요제가 단순히 노래경연대회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것은 그간 열렸던 ‘무도 가요제’에서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음악이 멤버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각자의 사랑에 대한 진실한 마음이 담겼던 곡이었다는 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음악은 ‘무도’ 멤버들에 대한 인간적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가 되는 셈이다.

물이 오른 ‘무도’ 멤버들의 방송 능력도 가요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정준하와 김C가 제주도에서 펼친 ‘요리대결’, 하하와 장기하와 얼굴들의 ‘식신로드’, ‘양평형님 인기 테스트’, 지드래곤&정형돈의 ‘삐딱하게’ 뮤직비디오 동묘 편 등의 소코너는 방송에 깨알 같은 재미를 더했다. 음악적인 이야기 외적으로 방송에 재미를 더하는 요소들은 ‘무도’ 멤버들의 삶 이야기를 담기 위한 뮤지션들의 노력과 함께 ‘스타’로만 기억되던 뮤지션들을 ‘인간’으로서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그들이 만들어낼 음악의 완성도보다도, ‘무도’ 멤버와 뮤지션들이 들려주는 인생이야기가 더 기다려진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미 ‘무도 가요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게 아닐까. ‘무도 가요제’의 창대한 시작에 더해진 아름다운 결말이 기대되는 이유다.

수다 포인트
- “난 오빠가 아이돌이 됐으면 좋겠어.” 보아와 심재원 퍼포먼스 디렉터의 진지한 태도에 흔들리는 길의 눈동자를 보았습니다. 이렇게 힙합 전사는 댄싱머신으로 거듭나게 될까요?
- ‘기간제 노예’의 특전을 누리기 위한 양평 형님의 눈물겨운 노력. 식판을 들고 있는 그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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