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리젠테이션에서 첫 공개 된 영화 ‘더 엑스’는 스크린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단편 영화이다. CGV가 개발한 영사방식으로 극장의 전면 외에 양측면까지 활용하며 280 각도로 영화를 감상, 아니 경험할 수 있다. 영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요원 X(강동원)은 알 수 없는 요원 R에게 물건을 전달하던 중 R의 시신을 발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다.
10. 새로운 기술인을 잘 활용한 김지운 감독 이후 스크린 X의 새로운 시도가 기대된다. ∥ 감상지수 6 / 액션지수 6 / 기술지수 7
영화 ‘더 엑스’ 스틸 이미지
스크린 X는 영화 감상이라는 표현 보다는 영화 그 중심에서 경험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게 맞겠다. 스크린이 양옆까지 확장됐고 관객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 화면이 우리 시야보다 넓으므로 프레임의 개념이 조금 깨지기도 했다. 그래서 영화가 더 사실적이고 직접적이다. 우주를 그린 장면에서는 잠깐이었지만 실제로 우주에서 붕 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기존과 같은 공간을 활용해 확장된 스크린은 한층 더 풍성해졌고 그 안에는 볼거리도 많았다. 모든 걸 캐치하려면 좌우로 돌리며 고개가 아플 수도 있다.확장된 스크린을 역동적인 움직임을 살려주기도 한다. 특히나 카메라가 주인공을 따라 터널을 지나가는 장면에서 관객을 실제로 뒤따라가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는 지하철을 탈 때 가끔 열차의 움직임을 지각하지 못할 때가 있다. 좌우의 창문으로 보이는 움직임을 눈으로 확인해야 몸이 지각하게 된다. 영화도 이런 비슷한 원리를 사용하고 있다.
확장된 스크린은 볼거리 외에도 영화관 공간을 더 넓혀주는 효과도 보였다. 영화 속 주인공 X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없다. 쉽게 말하면 배달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텅 빈 공간을 걸어가는데 그 곳에는 X와 그의 구두 소리 뿐. 스크린 X가 보여주는 공간은 훨씬 횡 하다. 그래서 X가 더 멀고 좀 잡을 수 없다. 확장된 스크린을 활용해 언어 없이도 캐릭터를 묘사한 셈이다.
김지운 감독은 ‘더 엑스’ 연출을 맡게 된 이유는 스크린 X의 무한한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운 감독은 확장된 스크린을 사용해 더 많은 볼거리를 담았고, 역동성도 살렸고, 영화 속 공간을 넓혀 주기도 했다. 이제 영화인들에게 주어진 숙제는 이 것 외에 스크린을 더 새롭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 하필이면 처음 시도한 사람이 김지운 감독이라 긴장을 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어떠한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질지 몹시 기대된다.
글. 이은아 domin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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